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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페낭에서의 막날인데 술이 빠질 수 있는가 ! 필자야 술을 많이 못하는 편이지만 ( 소주 3 잔 정도를 마시게 되면 엎드려 잠을 잔다 …-_-;;) 사촌 동생의 꼬드김에 결국 호텔 주변의 술집이 모여있는 거리로 갔다 . 술집들마다 Japanese Cocktail Lounge 라고 적혀 있다 . 여긴 일본식 칵테일 주점이란 게 유행인가 ? 안을 훔쳐보고 싶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 한국서도 잘 안마시던 술을... 외국에 와서 술집이라니 … 과연 잘하는 걸까 … 우리 둘은 입구에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조금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



불쑥 !



꾸에엑 !


헉헉
놀랬잖아 .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다니 … 자세히 보니 긴 생머리에 배꼽티를 입고 아래는 미니스커트를 걸친 아가씨다 .

쿠쿵 !

혹시 … 여자들이 나와서 이상한 쇼를 하고 … XX 를 하고 , YY 를 하고 , ZZ 를 하는 술집이라는 …;;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된다 …


아 ….


안돼 ….


난 ….


안돼 ….


난 …. … 아직 어린데 …(24 살이?)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려는데 갑자기 그 아가씨가 팔짱을 껴오며 말한다 .  

“Good, Evening! Come on, please….”
(굿 이브닝, 이리 들어오세요...)


이런 빼도 박도 못하게 됐네 … -_-;


아 … 아니야 … 아직은 … 뿌리치고 도망갈 수 있을지도 몰라 …  


난 … 안돼 … 그렇다 … 정중하게 …


“Oh…. I’m Sorry…. It’s my mistake. I have to go…(home 이라고 하려고 했다 .)”
(앗, 죄송합니다. 제 실수입니다. 저는 사실 가려고...) 

( 그 아가씨 갑자기 나를 가게 안으로 끌어당기며 )

“Oh…. Yes, yes. I know. You have to go here….”
(오, 그렇죠. 알고있어요. 당신은 이리로 오려고 한거죠...)

결국 엉거주춤 끌려들어간 나와 얼떨결에 따라 들어온 사촌 …;;   생각보다 안이 밝다 . 칸막이가 있긴 했으나 가운데의 칵테일 바 쪽으로 개방된 형태 … 천장에는 TV 가 하나 붙어있고 가라오케 반주가 흘러나오고 있다 . 아 … 이래서 저패니즈 칵테일 라운지로군 … 다행히 별로 이상한 분위기는 아니다 . 괜히 겁 먹었군 …   갑자기 여자 한 명이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  

헉 … 난 아니야 … 난 여자 부른 적 없어 …( 망상모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Here is the menu. What do you need, sir?”
(여기  메뉴입니다. 무얼 원하시나요?) 
 

자자 , 이제 그만 망상에서 벗어나라 …-_-;;; 사촌은 얼마 전에 데킬라라는 술을 먹어봤는데 … 좋았다면서 그걸 마시잔다 . 데킬라라면 … 소금이랑 함께 먹는다는 … 그 … 뭐 색다른 경험도 나쁘진 않겠지 … 근데 여긴 무슨 놈의 술을 병째로 시켜야 하는거지 … 비싸다 …-_-; 어쨌든 들어온 김에 주문은 해야하기에 그거 한 병이랑 과일 안주를 시켰다 .   술이랑 안주가 나오고 … 다시 아까 그 여자가 와서 앉는다 .

“Do you want to choose girls?”
(여자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헉 … 드디어 올 것이 왔다 . 역시 여자가 나오는데구나 … 음 … 아직은 젊고 이런데서 젊음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 정중하게 …  

“No, Thanks. I’m okay.”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여자가 웃으면서 박수를 치자 갑자기 짧은 원피스를 입은 두 여자가 다가온다 . 헉 ! 난 분명히 말했는데 …;;;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 숏 컷트의 여자는 사촌 옆에 , 긴 머리의 여자는 내 옆에 다가와 앉았다 . 그렇담 혹시 질문인 … “Do you want to choose girls?” 이 여자를 선택할 겁니까 , 아님 아무나 좋습니까 이런 뜻 ? -_-; 그럼 자연히 내가 대답한 . “No, thanks” 는 괜찮아요 . “I’m okay.” 는 고를 필요 없어요 , 난 아무나 다 좋아요 , 인가 …O.O;;

갑자기 내 옆에 앉은 여자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  

“Nice to meet you! My name is Jane. What’s your name?”
( 만나서 반가워요 ! 내 이름은 제인이예요 . 당신의 이름은 뭐죠 ?”)
 
우리가 만만하게 보이니까 지금 수작거는게 분명해 . 술 잔뜩 먹이고 바가지 씌우려고 … 누굴 호구로 아느냐 . 벌억 ! 본때를 보여 주지 …-_-+  

“H, Hi… My name is Jong-Oh…”

(아,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종오입니다...)


~! ( 틀렸을 때 나오는 부저 )

뭐 어쨌거나 , 여자한테 버벅대기는 외국이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였다 .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 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샌다 …-_-;; 솔직히 여자가 나오는 술집은 이곳이 처음이다 .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가 이곳은 어떤 분위기일까싶어 다른 테이블을 쳐다보니 그냥 점잖게 (?) 아가씨와 손잡고 앉아 술을 홀짝홀짝 마시는 양복 입은 동양인 한 명 , 옆에 아가씨 한 명을 데리고 뭐가 좋은지 시시덕거리며 술을 들이키는 배불뚝이 백인 한 명 , 가라오케로 노래를 불러재끼는 남자 셋 , 여자 셋이서 술 마시는 테이블 등 … 생각한 것보다 XX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최소한 YY 한 분위기이기는 한 것 같다 . 이 시점에서 독자의 기대에 발 맞추기 위해 필자는 …   뭘 했을까 ? ^^;   이 시점 이후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   … 라고 하면 분명히 오해하겠지 ? ^^;;  

사실 난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사고 파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 사는 쪽도 , 파는 쪽도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 21 살이라니 나보다 3 살이나 어리다 . 딸린 가족도 많다고 한다 . 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다 . 더럽다고 ? 정정당당하게 돈을 벌면 되지 않냐고 ? 하지만 그마저도 자기가 그 당사자가 아닌 이상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오히려 그걸 즐기는 사람이 더 잘못된거다 .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을 뿐 … 오히려 자기 나라보다 조금 못산다고 돈 몇 푼 가지고 그 나라 사람을 종이나 거지처럼 함부로 생각하고 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거다 . 우리가 언제 그런 적이 있냐고 ?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동남아에선 악명이 자자하다 . 몸보신 관광이다 ,  섹스 관광이다하는 건 일본인들만 하는 게 아니다 . 단지 일본에 비해 외국 방문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 비율로 보면 더했으면 더 했지 못하진않다 . 오죽했으면 이곳의 서비스업 종사자들 ( 가이드 , 택시 , 유흥업 , 식당업 등 ) 의 기피 대상 1 위가 한국인이랴 . 친해진 현지인 한 명한테 들은 건데 일본인은 돈이나 많지 , 한국인들은 가진 건 쥐뿔도 없으면서 유세를 부리다가 심지어는 현지인한테 사기까지 쳐먹고 달아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그 말을 듣고 같은 한국인으로 어찌나 부끄럽던지 …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 이야기가 옆으로 많이 샜나 ? ^^; 자 , 심각한 얘기는 이만하고 …

그 아가씨랑 뭐했냐고 ?   뭐했을까 ?

 ?
 



?



!






하하 , 그렇다 . 그 아가씨 ( 이름이 제인이란다 .) 는 중국계 말레이인이었는데 마방진 놀이를 알고 있었다 . 중국 상고 시대 때 복희씨가 만들었다는 것도 혹시 알란가 ? ^^ 둘이 머리를 싸매고 마방진을 그리고 … 나는 제인에게 빙고 놀이를 가르쳐주고 … 얘기하다보니 그녀의 원래 이름이 궁금해졌다 . 제인은 아무래도 가명 같았거든 … 개인적인 질문 같아 꺼려졌으나 슬쩍 물어보니 의외로 쉽게 대답해준다 . 발음은 어려워서 기억이 잘 안나고 … 종이에 써서 보여주던데 성은 모르는 한자라 기억이 안 나고 , 이름은 한자를 한국식으로 풀면 희진이란다 . 어라 ? 한국에도 많이 있는 이름인데 ! 재미있어서 웃으면서 말해주니 .. 그녀도 손뼉을 치며 재미있어한다 . 다른 테이블에선 주물럭 등심을 만들던 , 구석으로 기어들어가던 상관없이 우리는 그렇게 건전하게 , 어쩌면 약간은 학구적인 (?) 분위기로 놀았다 …^^;; 사촌동생도 뭐하나 궁금해서 가만 들어보니 자기 미래의 꿈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 짜식... ^^;;

상상해보라... 술집에서 아가씨와 종이와 연필을 들고 열심히 게임하는 청년과 미래의 꿈에 대해 토론하는 청년에대해... 개그 소재인가...;; 작별 인사를 하고 사촌과 함께 호텔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데 사촌이 갑자기 혀 꼬부러진 소리로 말한다 .  

“ 형 , 나도 남잔데 . 다른 사람들처럼 그 여자들 만지고 그럴 수도 있었어 . 하지만 걔네들 너무 착하더라 . 우리가 마치 다른 중년 아저씨들처럼 행동했으면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분명히 우릴 멸시했을꺼야 . 그렇지 , 형 ?”
 

짜식 …^^ 역시 뭔가 통하는 녀석이란 말야 . 씩 , 웃으면서 …

“ 그래 , 짜샤 , 얼른 자자 .”  

… 라고 말했으나 돌아오는 건 낮은 코고는 소리뿐이네 …^^;; 페낭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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