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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를 한 달 앞둔 정락이가 인도네시아에 놀러왔다. 정락이는 나보다 두 살 어린 고종사촌 동생으로 초등학교 때 부산에 잠시 같이 살았었고 중학교 때까지 꽤나 친하게 지내던 아이다. 둘 다 엉뚱한 구석이 조금씩 있어서 어릴 때 둘이서 별난 짓도 많이 했다. 정락이가 나중에 서울로 이사가고 나도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7년 정도 못만나본거니 어떻게 변해있을지 걱정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나름대로 마음이 잘 맞는 편이었다.
아버지께선,
"그냥 이곳에서 놀고먹다 가는 것보다 마침 종오도 이제 막 전역을 한 상태고 정락이도 군 입대 전에 기억에 남을만한 여행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
...고 권유하셨다, 물론 얼씨구 좋다하고 받아들였다...^^;; 한동안 생각 끝에 1년 전 쯤에 미리 여행을 다녀오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권유를 받아들여 말레이시아를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그곳 물가를 알고 계시는 아버지는 9일간의 여행 경비를 대강 산출해 주셨는데 꽤나 넉넉하게 다녀와도 둘이 합쳐서 1400S$(98만원)가 넘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정락이는 1000S$(1000 싱가포르 달러: 70만 원 정도)를 가져온 상태였고 또 아버지께서 나에게 800S$(56만원)을 주셨기 때문에 여행 경비는 넉넉했다. 나흘간 집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마침내 17일 날 출발하게 되었다.
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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