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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초반,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가지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무엇일까? 지나치게 튕겨서? 질투심을 유발해서? 물론 그런것들도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불만이 하나 있다. 바로 데이트 비용 부담 문제^^; 오늘은 데이트 비용 때문에 불만인 A군의 사연을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라이너스님? 눈팅만 하다가 궁금한게 있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제가 얼마전부터 만나는 여자가 있는데요... 저는 28살 대학원생이구요, 여자는 25살 직장인이랍니다. 둘다 바쁘다보니 일주일에 2,3번씩해서 벌써 만난지는 2달정도 되어갑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고백을 한건 아닌데... 때때로 길을 걸을땐 손을 잡고 다니기도 하고... 데이트랑 전화, 문자도 꼬박꼬박하고... 거의 사귀기 전 단계까지 온것같네요...

사실 제가 얼마전 라이너스님의 '혹시 나도 어장관리 당하는 중일까'하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왠지 살짝 제 이야기가 아닌가 의심도 들어서요. 특히 여자들은 자기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을때 돈을 잘 안낸다는데... 저도 그 부분이 살짝 의심이 듭니다. 뭐 라이너스님 글처럼 음료수 한잔 안사는건 아닌데... 대부분 제가 다 내는거같네요. 밥을 먹든 영화를 보든... 뭐 가끔씩 간식거리 이런건 사기도 하는데 그래도 대부분은 제가 비용을 다 부담하는거 같네요. 아무래도 전 아직까지 정식으로 돈을 버는 처지도 아니라 좀 부담이 되기도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먼저 내달라고 말한적은 없지만... 보통 그런건 여자가 알아서 좀 센스있게 반씩 내주고 그런거 아닌가요? 제 친구 커플네 보면 그런 경우도 있던데 말이죠.

조만간에 사귀자고 할 생각인데... 정식으로 사귀고 나면 반씩 더치페이 하자고 말해볼까요? 라이너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명한 답변 기다려봅니다.


어쩌면 대한민국 남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일지도...^^; 솔직히 말하자면 20대 초반에는 필자도 이런 고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다. 막상 그녀 앞에서는 당당하게 계산대로 걸어가서 지갑을 꺼내고, 척 하고 빳빳한 지폐를 꺼내어 계산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들은 원래 이런거야라는 듯... 어쩌면 남자가 돈을 내는게 어느 정도는 당연시되는 고정관념 때문에 싫은 내색조차 못한다. 그리고 데이트가 끝나고 나서 집으로 터벅거리며 돌아오며, 빈 지갑을 바라보며 허탈해한다. 그리고 불평한다. 왜 그녀는 내가 돈을 낸다고 하면 말리지 않는걸까, 더치페이하자고 먼저 말해주면 안되나, 남자 자존심에 어떻게 그런걸 먼저 말해. 그런건 좀 센스있게 챙겨주고 그래야지. 여자들은 왜 그리 양심이 없지... 그러면서 마음속에 불만을 차곡차곡 쌓아둔다.

하지만 말이란건 하지않으면 모른다. 빈털털이가 된 불쌍한 당신 신세도 알겠지만, 자세한 상황도 모르고 욕먹는 그녀도 불쌍하다. 아니 설혹 그녀가 어렴풋이 알고 있을지라도 차마 행동하진 못할것이다. 왜냐고? 연애가 어느정도 진전된 상태라면 조금 다르겠지만 특히 초반에는 당신이 자존심 때문에 차마 그녀에게 먼저 말을 못꺼내는거처럼 그녀 역시 당신의 자존심이 다칠까봐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돈을 내는 쪽은 당신이지만 말 꺼내기 힘든건 당신이나 그녀나 역시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또한 사귀기 전부터 벌써 여자쪽에서 돈을 거의 내지 않는것에 대해 어장관리가 아닌가 의심하는 남자들도 꽤나 있는데 어장관리가 아니더라도 연애 초반에는 원래 남자가 많이 내는 경우가 많다. 사귀고 나서 상대방이 어느정도 '내남자'란 생각이 들때부터 여자들은 남자의 지갑 사정을 걱정해주기 시작한다. 상대와 나의 돈이 공동의 돈이라는 생각을 해주고, 그래서 더 아껴주는것. 괜히 조바심을 가지지 마시길^^;

어떤 사연을 보면, 돈이 없어서 그녀를 못만날 지경에 이르렀단 가슴아픈(?) 사람도 있는데 그럼 차라리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해라. 뭐가 부끄러운가. "빠듯한 용돈에 그나마 있던 돈 다 써버렸네. 나랑 오늘은 가까운 공원에서 이야기하면서 산책하고, 김밥천국에서 밥 떼워도 괜찮지? ^^;" 하고 말이다. 그녀가 당신을 정말 좋아한다면, 꼭 페밀리 레스토랑가서 칼질 안해도 당신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 그녀는 행복해 할것이다. 아니, 오히려 자기가 사준다고 할지도 모른다.^^

또한 사귀기 전엔 그렇다쳐도, 사귀고 나서는 더치페이를 하자고 말을 하는게 어떨까 하는 의견 역시 많았는데... 절대 직접적으로 더치페이를 요구하진마라. 사실 잘못된 고정관념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금전적 부담을 많이 지는게 현실이다. "나는 그런 현실이 싫어! 소개팅 나가서, 미팅 나가서 더치페이하자고 꼭 얘기 해야지. 남녀는 평등하다는데 내가 다 내는게 어딨어!"... 할지도 모른다. 뭐 꼭 그렇게 해야만 하겠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하지만 겉으론 쿨한 척, 인정하는 척 행동할진 모르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다를 것이다. 그 말을 하는 즉시 당신은, "나 쪼잔한 남자야"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연인 사이에 만원이 나왔으니 내가 오천원, 너도 오천원은 솔직히 웃기는 이야기다. 보통은 남자가 영화비를 내면, 여자가 팝콘과 콜라를 산다던가 남자가 밥값을 내면, 여자들은 커피를 사준다던가 하는게 우리나라식 더치페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더치페이 이야길 꺼내면 안되고... 자연스럽게 유도해야한다. 어느정도 연애가 무르익고 서로가 편해지면 "내가 오늘 맛있는거 사줄께! 대신 밥먹고 맛있는 커피 정돈 사줄수있지?"하고 애교(?)섞인 말투로^^; 그리고 이미 그 시점 정도에 이르면 여자쪽에서 먼저 "그거 비싸니까 딴거먹자.", "니가 밥샀으니 내가 커피살께." 이런 식으로 제안해 올지도 모른다. 이미 내 남자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몇몇 남자들은 열폭한다. "더치 안하는 여자 따위 딱 질색이라고." 하지만 여자들의 경우, 연애 초반에 더치 페이를 한다면 둘 중 하나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은 여자거나, 당신과 연애 감정으로 발전하기 싫어 거리를 두는거거나.-_-;

파릇파릇한 연애 초보자들이여, 절대 서두르지마라. 조금만 더 있으면 알아서 당신의 지갑 사정을 걱정해 줄 그녀를, 서두르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괜히 쪼잔하다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지 말라는거다. 천년동안 도를 닦으면 신선이 되는데 단 하루를 못채워 실패했다는 말이 있다. 기왕에 시작한거...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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