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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션코네리가 주연한 유명한 영화 ‘엔트럽먼트’에도 등장하는 이 건물은 말레이시아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페트로나스(Petronas) 예술단의 본부이며 페트로나스 필 하모니 홀이 안에 있기에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이 쌍둥이 빌딩에 관해선 할 말이 무척이나 많다. 1999년 8월 완공된 이 타워는 쌍둥이 건물의 하나를 한국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맡아 시공하고, 다른 건물은 일본의 하사마 건설이 맡아 시공했는데 이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약간은 치사한(?) 계획 탓이다.
아래는 당시 페트로나스 공사 현장을 총 지휘한
“설계사 시사펠리(Cesar Pelli)는 33개월을 제시했는데 마하티르가 정치적인 이유에서 공사기간 단축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6개월 앞당겼는데, 지연 시 벌금 조항까지 만들어 부담을 많이 줬습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한일 민족 감정을 이용하면 건물을 빨리 지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이것보라, 치사한 넘들. 실컷 부려먹으면서 민족감정을 이용해 먹으려 들다니…-_-+ 어쨌든 원래 건물 높이는 설계사 시사펠리에 의해 443m로 설계되어있었으나 20km 밖에서도 눈에 띄는 빌딩을 지으라는 마하티르의 요구로 첨탑을 올려 처음보다 9m 높은 452m로 변경했다. 트윈타워의 또 다른 시공업체인 일본의 하사마 건설은 한국의 수풍댐을 지은 100년 역사를 가진 건설업체로 1973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말레이시아 진출 3년 경력의 ‘애송이’ 삼성물산과 하사마 건설은 100m를 사이에 두고 건설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다는 249m의 대한생명빌딩(흔히들 63빌딩이라고 부른다.)의 두 배 가까운 높이의 이 초고층빌딩을 삼성물산은 불과 27개월만에 뚝딱 해치웠다. 시멘트를 단숨에 지상 381m까지 쏘아올릴 수 있는 독일제 펌프 2대를 사용한 것이 시공 단축의 비결이었다. 이는 홍콩 센트럴 플라자 빌딩을 지을 때 시멘트를 논스톱으로 쏘아 올린 최고기록 308m를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워낙 높다 보니 각종 설비를 지상에서 미리 만들어 꼭대기로 옮겨 조립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를 위해 32t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고속 대형 크레인이 동원됐다. 또한 삼성은 오사카 쌍둥이 빌딩의 스카이 브리지를 이미 건설해 본 경험이 있는 하사마가 시공이 까다로워 기피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177m)에 위치한 다리인 스카이 브리지(쌍둥이 빌딩을 이어주는 중간교량) 공사도 따냈다. 중간 교량 공사엔 첨단과학기술이 총동원됐다. 이 교량은 50년 주기로 예상되는 강한 돌풍에 대비해 특수 설계됐는데 길이 58m에 폭 6m, 무게 1000t의 교량을 ‘ㅅ’자로 받쳐 지탱해 전후 좌우에서 부는 바람에도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교각 역시 국내에서 각종 부품을 제작한 후 현지에서 조립해 크레인으로 오렸다. 이때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고만다. 두둥!
“마산항에서 33개의 콘테이너에 나눠 싣고 와서 스카이브리지 철골을 조립하던 중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한 겁니다. 삼풍 사태가 터졌어요. 연일 언론에서 5~6층 빌딩도 비스킷처럼 부서지게 짓는 나라인데 페트로나스를 지을 수 있겠느냐고 시비를 걸더군요. 말레이시아와 영국의 감독관들이 연일 스카이 브리지 가조립하는 모습을 자존심을 건드려 가며 24시간 촬영했어요. 나도 오기가 나서 3일 밤낮을 자지않고 현장을 지켰더니 감독관들이 그제서야 철수하더군요. 새벽에 한인교회에 나갔는데 ‘우리 한국민의 자존심인 페트로나스 빌딩 스카이브리지 공사를 잘 끝내게 해달라’고 모두 기도를 해줬는데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이렇듯 정성으로 공을 들였더니 인부들의 눈빛이 달라졌어요.”
여기서도 망할 삼풍백화점 얘기가 나오다니, 성수대교 얘기까지 안 나온 게 천만다행이다. 결국 일본이 35일 먼저 공사를 시작했으나 일본에게 질 수 없다는 오기 하나로 결국 높이 65m짜리 뾰족 탑 공사를 끝으로 1주일 앞서 모든 공사를 끝냈다. 원래 삼성은 경험을 쌓는 셈치고 2000만 달러 적자를 각오하고 공사에 뛰어들었으나 오히려 180만 달러의 흑자와 함께 세계 최고층빌딩을 건설했다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신감까지 얻는 개가를 올리게 된 것이다. 지금도 콸라룸푸르 관광을 하면 가이드가 한국과 일본이 건설할 때 한국이 1주일 빨리 끝냈다는 안내방송을 해준다…^^
8. Istana Negara 왕궁
말레이시아 왕궁은 콸라룸푸르 중앙역에서 남동쪽으로 70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Istana Jalan(이스타나 거리)에 접해있다. 비록 국왕이 거주하는 곳이라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 밖에서만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무척이나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아름다운 정원과 멋들어진 열대수들… 왕궁을 들여다보며 감탄하는데 가이드가 원래는 중국계 갑부의 저택이었는데 나중에 정부에서 사들여 왕궁으로 단장한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부자면 이런데 살수 있는 걸까? 부럽기도하고 질투도 난다…-_-+
앞을 기웃거리는데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말레이시아의 왕 선출 방식은 무척 독특해서 연방을 이루고 있는 13개 주 가운데 9개 주는 아직도 세습 왕족인 술탄이 통치한단다. 이들 아홉 명의 술탄이 5년마다 돌아가면서 국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나머지 4개의 주는 국왕이 선출한 장관에 의해 통치된다고 한다.
왕궁 앞에서는 한가지 작은 즐거움이 있다. 뭘까? 그렇다. 왕궁의 경비대원은 움직여서는 안 된다. 히히… 기회가 닿은 사람이라면 겁먹지 말고 왕궁경비대원과 꼭 기념 삼아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사진을 찍어보자. 그 정도는 허용된다. 그러나 안 움직인다고 앞에서 간지럽힌다거나 심지어는 가운데 손가락을(;;) 얼굴에 내밀어 보이는 등의 장난을 친다거나 하면 매너가 아니란 것쯤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리라…^^;; 혹시 아는가, 열 받아서 규칙이고 뭐고 한 대 칠지? -_-;;;
9.
레이크 가든의 남쪽 입구에 있는 Jalan Damansara (다만사라 거리)에는 국립 박물관이 있다. 마치 왕궁처럼 생긴 국립 박물관의 외관은 전형적인 말레이 건축 양식에서 따왔는데 건물 정면 벽에는 말레이 민화를 주제로 한 모자이크 벽화가 그려져 있어 무척 볼만하다. 1RM하는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자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아름다운 샹들리제가 인상적인 중앙홀을 사이에 두고 4개의 갤러리로 나눠져 있었다. 각각의 갤러리에서는 말레이의 영화, 무용극, 중국식 가옥, 결혼식 장면 등이 모형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또한 중앙홀을 따라 앞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여러가지 거대하고 신기한 물고기의 박제와 뱀이나 파출류 같은 정글 동물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고대 말레이시아 왕궁의 복제품들, 오래된 철도 차량과 자동차들이 전시되어있어 나름대로의 눈요기거리를 제공했다.
10. 국립 기념비(Tugu Peringatan)
레이크 가든 북쪽에는 아시아 조각 공원(Asian Sculpture Garden)이 위치해 있었는데 이곳은 아시아 전 지역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모아놓은 공원이었다.
각종 조형물들과 조각들을 구경하며 안쪽으로 들어가자 광장이 하나 나왔는데 그곳이 바로 국립 기념비다. 이곳은 1949년부터 12년간 계속된 말레이시아의 독립 전쟁에서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우다 죽어간 병사들의 영령을 받드는 곳이다.
입구 앞에는 거대한 위령탑(우리나라의 충혼탑과 흡사)이 하나 서있었고 양파모양의 지붕이 있는 입구를 통과하니 국기를 앞세운 7명의 병사가 조각된 거대한 브론즈 상이 분수에 둘러 쌓여져 있었다. 높이가 15.54m인 이 거대한 동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입체 조각 중의 하나인데 1966년에 유명한 조각가인 Felix De Weldon이 만들었다고 한다. 동상의 거대하고 생생한 모습은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13. 메르데카 광장(The Merdeka Square)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독립 광장 정도가 되겠다. 말 그대로 과거 말레이시아의 독립 투쟁의 무대가 되었던 역사적 장소이다. 고층 빌딩들이 빽빽한 도심 속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이곳은 주변에 푸른 잔디와 야자수들이 심어져있어 풍경을 한층 아름답게 가꾸어 주고 있다. 또한 이곳은 술탄 압둘사마드 빌딩과 자메 사원, 셀랑고트 클럽 등 다른 유명한 명소들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경관이 무척이나 괜찮은 편이었다.
깃대 바로 옆쪽에는 분수대가 하나 있었는데 현재는 물을 뿜어내지 않는다는 이 분수대의 별칭은 피의 분수대다. 왠지 섬뜩한 이름이다. 이런 이름이 붙은 데는 한가지 사연이 있는데 과거 중국계와 말레이계 간의 민족 분규로 인해 이 분수대가 피로 얼룩진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이 두 민족간에 분규는 점차 사그라 들었지만 결국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반성하자는 뜻에서 분수대의 가동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쩝… 그래도 물 뿜는 걸 한번 보고 싶다. 분수대는 뿜어내고 싶다.(철마는 달리고 싶다, 패러디…-_-;;;)
14. 술탄 압둘 사마드(Sultan Abdul Samad Building)
메데르카 광장 바로 맞은 편에는 거리 한 면을 가득 채울 만큼 커다란 아랍 품의 건축물인 술탄 압둘 사마드(Sultan Abdul Samad Building)가 있다. 이 건물은 1894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 건물 중앙에 있는 높이 41m의 황금색 양파 모양의 모자(?)를 쓰고 있는 시계탑 건물은 현재 연방사무국 빌딩(Federal Secretariat)으로 쓰이고 있다. 건물 내부 견학을 원하는 사람은 현관의 접수처에서 여권을 맡기고 허가증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드디어 오후 투어까지 모두 끝났다. 사촌은 호텔로 가 바로 뻗어버리고 싶어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오후 투어 중 사진만 찍고 나왔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스카이 브릿지까지 올라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일단 내일 페낭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봐야 했는데 어떤 망할 가이드 북에 기차로는 7시간 버스로는 8,9시간이라고 엉터리로 적어놓을 걸 우리는 그대로 믿고 기차를 타기로 결심했다. 일단 호텔 근처에 있는 Pasar Seni LRT(Putra) 역에서 K.L. Sentral 기차역까지 LRT를 타고 갔다. 거기서 페낭까지 가는 기차를 알아봤으나 하루에 한 편, 그것도
어차피 LRT를 탄 김에 싫다는 사촌을 꼬셔서 결국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있는 KLCC 역으로 갔다. Winner! 후후… ^^V 지하도에서 나와서 쌍둥이 빌딩 앞으로 다가가자 정말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높았다. 싫다던 사촌도 뭔가에 홀린 듯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려대고 난리도 아니었다…^^;;
여기가 아니다싶어 오른쪽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는데 문이 닫혀있고 왼쪽으로 가라고 적혀있었다. 이상하다 싶어 왼쪽으로 갔는데도 입구가 막혀있다. 주위를 뱅뱅돌다가 안내판을 하나 발견했다. 다가가서 읽어보니 세상에! Closed Time이
“형, 내일 다시 와보면 되지 뭐…”
그렇다! 오늘만 날인가. 왠지 힘을 얻어 빵 하나를 사 들고 다시 호텔 주변으로 돌아왔다.
센트럴 마켓에서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려니 갑자기 사촌이 필자를 꼬드긴다.
“형, 우리 문명의 이기를 좀 누리고 가는 게 어떨까. 히히…”
그래서 결국 KL 처음 왔을 때 길 잃은 사촌이 들어갔었다던 그 PC방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서니 말레이계 알바가 우릴 보고 어설픈 한국말로 인사한다.
“어서오세효우~ 십번, 십일번이요우!”
왠지 우습기도하고 유쾌하기도해서 나 역시 웃으며 한국말로 인사해주고는 10번, 11번 자리로 가니 한글 윈도우가 깔려있고 세이메신저니, 스타크래프트니하는 아이콘이 낯익은 아이콘이 가득한 바탕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하여간 어딜가나 한국 사람 PC방 좋아하는 문화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한참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어떤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 동양인이 지나가다가 우리가 컴퓨터에 앉아있는 걸 보고 멈칫하며 돌아서더니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엉겁결에 필자도 따라 인사를 했는데 한국 사람이었다. 알고보니 옆의 그 사무실은 한국계 온라인 게임회사 사무실이었던 것이다. 역시 한국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긴 하나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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