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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쯤에 모닝콜이 울렸으나 집에서 편하게 지내오다 오랜만에 무리를 해서 그런지 일어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 결국 반쯤 깨서 앉아서 졸다가 , 물 마시고 또 졸고 , 빨래가 다 마른 걸 보고 기뻐하다가 또 거실에서 졸고 하다가 8 시쯤에나 일어났다 . 어젯밤에 비가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쳤는데 바로 근방에 벼락이 떨어졌는지 자다가 꽝 !, 하는 지축을 울리는 소리에 폭탄 소리인줄 알고 기겁을 하고 필자와 사촌동생이 동시에 일어났다가 서로를 바라보곤 다시 잠들었던 기억이 잠결에 어렴풋이 남아있는지라 바깥 날씨가 걱정됐는데 창 밖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 조금 늦어서인지 배가 무척이나 고팠기에 씻지도 않고 어제 받아둔 식권 ( 동남아 쪽 호텔에선 아침 식사는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 을 들고 호텔 내의 Cafe Mhakota 로 가서 햄에그 , 토스트 , 샐러드 , 오렌지 쥬스 등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씻고 호텔을 나서려니 다행히 가는 비만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 호텔을 나와서 어제 받은 지도만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 지도가 잘 되어있어서인지 아님 우리가 방향 감각이 뛰어나서인지 아무튼 오래 걸리지 않아 Porta De Santiago 요새를 찾아낼 수 있었다 .
1.Porta De Santiago 요새
산티아고는 포르투칼의 수호 성인 성 야곱을 가르킨다 . A Famosa 라는 포르투갈 사람에 의해 1511년에 만들어진 요새로 , 한때는 난공불락의 성채로써 그 위용을 과시했으나 침략에 의해 파괴되었다 . 1670년에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복원이 되었고 1807 년에 또다시 말라카를 공격한 영국군에 파괴도어 사라질 운명에 처했으나 1808 년에 스탬포드 래플즈 경 ( 동남아에선 이 사람 꽤 유명하죠 , 영국 사람인데 ... 이 사람 이름을 딴 거리와 호텔이 여기저기에 수두룩하답니다 .) 의 명령으로 이 성채의 완전한 파괴는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 현재는 정문만이 남아있다 .
2.St. Paul ’s Church
포르투갈인들에게 “Our lady of the hill” 로 알려진 이 교회당은 포르투갈 통치 시대인 1521 년에 Duarte Coelho 가 세웠으며 후에 네델란드인이 ‘St. Paul’ 교회로 개칭하였다 . 원래는 죽은 귀족들의 묘지로 쓰였었고 , 후에 동방 선교를 위해 몸 바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Francisco de Xavier) 가 죽었을 때 , 그의 유해가 인도로 옮기기 전 이곳에 임시로 매장되어있었다고 한다 .
들어서는 입구 앞에는 인자한 모습의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신부님이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동상이 있고 그 뒤로 커다란 교회당이 보였다 . 앞에서 보면 완연한 교회당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험난한 세월 탓인지 지붕과 창틀이 없고 지금은 약간은 쓸쓸한 모습으로 관광객만을 반기고 있었다 .
들어가자 마자 양 옆으로 늘어선 거대한 청동판들이 시선을 끌었다 . 라틴어와 포르투갈어라는데 필자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 그리고 그 청동판들을 지나 교회당 안쪽으로 들어가면 철망이 하나 있는데 그 안에는 어른 키만한 구덩이가 파져 있고 예전에 자베에르 신부님이 묻혀 있었다는 터가 있었다 . 신기해서 안을 좀 더 들여다보니 관광객들의 소행인지 동전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 여긴 무덤터지 분수대가 아닌데 ,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 하여간 TV가 애들 (?) 을 망친다니까 …;;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없어서 꽤나 신비한 기분에 취해 교회당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우르르 들이닥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때문에 흥취가 약간 상했다 . 이른 아침 대중 목욕탕에 갔을 때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느긋하게 온탕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지르며 냉수 마찰하는 아저씨를 만난 기분이랄까 …-_-;;; 어쨌든 시끄러운 사람들을 피해 밖으로 나왔다 . 밖은 언제 비가 왔냐싶게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 걸어 다니기 딱 좋은 날씨다 . 계단을 내려와 오른쪽 편으로 난 길을 쭈욱 따라 올라가니 시계탑과 작은 분수 공원이 하나 있고 그 뒤편으로 Christ Church 와 Stadthuys 가 보였다 .
3.Christ Church
교회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에는 엽서나 기념품 같은 걸 파는 상인들이 두어명 있었다 . 그래서 사진을 찍어도 되는 곳인가 했더니 현재 교회로 사용중인 건물이란다 . 제단 앞쪽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 관광객도 보였다 . 교회내부에는 사진촬영 금지 표시가 있었고 나도 종교가 있는 만큼(카톨릭) 다른 종교도 존중하는 마음에 교회 내부에선 사진을 찍지 않았다 . 먼저 문에서 네 걸음 정도 걸어 들어가면 바닥에 광택 타일을 이용하여 아르메니아 체 (Armenian Script) 로 최후의 만찬을 묘사한 성경 글귀가 빽빽히 적혀있었다 . 앞쪽 제단에는 놋쇠로 된 성경 받침대에 성 요한의 첫 구절이 새겨져 있었고 , 양쪽 벽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기리는 성화(聖畵) 가 주욱 늘어서 걸려 있었다 . 이곳에 들어온 다른 관광객들마저 분위기에 젖어든 듯 꽤나 정숙했다.
4. Clock Tower
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일본어 중 한마디를 하자 , 지내들끼리 엄청 좋아한다 . 그러더니 한국말로 …
“ 감사합니다 .”
… 라고 답한다 . 꽥 , 간 떨어질 뻔했네 . 아 , 사실 한국 사람이었구나 싶어서 묻는다 .
“ 어디서 오셨어요 ? ^^”
그러자 약간 특이한 영어로 대답한다 .
“ 아이 깬따루 스피꾸 꼬리안 .(I can’t speak Korean.)”
에겅 , 일본 사람 맞구나 . 알고보니 그 사람도 나처럼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는 한국어라고 한다..^^; 어쨌든 나중에야 안 사실이었지만 그 시계탑도 크리스트 교회 , 스타더이스와 더불어 말라카의 기념비적인 건물에 속한단다 .
15 세기 초 수마트라 파라메스와라 (Sumatra Parameswaha) 에서 추방당한 한 왕자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한 조그만 어촌까지 흘러들어왔다 . 그가 한 나무 아래에 앉아 잠시 쉬었는데 그 나무 이름이 말라카 나무란다 . 왕자는 그 이름을 따 나라 이름을 말라카로 명명하게된다 . 말라카 왕국은 아랍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는데 , 이 시기에 거의 모든 말레이계 사람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되었다 . 이후 말라카는 동과 서를 잇는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 성장 , 남미와 유럽에서 유입된 금 , 비단 , 차 , 담배 , 향수 등 많은 물품이 말라카에서 거래되었다 . 말라카가 무역 중심지가 되자 이를 탐낸 서구 세력이 ( 못된 양놈들 같으니 …-_-+) 말라카를 침입하기 시작한다 . 1511 년 포르투갈 , 1641 년 네덜란드 , 1824 년 영국까지 … 결국 1957 년에 독립하면서 정권을 넘겨받게되고 현재 말라카에는 각각 다른 나라의 특징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이다 .
별로 재미없다고 ? 그래도 필자는 나름대로 열심히 번역한건데 … ㅡ . ㅜ 암튼 외세에 침입을 받았으면서도 그 당시의 독특한 건축 양식 같은 걸 그대로 보존해서 후에 관광 상품으로 팔아먹는 것도 능력이다 싶었다 . 우리 나라는 뛰어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리 및 홍보 부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편인데 … 본받을 점인 것 같다 .
6. The Baba Nyonya heritage Museum
Stadthuys 건너편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다리가 놓여있는데 강물을 보니 갑자기 목이 더 탔다 . 거의 똥물 수준인데도 ….-_-;;; 필자가 더티해서 라기보다 그만큼 목이 말랐다는 …;; 하여간 그래서 길가 노점에서 물 (1.2RM) 과 펩시 (1.2RM) 를 하나씩 사서 손에 들고 다리를 건넜다 . 갈림길이 나오길래 왼쪽으로 꺽어서 주욱 늘어선 집인지 가게인지 하여간 , 2 층 건물들의 거리 ( 퉁탄챙로크 거리 Jalan Tun Tan Cheng Lock) 를 따라 계속 걸어가니 The Baba Nyonya heritage Museum 가 나타났다 .
겉으로 보기엔 그냥 커다란 저택인데 입구는 철창살로 된 문으로 막혀있다 . 문을 닫았나싶어 어두운 창살 안을 들여다보니 갑자기 어떤 아줌마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불쑥 들이밀어진다 . 기겁을 한 필자 , 외마디 비명을 지르려다 다행히 억누르고 간신히 체통을 지킬 수 있었다 …-_-;; 간 떨어질 뻔했네 .. 어쨌든 거기가 입구가 맞았다 . 그 중국식 고전 (?) 복장을 한 아줌마는 입장할꺼냐고 묻는다 . 그렇다고 대답하며 16RM( 일인당 8RM) 을 내밀자 철문을 열어주며 입장권을 내민다 . 안으로 들어서자 유럽 관광객들과 중국계 같이 보이는 사람들 여러 명이 의자에 앉아있다 . 아까 그 아줌마가 다시 다가오더니 영어 해설로 된 집안 투어 (?) 는 10 분을 더 기다려야 한단다 .
문가에 있는 고풍스러워 보이는 의자에 앉아 쉬다 보니 방금 그 아줌마가 다가와 집안을 안내하며 설명을 한다 . 뇨냐란 중국인들을 가르키는 말이고 , ‘ 바바 뇨냐 ’ 는 이 지방에서 태어난 중국인들을 뜻한단다 . 집 안을 둘러보니 영국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꽤나 부유층의 집이었던 것 같은데 이주 당시 중국인들의 생활 양식을 보여주는 가구와 결혼 예복 등이 전시 되어있었다 . 한국인인 우리들에게야 우리랑 그렇게 많이 다르진 않은 문화인데다가 무협이나 황비홍 (;;) 같은 영화에서 많이 봐 오던거라 감흥이 그리 크진 않았는데 서양인들은 안 그런가 보다 . 밥그릇이나 중국 전통 예복 같은 걸 보더니 이 방향 저 방향으로 고개를 기웃기웃 거리며 그야말로 신기하고 좋아서 죽을라고 한다 . 이거보고 놀라면 우리나라 와서 제대로(!) 보고 가면 까무러치겠다 . ㅋㅋ 왜 제대로 옆에 느낌표를 붙였냐고 ? 우리가 우리 주변 환경을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해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TV 에서 본 내용인데 어떤 아름다운 백인 여성이 서울에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 그리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다 . 여기서부터 택시 바가지의 어택이 들어간다 . 울 나라에는 택시 바가지가 없다고 ? 천만의 말씀 , 자국인한테는 감히 바가지 씌우기가 힘들뿐이다 . 할아버지의 손님이 일본에서 오셨을 때 5000 원 나온 걸 5000 엔 ( 우리 돈 5 만원 ) 달라고 한 적도 있단다 . 일단 우리말 못하면 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소위 우리보다 못산다는 나라 (특정 국가를 지칭하는 건 아닙니다 .^^;) 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생활 수준과 의식 수준의 비 매치랄까 … 쩝 …
어쨌든 예의 그 외국인이 그럭저럭 호텔을 잡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경주의 민속촌이란 데가 참 볼만하단다 . 그래서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한국말로 뭐라고 대답한다 . “Hello” 한마디 꺼내자마자 전화를 부리나케 끊는다 . 또 다시 전화를 걸어 영어로 말하자 또 부리나케 전화를 끊는다 . 보다 못한 FD 가 대신 전화를 걸어준다 .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버스를 예약할 수 있겠냐고 … 그러자 부끄러운지 이제 영업 안 한다고 말하고 또 끊어버린다 …-_-;;; 결국 어찌어찌해서 경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을 알아낸 외국인 ,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로 가는데 도전해 본다 . 근데 표기가 어찌나 엉망인지 인터넷 관광청과 지하철 노선도 , 버스 앞 등 모든 표기가 서로 다르다 . 예를 들면 대구를 ‘TAE-GU’, ‘DAE-GU’ 등으로 , 부산을 ‘PUSAN’, ‘BUSAN’ 등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 아마 여러분도 알게 모르게 이런 예를 많이 보아왔으리라 . 결국 천신만고 끝에 역까지 가서 표를 구입 , 경주에 도착했다 . 거기서부터는 더 막막하다 .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묻기도 하고 복잡한 버스 노선표 앞에 붙어서 ( 당연히 우리 나라엔 영어로 된 시내버스 노선표가 없다 …-_-;;;) 낑낑대며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고 , 결국 취재진들의 도움으로 민속촌에 도착하지만 이미 날은 어둑어둑 , 입구를 지키던 사람이 문 닫을 시간이라고 나가란다 . 이게 우리나라 관광의 현실이다 . 한국인인 내가 봐도 정말 엄청나고 대단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썩히고 있는 우리나라와 어떻게 보면 별볼일 없는 것들을 끌어 모아 놓고도 외국 관광객들을 무수히 끌어들이는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 등을 비교해볼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
7. Cheng hoon teng Temple
1646 년에 건립된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식 사원이다 . 관음보살과 어민들의 수호신인 조상을 모시고 있는데 모든 건축 재료를 중국으로부터 가지고 들어왔다고 한다 . 힘들었겠다 …;; 안으로 들어가자 향 냄새가 확 풍겨왔다 . 마침 가운데의 제단에서도 한 중국인이 손에 향을 들고 꾸벅 절을 하면서 예를 올리고 있었다 . 왠지 그럴듯해 보이길래 필자도 향 한 대 사서 해볼까 하다가 가짜인 거 들통나면 혼날까 봐 그만 뒀다 .^^;; 제단 뒤쪽에도 여러 개의 방들이 있었는데 방마다 관음보살과 다른 부처들 , 조상들의 위패 같은 것들이 모셔져 있고 그 앞에는 여지없이 향이 살라져 있었다 . 왠지 기분 좋은 향 냄새에 취해 이 방 저 방을 구경하고 다니다가 나왔다 .
8.Kampuung Kling Mosque
쳉훈텡 사원을 나와 골목길로 접어들자 한 모스크 (이슬람 사원) 가 보였다 . 혹시 이것도 유명한 건가 싶어서 지도를 펼쳐드니 Kampung Kling 이라는 이슬람 사원이란다 . 이곳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 중의 하나로 수마트라 건축의 영향을 받아 피라미드처럼 올라가는 3 층 지붕과 아름답게 조각된 목재 천장을 가지고 있다 . 안으로 들어가자 기도 시간이 아닌지 텅텅 비어있다 . 솔직히 이슬람 사원은 처음 들어가본거라 무척 궁금했는데 안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 . 오른편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만 하는 예배당 같은 게 있고 다른 종교와는 달리 신상 같은 것은 모시지 않는 듯 했다 . 또한 왼편에는 꼭 우리 나라의 대중 목욕탕처럼 생긴 탕 (?) 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성수 ( 聖水 ) 로 영혼을 정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 그리고 맨 오른쪽엔 탑 같은 게 있었는데 맨 꼭대기에 스피커가 달려있었다 . 의도한 건 아닐지라도 이 스피커야말로 우리 가족들에겐 원흉 중의 하나다 . 우리 집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사원에선 기도 시간이 되면 자기 신도들이 듣고 예배하라고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커다란 소리로 동네방네 노래를 부른다 . 일종의 성가 ( 聖歌 ) 인 셈인데 쉬고 찢어지는 목소리로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 게다가 곳곳에 이슬람 사원이 있어서 기도 시간에는 3,4 군데에서 동시에 서로 다른 노래 소리가 웅웅거리면서 들려온다 . 처음에는 신기했으나 새벽이든 저녁이든 계속 시달리다보면 이것도 노이로제다 …-_-;;
9.Jalan Hang Jebat(Jonker Street)
Kampung Kling Mosque 에서 나와 왼쪽 길로 접어들면 Jalan Hang Jebat 이 있다 . Jalan 은 거리라는 뜻이고 , Hang Jebat 은 명예로운 결투 끝에 죽은 정의의 사자란다 . 뭐 우리 나라 식으로 하면 ‘ 세종로 ( 세종대왕의 길 )’, 뭐 이 정도 작명법이 되지 않나 싶다 . 히히 … 어쨌든 이 거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수집상들에게는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란다 . 양 좌우로 골동품 점이 있는 거리를 거닐다 보면 토인 (?) 가면 같은 거부터 해서 도작 , 조각 , 그림 등 갖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다 . 가격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고 거의 300 년 전의 진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 믿거나 말거나 …^^;;
1.Porta De Santiago 요새
산티아고는 포르투칼의 수호 성인 성 야곱을 가르킨다 . A Famosa 라는 포르투갈 사람에 의해 1511년에 만들어진 요새로 , 한때는 난공불락의 성채로써 그 위용을 과시했으나 침략에 의해 파괴되었다 . 1670년에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복원이 되었고 1807 년에 또다시 말라카를 공격한 영국군에 파괴도어 사라질 운명에 처했으나 1808 년에 스탬포드 래플즈 경 ( 동남아에선 이 사람 꽤 유명하죠 , 영국 사람인데 ... 이 사람 이름을 딴 거리와 호텔이 여기저기에 수두룩하답니다 .) 의 명령으로 이 성채의 완전한 파괴는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 현재는 정문만이 남아있다 .
요새라길래 많은 걸 기대했는데 정문 한 개만 달랑 있어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했다 . 앞에 모형 대포를 두어개 가져다 놓고 주변 조경에도 나름대로 신경 쓴 듯했지만 마치 우리나라의 동대문이 문만 달랑 남아서 시내 한복판에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해서 약간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 물론 멋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 정문 하나의 크기만으로도 요새의 크기를 짐작할 만한 상당한 크기였으니까 . 독특한 양식 ( 포르투갈 양식이겠지 ) 의 성문을 보는 즐거움도 컸다 . 문 안쪽으로 사진을 찍으러 들어갔으나 장사꾼들이 판을 벌여놓아서 붙잡을까봐 한번 쓰윽 보고 나와버렸다 .^^;;
Porta de Santigo 요새 뒤쪽의 언덕을 보니 잘 닦여진 계단이 산 위로 길게 뻗어 있었다 . 뭔지는 몰라도 일단 올라가보자 싶어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사촌동생을 끌고 올라갔다 . 올라가다 보니 무덤 같은 것도 몇 개 있고 더 위쪽에는 무슨 건축물이 있는 듯했다 . 올라가서야 안 사실이지만 거기가 바로 다음 목적지인 St. Paul’s Church 였다 .
2.
포르투갈인들에게 “Our lady of the hill” 로 알려진 이 교회당은 포르투갈 통치 시대인 1521 년에 Duarte Coelho 가 세웠으며 후에 네델란드인이 ‘St. Paul’ 교회로 개칭하였다 . 원래는 죽은 귀족들의 묘지로 쓰였었고 , 후에 동방 선교를 위해 몸 바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Francisco de Xavier) 가 죽었을 때 , 그의 유해가 인도로 옮기기 전 이곳에 임시로 매장되어있었다고 한다 .
*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 이냐시오 , 로욜라와 함께 예수회를 창설했다 . 교황으로부터 동양 일대의 선교와 관리를 명 받고 중국의 광둥항에 도착했으나 열병으로 사망했다 .
3.
4. Clock Tower
교회에서 나와서 아까 전에 본 멋진 분수대 앞을 지나는데 일본인 여자들 셋이 사진 한 방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 분수대를 배경으로 한 방 , 찰칵 . 오른편에 있는 시계탑 앞에서 또 한 방 찰칵 . 고마워하며 우리도 찍어준단다 . 카메라를 맡기고 한 방 찍은 다음 ,
“ 아리가또 ”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일본어 중 한마디를 하자 , 지내들끼리 엄청 좋아한다 . 그러더니 한국말로 …
“ 감사합니다 .”
… 라고 답한다 . 꽥 , 간 떨어질 뻔했네 . 아 , 사실 한국 사람이었구나 싶어서 묻는다 .
“ 어디서 오셨어요 ? ^^”
그러자 약간 특이한 영어로 대답한다 .
“ 아이 깬따루 스피꾸 꼬리안 .(I can’t speak Korean.)”
에겅 , 일본 사람 맞구나 . 알고보니 그 사람도 나처럼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는 한국어라고 한다..^^; 어쨌든 나중에야 안 사실이었지만 그 시계탑도 크리스트 교회 , 스타더이스와 더불어 말라카의 기념비적인 건물에 속한단다 .
5.Stadthuys
15 세기 초 수마트라 파라메스와라 (Sumatra Parameswaha) 에서 추방당한 한 왕자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한 조그만 어촌까지 흘러들어왔다 . 그가 한 나무 아래에 앉아 잠시 쉬었는데 그 나무 이름이 말라카 나무란다 . 왕자는 그 이름을 따 나라 이름을 말라카로 명명하게된다 . 말라카 왕국은 아랍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는데 , 이 시기에 거의 모든 말레이계 사람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되었다 . 이후 말라카는 동과 서를 잇는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 성장 , 남미와 유럽에서 유입된 금 , 비단 , 차 , 담배 , 향수 등 많은 물품이 말라카에서 거래되었다 . 말라카가 무역 중심지가 되자 이를 탐낸 서구 세력이 ( 못된 양놈들 같으니 …-_-+) 말라카를 침입하기 시작한다 . 1511 년 포르투갈 , 1641 년 네덜란드 , 1824 년 영국까지 … 결국 1957 년에 독립하면서 정권을 넘겨받게되고 현재 말라카에는 각각 다른 나라의 특징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이다 .
별로 재미없다고 ? 그래도 필자는 나름대로 열심히 번역한건데 … ㅡ . ㅜ 암튼 외세에 침입을 받았으면서도 그 당시의 독특한 건축 양식 같은 걸 그대로 보존해서 후에 관광 상품으로 팔아먹는 것도 능력이다 싶었다 . 우리 나라는 뛰어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리 및 홍보 부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편인데 … 본받을 점인 것 같다 .
6. The Baba Nyonya heritage Museum
Stadthuys 건너편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다리가 놓여있는데 강물을 보니 갑자기 목이 더 탔다 . 거의 똥물 수준인데도 ….-_-;;; 필자가 더티해서 라기보다 그만큼 목이 말랐다는 …;; 하여간 그래서 길가 노점에서 물 (1.2RM) 과 펩시 (1.2RM) 를 하나씩 사서 손에 들고 다리를 건넜다 . 갈림길이 나오길래 왼쪽으로 꺽어서 주욱 늘어선 집인지 가게인지 하여간 , 2 층 건물들의 거리 ( 퉁탄챙로크 거리 Jalan Tun Tan Cheng Lock) 를 따라 계속 걸어가니 The Baba Nyonya heritage Museum 가 나타났다 .
겉으로 보기엔 그냥 커다란 저택인데 입구는 철창살로 된 문으로 막혀있다 . 문을 닫았나싶어 어두운 창살 안을 들여다보니 갑자기 어떤 아줌마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불쑥 들이밀어진다 . 기겁을 한 필자 , 외마디 비명을 지르려다 다행히 억누르고 간신히 체통을 지킬 수 있었다 …-_-;; 간 떨어질 뻔했네 .. 어쨌든 거기가 입구가 맞았다 . 그 중국식 고전 (?) 복장을 한 아줌마는 입장할꺼냐고 묻는다 . 그렇다고 대답하며 16RM( 일인당 8RM) 을 내밀자 철문을 열어주며 입장권을 내민다 . 안으로 들어서자 유럽 관광객들과 중국계 같이 보이는 사람들 여러 명이 의자에 앉아있다 . 아까 그 아줌마가 다시 다가오더니 영어 해설로 된 집안 투어 (?) 는 10 분을 더 기다려야 한단다 .
문가에 있는 고풍스러워 보이는 의자에 앉아 쉬다 보니 방금 그 아줌마가 다가와 집안을 안내하며 설명을 한다 . 뇨냐란 중국인들을 가르키는 말이고 , ‘ 바바 뇨냐 ’ 는 이 지방에서 태어난 중국인들을 뜻한단다 . 집 안을 둘러보니 영국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꽤나 부유층의 집이었던 것 같은데 이주 당시 중국인들의 생활 양식을 보여주는 가구와 결혼 예복 등이 전시 되어있었다 . 한국인인 우리들에게야 우리랑 그렇게 많이 다르진 않은 문화인데다가 무협이나 황비홍 (;;) 같은 영화에서 많이 봐 오던거라 감흥이 그리 크진 않았는데 서양인들은 안 그런가 보다 . 밥그릇이나 중국 전통 예복 같은 걸 보더니 이 방향 저 방향으로 고개를 기웃기웃 거리며 그야말로 신기하고 좋아서 죽을라고 한다 . 이거보고 놀라면 우리나라 와서 제대로(!) 보고 가면 까무러치겠다 . ㅋㅋ 왜 제대로 옆에 느낌표를 붙였냐고 ? 우리가 우리 주변 환경을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해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TV 에서 본 내용인데 어떤 아름다운 백인 여성이 서울에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 그리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다 . 여기서부터 택시 바가지의 어택이 들어간다 . 울 나라에는 택시 바가지가 없다고 ? 천만의 말씀 , 자국인한테는 감히 바가지 씌우기가 힘들뿐이다 . 할아버지의 손님이 일본에서 오셨을 때 5000 원 나온 걸 5000 엔 ( 우리 돈 5 만원 ) 달라고 한 적도 있단다 . 일단 우리말 못하면 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소위 우리보다 못산다는 나라 (특정 국가를 지칭하는 건 아닙니다 .^^;) 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생활 수준과 의식 수준의 비 매치랄까 … 쩝 …
어쨌든 예의 그 외국인이 그럭저럭 호텔을 잡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경주의 민속촌이란 데가 참 볼만하단다 . 그래서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한국말로 뭐라고 대답한다 . “Hello” 한마디 꺼내자마자 전화를 부리나케 끊는다 . 또 다시 전화를 걸어 영어로 말하자 또 부리나케 전화를 끊는다 . 보다 못한 FD 가 대신 전화를 걸어준다 .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버스를 예약할 수 있겠냐고 … 그러자 부끄러운지 이제 영업 안 한다고 말하고 또 끊어버린다 …-_-;;; 결국 어찌어찌해서 경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을 알아낸 외국인 ,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로 가는데 도전해 본다 . 근데 표기가 어찌나 엉망인지 인터넷 관광청과 지하철 노선도 , 버스 앞 등 모든 표기가 서로 다르다 . 예를 들면 대구를 ‘TAE-GU’, ‘DAE-GU’ 등으로 , 부산을 ‘PUSAN’, ‘BUSAN’ 등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 아마 여러분도 알게 모르게 이런 예를 많이 보아왔으리라 . 결국 천신만고 끝에 역까지 가서 표를 구입 , 경주에 도착했다 . 거기서부터는 더 막막하다 .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묻기도 하고 복잡한 버스 노선표 앞에 붙어서 ( 당연히 우리 나라엔 영어로 된 시내버스 노선표가 없다 …-_-;;;) 낑낑대며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고 , 결국 취재진들의 도움으로 민속촌에 도착하지만 이미 날은 어둑어둑 , 입구를 지키던 사람이 문 닫을 시간이라고 나가란다 . 이게 우리나라 관광의 현실이다 . 한국인인 내가 봐도 정말 엄청나고 대단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썩히고 있는 우리나라와 어떻게 보면 별볼일 없는 것들을 끌어 모아 놓고도 외국 관광객들을 무수히 끌어들이는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 등을 비교해볼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
7. Cheng hoon teng Temple
1646 년에 건립된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식 사원이다 . 관음보살과 어민들의 수호신인 조상을 모시고 있는데 모든 건축 재료를 중국으로부터 가지고 들어왔다고 한다 . 힘들었겠다 …;; 안으로 들어가자 향 냄새가 확 풍겨왔다 . 마침 가운데의 제단에서도 한 중국인이 손에 향을 들고 꾸벅 절을 하면서 예를 올리고 있었다 . 왠지 그럴듯해 보이길래 필자도 향 한 대 사서 해볼까 하다가 가짜인 거 들통나면 혼날까 봐 그만 뒀다 .^^;; 제단 뒤쪽에도 여러 개의 방들이 있었는데 방마다 관음보살과 다른 부처들 , 조상들의 위패 같은 것들이 모셔져 있고 그 앞에는 여지없이 향이 살라져 있었다 . 왠지 기분 좋은 향 냄새에 취해 이 방 저 방을 구경하고 다니다가 나왔다 .
8.Kampuung Kling Mosque
쳉훈텡 사원을 나와 골목길로 접어들자 한 모스크 (이슬람 사원) 가 보였다 . 혹시 이것도 유명한 건가 싶어서 지도를 펼쳐드니 Kampung Kling 이라는 이슬람 사원이란다 . 이곳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 중의 하나로 수마트라 건축의 영향을 받아 피라미드처럼 올라가는 3 층 지붕과 아름답게 조각된 목재 천장을 가지고 있다 . 안으로 들어가자 기도 시간이 아닌지 텅텅 비어있다 . 솔직히 이슬람 사원은 처음 들어가본거라 무척 궁금했는데 안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 . 오른편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만 하는 예배당 같은 게 있고 다른 종교와는 달리 신상 같은 것은 모시지 않는 듯 했다 . 또한 왼편에는 꼭 우리 나라의 대중 목욕탕처럼 생긴 탕 (?) 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성수 ( 聖水 ) 로 영혼을 정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 그리고 맨 오른쪽엔 탑 같은 게 있었는데 맨 꼭대기에 스피커가 달려있었다 . 의도한 건 아닐지라도 이 스피커야말로 우리 가족들에겐 원흉 중의 하나다 . 우리 집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사원에선 기도 시간이 되면 자기 신도들이 듣고 예배하라고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커다란 소리로 동네방네 노래를 부른다 . 일종의 성가 ( 聖歌 ) 인 셈인데 쉬고 찢어지는 목소리로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 게다가 곳곳에 이슬람 사원이 있어서 기도 시간에는 3,4 군데에서 동시에 서로 다른 노래 소리가 웅웅거리면서 들려온다 . 처음에는 신기했으나 새벽이든 저녁이든 계속 시달리다보면 이것도 노이로제다 …-_-;;
9.Jalan Hang Jebat(Jonker Street)
Kampung Kling Mosque 에서 나와 왼쪽 길로 접어들면 Jalan Hang Jebat 이 있다 . Jalan 은 거리라는 뜻이고 , Hang Jebat 은 명예로운 결투 끝에 죽은 정의의 사자란다 . 뭐 우리 나라 식으로 하면 ‘ 세종로 ( 세종대왕의 길 )’, 뭐 이 정도 작명법이 되지 않나 싶다 . 히히 … 어쨌든 이 거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수집상들에게는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란다 . 양 좌우로 골동품 점이 있는 거리를 거닐다 보면 토인 (?) 가면 같은 거부터 해서 도작 , 조각 , 그림 등 갖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다 . 가격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고 거의 300 년 전의 진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 믿거나 말거나 …^^;;
어쨌든 여기까지 보고 나니 어느덧 12 시가 지나있었다 . 이른 아침부터 땡볕에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던터라 이미 옷은 땀에 절어있었고 배도 무척 고팠다 . 일단 KFC 로 가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 샤워를 한 후 , 징징거리는 사촌을 달래서 다시 나왔다 …^^;;
오후(p.m.)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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