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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마음이 없으면서도 마치 마음이 있는척 행동하며, 주변 이성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유지및 관리하는 행동을 가리켜 우리는 어장관리라 한다. 그리고 어장관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가계 경제와 품위 유지에 힘쓰는 이를 가르켜 우리는 어장관리녀 혹은 어장관리남이라고 부른다. 갑이 있으면 을이 있는게 이 세상의 이치! 그러면 어장관리인(?)에 당하고 사는 이들을 우리는 뭐라고 부를까. 그렇다. 호구, 그것이 바로 그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어떤이들은 좋은 오빠, 좋은 동생, 멋진 선배니하는 관계 재정의로 자신의 위치를 끌어올리려 애쓰기도하고,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이니 사랑과 우정사이니하는 제법 시적인 미사여구를 갖다붙이기도 하지만... 뭐 그렇다고해서 광어18호, 우럭 19호라는 어장 안의 물고기 신세가 크게 격상되는건 아니다.-_-; 오늘은 그 호구의 세계에 대해 집중 조명해봄으로써 당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깨끗히 청산하고, 반성하고 또 다짐하여 앞으로 두번 다시는 어장관리의 검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갱생의 의지를 활활 불태워 보도록 하자. 어장관리 구별법 4가지!
'뭐해요?'
약속 없는 일요일 오후, 방바닥에 누워 할일없이 뒹굴거리고 있는데 그녀에게 날아온 한 통의 문자.
'아, 나 도서관... 토익 공부하느라...;'
도서관은 무슨....; 하지만 평소 우등생(?) 이미지를 포기할순없지.
'와! 잘됐다! 나 학교 근처인데 아는 사람도 안보이고, 심심하네요. 같이 밥이나 먹을래요?'
같이 밥이나 먹자고! 이게 왠일인가!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더니.ㅠㅠ 워워~ 일단 진정하고... 부랴 부랴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왁스 바르고, 멀끔하게 차려입고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꿈결같은 시간. 함께 밥먹고, 노래연습장 가서 노래도 부르고, 요즘 재미있다는 영화도 같이 보고... 아, 이런게 바로 솔로탈출의 예감인가...ㅠㅠ 그렇게 그녀와 몇 번을 더 만났고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싶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그녀에게 고백을 했다.
K군: 나 그동안 계속 너 좋아해왔어... 나랑 사귀어줄래?
S양: 아? 그래요? 저도 오빠를 너~ 무~ 좋아해요. 마치 친.오.빠.처.럼... 앞으로도 이 우.정. 영원히 변치말아요~
치, 친오빠! 아아악! 어떤 웃기는 오빠가 친.동.생.한테 밥 사주고, 술 사주고, 영화까지 보여주고 놀아준데? 그깟 좋은 오빠 동생 사이(줄여서 호구 사이), 너 말고도 널렸거든요.ㅠㅠ
메신저에 친구 등록이 되어있는 많은 사람들 중 정작 연락을 주고 받는 이는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이렇듯 불우한 솔로 생활을 연명하다보면, 갑자기 날아온 평소 별로 안친하던 여자 후배의 쪽지에도 괜시리 설래곤 하는데...
S양: 오빠~ 그동안 잘 지냈죠? 저기 미안한데... 이거 번역 좀 부탁하면 안될까요. 오빠 영어 되게~ 잘하잖아요~
K군: 여, 영어? 그,그래! 잘하지... 아무렴... 아하하..; 맞겨만 주라고!
안 그래도 요즘 사무치게 외로웠는데... 이렇게 사랑이 싹트는건가? 으흐흐...; 사전과 구글 번역기까지 동원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번역, 또 번역.
K군: 다 됐어! 메일로 보내줄께!
S양: 역시, 역시! 오빠, 정말 최고!
K군: 아니 뭘...ㅎㅎ 그런데 있잖아. 혹시 내일 시간되면...
S양: 아, 오빠 나 지금 레포트 때문에... 나중에 꼭 밥 한번 살께요~ 자, 손가락 걸고 약속~
K군: 야, 약속... 아하하...; 그래 그럼 나중에 시간나면 꼭 연락해~
얼굴이나 볼까했는데 밥 산다니까... 그게 오히려 더 나은건가... 하지만 밥을 산다던 S양은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나도 문자 한통없다. 메신저는 항상 오프라인 상태길래 쪽지를 몇번 보내봤지만 답장도 없다. 그러던 중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아이디!
S양 님이 로그인 하셨습니다.
드디어! 24시간 컴퓨터 앞에서 잠복한 보람이 있었어.ㅠㅠ 나가기 전에 얼른 말을 걸어야겠다.
K군: S야~ 그동안 잘 지냈...
S양 님이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이런~ 뷁뷁퀣퀣!!! S 너! 두고보자.ㅠㅠ
새벽 1시쯤 한참 자고 있는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K군: 음... 여보세요?
S양: 오빠, 나야...
이게 왠일인가! 귀여운 얼굴에, 애교 많은 성격, 그동안 내심 마음에 두고있던 S양이 아닌가! K군은 잠이 번쩐 깨며, 재빨리 몸을 일으켜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K군: 아... 그래. 무슨 일이니?
S양: 왜? 무슨 일 있어야 오빠한테 전화해야 하는거야? 우리 겨우 그런 사이야?
K군: 아하하하.;; 아, 아니... 당연히 그런거 아니지. 원할때마다 언제든 전화해도돼~
S양: 역시 오빠밖에 없어~
너무 귀엽잖아.ㅠㅠ 목소리 들어보니 술을 좀 마신 것 같긴하지만 뭐 어떠랴. 저렇게 귀여운데. 게다가 나밖에(응?) 없다잖아! 그렇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S양: 역시 오빠는 말이 너무 잘통해. 오빠같은 남자친구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K군: 아! 아, 저, 정말?
심장이 가슴을 뚫고 뛰쳐나올것처럼 두근거린다. 그렇게 무려 2시간을 통화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괜시리 설래어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불 속에서 엎치락 뒤치락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결국 하, 하얗게 밤을 지새워버렸어.;
하지만 다음 날, 전날밤 언제 그랬냐는듯 싶게 연락 한번 없는 그녀. 결국 내가 먼저 전화해서 어제밤 이야기를 은근슬쩍 이야기해보니...
S양: 오빠, 나 어제 술마시고 뭐 '실수'한거없지?
...하고 능청떠는 그녀. 너 나 가지고 장난친거야? 너 그거 술 마시고 사람 패는거보다 더 나쁜 주사다?
"오빤 화이트데이때 누구한테 사탕줄꺼야? 아~ 난 언제 남자한테 사탕 한번 받아보나~"
뭐, 뭐라고? 나도 화이트 데이 때 사탕 줄 사람 없었는데! 이런 기막힌 우연(응?)이 있나!
'그래, 뿌리는게 있어야 거두는게 있지! 투자! 투자!'
그렇게 그녀에게 연락해서 영화 보여주고, 술 사주고, 환타스틱 스페셜한 사탕 바구니 선물까지~ 그렇게 꿈결같은 시간은 흘러가고... 하지만... 바로 다음날부터 연락이 안되는 그녀. 문자를 보내면 몇번 대충 'ㅇㅇ', 'ㅋㅋ', 'ㅎㅎ' 하며 대답하다 씹고...; 안되겠다 싶어 전화를 걸면 받긴 받는데...
K군: 너 혹시 이번 일요일에 시간되니?
S양: 아, 이번 주는 약속이 있어. 미안해~
K군: 그, 그럼 다음 토요일은?
S양: 아, 과제 때문에... 미안해...
늘 바쁘고, 시간이 없다는 그녀의 말은 정말 사실일까? 그녀의 진짜 속마음?
'시간은 있지만 너.한.테. 줄 시간은 없다.'
이거지 뭐...; 내가 뭘 잘못한건가, 혹시 실수한거라도 있나 머리 뽀개지게 고민해봐도 그런게 있을리가 있나. 당신은 그저 외로운 화이트데이에 놀아주고, 밥 사주고, 선물 사주는 불우한 '기념일 셔틀'이었을뿐...ㅠㅠ
그렇게 처절하게(?) 어장 관리 당한 당신. 그녀를 욕하고, 원망하고, 심지어 자학한다. 예전에도 그렇게 당하고 또 그렇게 당하냐고... 하지만 그래놓고도 다시 그녀가 당신에게 다가오면 또 다시 속는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바보라서, 어리석어서 그런건 아니다. 외롭기 때문에 상대의 작은 호감 표시에도 혹하는거고, 상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빤히 보이는 수작에도 걸리는것이다. 정말 나쁜건 그걸 이용해먹는 사람일뿐.
꿀통에 빠진 개미는 입 안 가득 전혀오는 꿀의 단맛 때문에 행복하다. 하지만 결국 그 끈적거리는 꿀 때문에 꿀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고만다. 당장의 달콤함에 현혹되지말고 아니다 싶으면 더 빠져들기 전에 과감하게 물러서라. 그리고 꿀통에 남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은 개미가 아닌, 마음에 드는 꽃을 찾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꿀벌이 되어라. 어딘가에 당신만을 바라봐줄, 당신의 그런 진심을 또다른 진심으로 대해줄... 그런 달콤한 향기를 가진 그런 사람은 어딘가에 반드시 있기 마련이니까.^^ 필자는 언제나 당신의 사랑을 응원한다. 당신이 '되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혹시 나도 어장관리 당하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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