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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준중형 차를 사기위해 SM3, 아반떼, 크루즈를 뱅뱅 맴돌며 한참을 검색 또 검색을 하다, 순간 든 생각이...


"준중형 새 차 값이면 연식 주행거리 얼마 안되고 AS기간 남아있는 중고차를 알아보는건 어떨까?"


...란 제법 솔깃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중고차 판매 사이트를 뱅뱅 돌며 SM5, 소나타, K5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연식도, 주행거리도, 가격도 괜찮은 SM5로 마음을 굳히고 검색을 통해 알아낸 부산의 모 중고차 매매단지로 갔다.




1. 첫번째 시련 - 허위 매물


매매단지 모 딜러를 찾아 인터넷에서 본 바로 그 매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며 보여달라고 했다.



딜러: 아이고, 손님... 아쉽게 됐네요. 그거 며칠전에 팔려버렸는데요...


라이너스: 네? 오늘 아침에도 검색을 해봤는데... 인터넷에 그대로 매물등록이 되어있던데요?


딜러: 그게... 며칠전 팔린건 아직 PC 등록이 안됐나봅니다. 대신 비슷하지만 더 좋은 사양이 있는데 그걸 보여드리죠~ 차는 많으니까요. 와하하하~ 



하지만 보여주는것마다 연식이 오래되었거나, 주행거리가 길다. 심지어 어제 보고온 그 차보다 주행거리가 더 많은데도 가격은 더 비싸다.-_-;;



라이너스: 보고온거보다 더 안좋은건데 더 비싸네요?


딜러: 에이~ 손님... 급매물이니까 그렇게 빨리 나갔지요~ 원래 이정도가 시세입니다.



딜러는 침이 튀겨라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를 외쳐대지만... 결국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다음에 오겠다고 하고 아무런 소득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한번 인터넷을 열어보지만 어제 봤던 그 쿨~ 매물 페이지는 여전히 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이거 확 신고해버려?


이게 바로 허위매물, 즉 낚시다. 누가보기에도 솔깃한 거짓 매물을 올려놓고, 막상가면 팔렸다고 하며 다른 엉뚱한 차를 권한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하게 올라가있는 차. 또는 서로 다른 중고차 매장 홈페이지인데도 중복으로 올라가 있는차는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할것.





2. 두번째 시련 - 기름이 없다구?


또다시 며칠간을 폭풍 검색. 기분나빠서 그때 갔던 그곳으로 안가고... 나름 규모있는 업체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주행거리 2만 km에, AS 기간이 1년 남은 SM5를 보고 중고차 매장으로 갔다.


라이너스: 은색 SM5를 보고 왔는데요...


딜러: 아, 그거요? 여기 있습니다.



다행이다. 이번엔 허위매물이 아니군..ㅠㅠ 겉보기도 깨끗하고, 보닛을 열어보니 엔진룸도 깨끗하고, 실내상태나, 뒷 트렁크까지 깨끗하다. 허술하게 보이지 않기위해 인터넷에서 폭풍 검색및 습득한 지식으로.. 나름 엔진룸 뚜껑도 열어보고, 엔진오일 게이지도 확인해보고... 얼핏 괜찮아 보인다.


시동을 걸어봐도 부드럽게 걸리고, 별다른 소음도 없고, 잘 나간다. 사고이력까지 조회해본 다음... 깨끗해서... 그 자리에서 계좌이체로 현금을 보내고 거래했다. 일요일이라 정식 보험 가입은 안되고, 하루짜리 임시보험을 든 후 룰루랄라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주유 경고등이 떴는데... 경고등이 켜지고도 바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걸 알기에 당황하지않고 운전을 했다. 그. 런. 데... 갑자기 운전대가 뻣뻣해지며(?) 차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이게 뭐지? 당황해서 차를 재빨리 맨 바깥차선(2차선)으로 옮겼다. 결국 차는 운전대가 잠겨버리고 속도가 줄어들더니 완전히 멈춰버린다. 이, 이게 뭐지?
1차선에서 멈췄으면 죽을뻔했잖아! 당황한 나머지 재빨리 딜러에게 전화를 걸었다.



딜러: 여보세요?


라이너스: 오늘 차를 사간 사람인데요... 차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딜러: 어떤 증상인데요?

라이너스: 달리는데 핸들이 갑자기 안움직이면서 차가 멈춰요.

딜러: 기름은 있나요?

라이너스: 기름 경고등이 뜨긴 했는데... 하지만...

딜러: 보험사에 연락해 보세요~ 기름 비상 급유 해줄껍니다.



이 말을 마치고 딜러는 전화를 끊어버리는게 아닌가. 뭐지...; 내가 잘못한건가... 일단 비상급유를 하고... AS 기간이 아직 남아있기에 르노삼성 정비센터에 맡겼더니...



정비사: 기름 레벨 게이지가 고장났네요. 그래서 기름이 없어도 표시가 늦게 뜬겁니다. 큰일날뻔했네요.



뭐지.;; 이건 분명히 중고차 매장에서도 알고있었을껀데... 이런걸 몰랐을리가 있나 하는 괘씸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설마... 몰랐겠지...하며 일단 넘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3. 세번째 시련 - 뭐야? 범퍼카야?


그 이후로 별 문제없이 차를 잘 타고 다녔는데... 이상하게 비가 오는날이나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한참을 앞으로 미끄러지는게 제동력이 떨어지는것같다. 이상하다 싶어 타이어를 보니... 


타, 타이어가 이게 뭐야~ 뭐지, 새로 나온 민무늬 타이언가? 민소매, 나시 처럼 민무늬가 유행인거야? -_-; 게다가 뒤쪽은 줄은 있는데 타이어 짝이 다르다. 하나는 금호, 하나는 한국 ㄷㄷㄷ; 이런걸 한달이나 타고 다녔다니 한숨이 절로 난다. 이 차 사고만 두번째 죽을뻔하다니...; 킬로수가 3만키로 인게 타이어가 이꼴이라니 둘중하나다 킬로수를 속였거나 중고차 타던 사람이나 중고딜러가 새 타이어를 뽑아서 팔아먹고 폐타이어를 대충끼워놨거나. 그런 꼼수가 아닌가 싶다. 타이어를 교체하러 갔더니 정비소 직원이 놀란다. 



직원: 헐~ 이런걸 타고 다니셨어요? 바퀴가 맨들맨들하니 그냥 범퍼카네요!


라이너스: ....



결국 네 짝 다해서 타이어 교체비만 40만원 넘게 들었다. 차만 실컷보고 타이어를 안보다니... 필자의 불찰이긴 하지만... 참 사람을 믿고 살수없는 세상에 살고있다는게 서글플뿐이다.




 

4. 중고차 살때, 이것만은 주의하자.


나름 준비한다고 준비하고, 고심한다고 고심했는데도... 결국 뒤통수를 땡땡땡. 세번이나 맞았다. 필자와 같이 뒤통수를 맞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중고차 살때 주의할점에 대해 몇가지 알려드리고자 한다.


(1) 일단 외형
보닛을 열었을때 엔진룸은 깨끗한지, 도색 흔적은 없는지, 차체의 흠은 없는지 여부. 특히 도색부분은 잘봐야하는게... 접촉 사고등으로 페인트가 까진 부분을 그대로 엎어서 도색했을때 2차 충격이 있을경우 페인트 자체가 조각조각 깨진다는 문제가 있을수 있다. 또한 필자도 놓쳤던 부분이지만, 타이어의 마모상태, 확인도 필수다. 조금 저렴하게 샀다고 기뻐하다가도 교체 타이어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나실듯.



(2)차량 사고유무 파악
아래의 사진과 같이 중고차성능 상태점검기록부란게 있다. 



중고차성능 상태점검기록부는 공업사가 직접 중고차를 점검하고 기록한것으로 연식, 주행거리,사고유무, 주유장치에대한 정보가 담겨져있다. 물론 보험처리없이 개인적으로 처리한 부분은 감추려들면 속을수 밖에 없지만... 최소한 큰 사고에 대한 흔적은 어지간하면 남기 마련이니. 확인은 필수다. 자매품으로 사고이력조회도 같이 해보면 더욱 좋다.



(3)시승은 필수다.
직접 운전해보고, 차 엔진 소리에 특이한 소음이 있는지, 떨림 정도는 어떤지 꼭 체감해보고... 이왕 탄 김에 에어컨, 시디플레이어, 사이드미러, 룸미러, 실내등 같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잘 점검해보자.



(4)침수차를 조심하라.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침수 차량들이 중고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안전벨트를 주욱 잡아당겼을때 흙탕물이나 녹슨 흔적이 있는지, 시거잭 부분은 녹슬지 않았는지, 차량 내부에 이상한 냄새가 나지않는지도 꼭 체크할것.

 


이상으로 중고차를 샀던 필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주의할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사실 중고차 시장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어찌나 화려한 말빨(요즘 이런 차 없어요.)과 현란한 밀당(아까도 어떤분 보고 가셨는데 망설이시면 놓쳐요.)을 구사하는지...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순간에선가 홀라당 넘어가서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옷이나 책, 가전제품등 다른 중고품들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그럭저럭 쓰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차처럼 한번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안전사고와 생명으로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물건은 구입할때는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단 최대한 다시 한번 챙겨보고 또 체크해보고 결정하는 현명함을 발휘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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