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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7년을 합쳐서 무려 27년간을 솔로로 지내온 L양. 남의 떡은 아무리 크고 맛있어 보여도 결국 남의 떡일뿐이란 사실을 얼마전 깨닫고는 드디어 생각을 바꾸었다. 되지도 않을꺼 혼자서 좋아하며 마음졸이고 시간 낭비하느니 차라리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보기로한것.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는게 가장 좋다고 하지만 여중, 여고, 여대, 심지어는 여자들만 우글거린다는 모홈쇼핑 콜센터에 취직한 그녀에게는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친구를 조르고졸라 소개팅 자리를 하나 잡았는데... 스무살 때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소개팅 이후로 이게 몇년만인가. “훗, 스물일곱살 처자에겐 소개팅 따윈 누워서 껌씹기지”라던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새벽 3시까지 잠을 못자 퀭한 눈두덩이를 파우더와 아이쉐도우로 간신히 감추고 ‘필살, 소개팅 자리 엣지있게 옷입는 10가지 방법’ 에서 본 패션으로 나름 치장을 하고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서면 M모 커피샵에서 만난 K군. 30세답지않는 막강 동안에, 넘치는 매너, 세련된 화술까지 한몸에 갖춘 그. L양은 소개팅을 주선해준 S양에게 남몰래 감사의 기도를(응?)드리고 소개팅에 임했다. 손뼉도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고 만약 나만 이 남자를 마음에 들어하는거면 어쩌지하고 걱정도 잠시 해봤으나, 의외로 K군은 L양에게 취미, 특기, 직장일, 친구들,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상세하게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중간중간 빵빵터치는 고급 유머도 구사해주시고, 대화 중간중간에도 그녀를 향한 그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져서 L양은 그런 그에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다. 취미도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한거 같고, 말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잘통하는지... L양은 드디어 하늘이 자신의 27년의 통한의 세월을 보상해주시려 하는구나, 하고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닦아내었다.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까지 근사하게하고... 마침내 아쉬운 이별의 시간...

K군: 오늘 덕분에 즐거웠어요. 조심해서 잘 들어가세요.

L양: 네, 저도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나중에 또봐요.^^

K군: 아... 네...^^;

어색하게 웃는 K군의 표정이 살짝 마음에 걸렸으나, "뭐 어때, 오늘 이렇게나 '최고'였는데..." 하고 마음을 놓는 L양이었다. 입이 근질거려 참을수 없어서 집에가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도 좀해보고, 싸이질도 좀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상하게 K군으로부터 연락이 없다.

"음? 벌써 들어갔을 시간인데..."

한번 의식하기 시작하자, 그때부턴 휴대폰으로부터 눈이 떨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추며,

"그래, 오늘 좀 피곤했겠지, 들어가서 깜빡 잠들었나봐. 뭐 내일 연락하겠지..."


하지만 다음날인 일요일이 되어도 연락이 없는 K군,

"혹시 교회라도 다니나? 아냐아냐, 늦잠자는 버릇이 있는게 분명해... 아직 안일어났겠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오후,

"아직도 자나.;; 아님 몰랐는데 수줍어하는 타입인가? 혹시 내가 먼저 연락해주길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건 아니겠지? 문자라도 해봐?"

결국 용기를 내어 "잘잤어요? 어제 재미있었어요^^"라는 문자까지 보내봤지만 역시나 울리지않는 그녀의 핸드폰, 도대체 어떻게된걸까? 혹시 바쁜 일이 있는걸까? 아님 그녀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린걸까?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분명히 분위기도 좋았고, 너무너무 잘통한다고 느꼈는데... 애프터가 없는 그의 반응. 도대체 어떻게된 일일까? ^^; 사실 어려울건 없다. 그는 그냥 당신에게 '반하지'않았을뿐. 지금부터 도무지 왜 그의 애프터 신청이 없는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그가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증거 4가지를 잠시 알아보도록하자^^


1. 이상하다, 분명히 분위기는 좋았는데?

"만남후 연락이 없는 그, 원래 좀 시니컬한 성격일까? 아님 부끄러워서? 말도 잘통했고 분위기는 좋았으니까 분명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건 확실한데..."

하지만 당신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사실 그는 단지 예의바르고 친절한 남자였을뿐이다. 마음에도 없으면 잘해주지도 말라고? 그럼 당신이 마음에 안든다고 얼굴에 싫은티를 팍팍 낸다던가, 심지어 화장실가는척 하면서 계산도 안하고 도망가는 남자가 더 낫단말인가? ^^; 원래 사람의 마음이란 묘해서 자기 마음에 든다면 상대가 약간의 매너만 갖추고 있어도 자기에게 잘해주는거라 생각하기쉽고, 반대의 경우라면 상대가 아무리 친절해도 마음에 안들기 마련이다. 주관적인 생각과 객관적인 사실을 착각하면 실망이 클수도 있단말^^;


2. 제가 바쁜일이 있어서...

만나는 중 시계를 자꾸 들여다보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다 갑자기 이렇게 말한다.

"오늘 사실 바쁜 일이있어서... 원래는 오늘 약속도 미루려고 생각해봤는데... 대단히 죄송하지만 2시쯤에는 일어나봐야 할것같아요. 너무 아쉬워요..."

순진한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 바쁜일이 있구나... 그럼에도 약속 지키려고 나온거보면 정말 멋진 남자다." 정말? ^^; 하지만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9.9%정도는 거짓말이다.-_-; 바쁜일 있는 사람이 소개팅을 왜 나오냐.; 그는 당신을 본 순간 급하게 바쁜일이 생긴(응?)것이다. 설혹 집에 불이 났다던가, 몇년전 전역한 군대의 입대영장이 새로 나왔다던가하는 0.1%의 확률로 정말 바쁜 일이 생겼더라도 당신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 그는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다시 연락을 할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는 당신에게 마음이 없는것이며 정중하게(?) 도망을 가는 것이다.^^;



3. 제가 정말 바빴어요.

"나중에 또봐요."

...라는 그의 접대성 멘트를 철썩같이 믿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도저히 못참아서 먼저 연락을 해봤다. 그의 변명은?

"아, 제가 요즘 좀 바빠서..."
"출장 갔었어요. 근데 배터리가 없어서..."
"제 폰이 상태가 좀 않좋아요..."


당연히 거짓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맘에 든 여자에게 연락을 안하는 남자는 없다. 출장? 거기는 폰안터지나? 맘에 들면 국제 전화라도 해서 연락하는게 남자다. 폰이 맛이갔다구? 공중전화랑 집전화, 회사전화는 둿다 뭐하게.; 당신은 "남자들은 이상해요. 솔직하게 말하면되지. 그럼 왜 거짓말을 하나요?"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그럼 대놓고 "당신 마음에 안드니까 앞으로 연락하지마세요?" 이렇게 재수없게 굴수는 없지않는가^^; 딴에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싫어서 그런거란걸 알아주시길...


4. 벌써부터 밀고당기기 하는건가요?

"남자들도 밀고당기기하는줄 몰랐어요. 하지만 먼저 반한 사람이 지는거라고. 제가 먼저 연락해야죠 뭐.ㅠㅠ"

...라고 애써 합리화시키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자가 소개팅 직후부터 밀고당기기를 하겠단 말은, 여자친구도 없는 사람이 결혼식장 알아보겠다는 소리다.; 뭐, 말도 안되는 소리란 말씀. 여자라면 또 모를까, 그런 남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0.0001%라도 없을까요? 라고 따지지말자. 벼락맞을 확률이나 로또 당첨될 확률처럼 낮은 확률도 실제로 일어는 나는 법이다.;


이상으로 그가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결정적인 사실 4가지에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럼 그는 왜 제게 친절했던거죠?"라고 묻는 사람을 위해 짧은 옛날 이야기를 한토막 들려드리고자한다.

나는 오늘 면접이 있었다. 정장을 잘 차려입고 회사를 향해 뛰어가는데 무거운 짐을 든 노인을 만났고 그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시간을 지체한 덕분에 그만 면접시간에 늦고 말았다. 면접관은 "시간 관념이 없는 사람은 우리회사에서 필요치않네"라고 면접의 기회조차 주지않았고, 실망해서 면접장을 나가려는 순간, 뚜벅뚜벅 회장 자리로 걸어와서 앉은 그 사람은... 아까 내가 도와드린 그 노인이 아닌가! "그는 내가 보장하네. 면접을 볼 기회를 주게" 노인은 말했고. 나는 면접을 볼수있었다. 그리고 나는 떨어졌다.


무슨 말이냐고? 그거는 그거고, 이거는 이거란말.^^; 부탁하건데 하나 가지고 열가지를 유추하려하지는 말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다. 위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남자도 당연히 자기가 붙을줄 알았겠지만 떨어졌다. 그에게 주어진건 단지 면접의 기회였을뿐. 실력에 의해 떨어진것이다. 소개팅 또한 마찬가지다. 단지 분위기가 좋았다고, 혹은 그가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그의 연락이 없는걸 이상하게 생각하지는마라. 어쩌면 당신이 소개팅 후에 몇몇 징조(?)들을 발견했음에도 기다림을 포기못하는 이유는 그저 당신이 그를 마음에 들어하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 마음이란 그렇다. 자기 입장에서는 아무리 객관적이라 생각하겠지만 결국 누구도 스스로에게 객관적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그래서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이 나오는거겠지만^^;

하지만 고작 몇번의 실패로 주저앉기는 당신은 너무 젊다. 모든 일에서 그러하듯, 연애 또한 누구나 실패를 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이고, 잘해나갈수있는 것이다. 그에게 연락이 없어서 실망했는가? 힘들고 슬픈가? 혹은 애초에 당신에게 연애같은건 어울리지않았다고 푸념하고있는가? 천만의 말씀, 당신은 아직 당신만의 가치를 알아봐줄 사람을 못만났을뿐이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주옥과같은 명언을 한번 떠올려보시길... 한 숟갈, 두 숟갈 수저를 뜨다보면 당신의 연애 지수 또한 한가득 차오를테니...^^ 당신의 힘찬 숟갈질이 삽질이 되지않기위해 필자는 오늘도 이 글로써 당신의 연애를 응원한다. 화이팅.^^

당신의 핑크빛 로맨스를 소원하며 추천버튼을 꾸욱~ 눌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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