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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공이 레일 위를 데굴데굴 굴러가다 정확히 1번핀을 때리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핀들이 산산이 흩어진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순간이다. 하지만 있는 폼이란 폼은 다 잡고 던진 공이 끄트머리에 가서 확 휘더니 도랑(?)으로 빠진다면... 글쎄, 민망하기 그지없겠지? 스트레스 풀러왔다가 스트레스를 안고간다고할까.

우리는 때론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일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곤 놀라곤 하는데... 사실 이 볼링게임에도 주옥같은 연애 기법(?)들이 숨겨져있다면, 그리고 기법들을 연애에도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면, 어떤가? 제법 흥미롭지않은가? 


1. 어깨에 힘을 빼라.


볼링 초보자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중 하나가 바로 어깨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저 끝에 있는 볼링핀에만 가있다보니 어서 빨리 공을 집어던져서(?) 핀들을 박살내고 싶은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그 급한 마음과는 달리 힘을 주면 줄수록 공은 더욱 더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게되고 혹사당한 어깨는 며칠동안 근육통에 시달리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왜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될까? 그건 바로 스트라이크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 의도와는 달리 힘을 주면줄수록 공은 딴곳으로 빠지기 마련이다. 공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려면? 어깨에 힘을 주기보다 오히려 힘을 빼고 정확한 방향으로 던져야한다.

연애 또한 마찬가지. 급한 마음이 결국 연애를 망친다. 남자는 박력이란 생각에 상대는 내게 마음도 없는데 억지로 밀어붙인다던가, 거절당했음에도 지성이면 감천이라며 끝임없이 도끼날도 없는 도끼로 상대를 찍어댔다간 결국 백전백패할뿐이다. 물론 어서 빨리 상대를 사로잡고 싶은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목적만 바라보게되면 결국 처해있는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게된다. 연애는 감정으로하는것이지만 연애를 잘하기 위해선 감정만 앞서서는 곤란하다. 더 없이 냉철한 이성과, 현실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 어깨에 힘을 빼고 한 스텝 한 스텝 천천히 걸음을 내딛어라. 이번이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임전무퇴의 원칙은 딴건 몰라도 연애에 있어선 금물이란걸 명심하자. 연애는 전쟁이 아니니까.

 

 



 

2. 타이밍이 정확해야 한다.


볼링을 칠때 당신의 시선이 향해야할 곳은 어디일까? 보통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볼링핀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당신이 정작 공을 놓는 그 순간까지 눈을 떼지않고 봐야할 곳은 볼링핀이 아닌 스팟(볼링레인이 시작되는 앞부분에있는 검은점)이다. 그곳에 볼링 공을 정확하게 내려놓아야 공 또한 정확하게 레인을 통과하게 된다. 하지만 볼링핀을 바라보고 공을 던지게되면 정확도도 떨어질뿐더러 어디에 내려 놓아야할지 몰라 놓게되는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볼링공을 내려놓을 시기를 놓치면? 아마 공은 레일위를 쿵하고 강타하게 될것이며, 볼링공을 빨리 내려놓으면 어쩌면 당신은 부어오른 발을 붙잡고 며칠 동안 고생해야할지도 모른다.

연애 또한 마찬가지다. 먼 목표(볼링핀)를 미리 쳐다보지마라 당신이 현재 집중해야할것은 어떻게하면 상대와 더 가까워질수있을까하는 문제(스팟)니까. 당신이 지금 당장해야할 것은 우선 상대와 대화를 나누고 친해지는 것이다. 이제 막 상대를 알기시작했는데 마음만 앞서가면 될것도 안된다. 친해지지도 않았으면서 고백부터 하거나 밀고당기기부터 시도하려한다면? 볼링공이 발등을 찍듯 상대 또한 당신의 발등을 찍게 될터이니. 서두르지마라. 천천히, 한걸음씩... 그러나 확실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때론 타이밍을 기다릴줄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3. 정공법으로 하라.


가끔씩 특이한 방법으로 볼링을 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뒤에서부터 힘껏 뛰어와 공을 쿵소리가 나도록 집어던지거나, 몸을 앞으로 최대한 기울여 거의 엎어지다시피하며 공을 던지는 사람들... 그런데 희한하게도 제법 스트라이크가 자주 터져나온다. 이상하다. 나는 배운대로, 정석대로 정확한 자세로 던지는 것 같은데 그 사람들보다 점수가 안나온다. 한번 따라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런 이상한 자세에는 크나큰 결점이 있다. 우선은 스트라이크도 제법 나와주시고 점수도 잘나오는것같겠지만 끄트머리쪽에 스패어 핀이 하나 남는다면 도무지 잡아내질 못한다. 그리고 자세가 바르지못하다보니 부상의 위험도 크고 쉽게 지치기 마련이며, 실력도 더이상 늘지않는다.

연애 또한 마찬가지. 예를 들면 당신은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우연히 나온 당신의 개그에 그녀가 빵터졌다고치자. 그렇다고 계속 분위기를 개그 컨셉으로 밀고나갈순없다. 상대가 괜찮게 반응했다고해서 당신에게 안맞는 이미지를 억지로 고수하는건 무리라는 말이다. 비슷한 예로 나쁜남자도 아니면서 매력있는 나쁜 남자를 따라한답시고 무개념 행동을 일삼는다던가, 이제 막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인데 밀당을 하겠답시고 연락을 제대로 안한다면... 글쎄, 그 연애가 과연 얼마나 가게 될까? 지금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보여도 정석대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해보자.



 

4. 일희일비는 금물이다.


왠일인지 던지는 공마다 스트라이크가 빵빵 터져주시고, 구석탱이에 남은 스패어 핀 하나마저 척척 잡혀주시며 승승장구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혀야한다. 지금 그대로 페이스를 유지하고 갔었으면 계속 잘되었을것을 점수를 더 얻고싶단 욕심에 손에 힘이 들어가고 놓는 점보다 핀을 보게 된다면 결국 도랑에 빠지기 마련이다. 한번 도랑에 빠지게되면 이미 마음이 흔들린거다. 그때부턴 그렇게 잘나오던 스트라이크는 간데없고 공은 계속 도랑행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도랑으로 자꾸 빠지고 안되기만해서 더 힘을주고 더 애를쓰며, 별의별 요상한 포즈로 던져보지만 점수는 점점 더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결국은 "에잇~ 오늘은 일진이 안좋네."하고 포기하게된다.

하지만 볼링에 있어서도, 연애에 있어서도 일희일비는 금물이며 혼자서 흥분해서 북치고 장구치는 행동은 삼가해야한다. 상대에게 문자 한 통 왔다고 기뻐 날뛰고 연애가 곧 시작될꺼라믿는다거나 문자 답장 한번 안왔다고 그녀가 날 싫어하는건 아닐까 고민한다던가 하는 행동말이다. 엉뚱한 곳에 힘을 쓰고 고민하다간 연애 체력이 쉽게 고갈되기마련. 상대의 작은 친절에도, 상대의 말 한마디에도 일희일비하며 상대가 하나 하나 분석하는것은 절대 금물이다. 함부로 추측하려하지마라. 하나하나의 작은 요소에 반응하지말고 큰 그림을 보며 천천히 한걸음씩 나아가라.
 

볼링과 연애. 차분한 마음으로, 정확한 자세로, 제대로된 타이밍에 공을 내려놓는것. 바로 둘의 공통점이요 포인트다. 이를 잘 활용만 한다면 정확히 1번핀에 맞고 흩어지는 볼링핀들처럼, 언젠가는 그녀에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당신 차례다. 마음을 가다듬고 레인 위에 올라서라. 화이팅!


+자매품: 나 좋다는 남자, 대체 왜 싫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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