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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라식을 한단다. 안경을 써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장시간 착용시 두통이라던가, 얼굴 모양이 조금씩 변형된다던가 야외에서 실내로 들어왔을때의 김서림, 정기적으로 안경을 새롭게 맞춰줘야하는 불편함... 셀수 없이 많은 불편함을 던져버리고 라식을 하는것이다.
나도 부러워만하다가 하는 김에 슬며시 다가가 같이 해 달라고 부모님을 졸랐다.ㅋ 하지만 나는 직장인인 관계로 동생과 함께 수술전 검사만 먼저 받으러갔다.
병원은 이모부의 지인이 계신 수원 S안과로 정했다. 검사 종류만 20여가지란다. ㄷㄷ 아침일찍 가서 눈에 정체불명의 약을 넣으니 잠시후 눈이 엄청나게 부시고 눈이 피로하다. 인위적으로 동공을 확대하여 보다 원할한 검사가 이루어지게 하기 위함이란다. 그렇군.
시력검사도 하고, 눈동자로 이상한 바람같은걸 쏘아 안압측정도 하고, 그밖에 기억나지않는 이런저런 검사를 한 후에, 좀 직책이 높아보이는 의사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들어갔다. 앞을 향하는 현미경같은 커다란 물체(?) 위에 머리를 올려놓으니 눈꺼풀 주위를 벌리는 기계를 끼워넣으신다. 거기다가 현미경 같은 곳을 통해 엄청난(!) 빛이 쏟아져나온다. 그야말로 눈을 뜰수(?)없다.(하지만 억지로 벌려진 상태로 눈을 감을순 없으니까.;;) 의사 선생님이 눈을 위로 아래로 가운데로 하고 지시를 하는데 눈이 부시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나도 모르게 동공을 요리조리 피한모양이다. 드디어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신다.
"왜 이리 못해!"
역시 사람은 혼이 나야 말을 잘 듣는것인가. 안감힘을 써서 결국 제대로 검사를 진행할수있었다.ㅋㅋ
오늘은 드디어 대망의 라식 수술하는 날! 구정을 포함하고 연차를 이틀써서 총 일주일의 황금 연휴를 만들어내었다.^^V 새벽 일찍 일어나 택시를 타고 구포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새마을로 갈아타고 다시 택시로 갈아타 결국 다시 수원에 있는병원에 도착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아님 살짝 겁이 나서인지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병원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이모부와 이모, 사촌형과 형수님. 에고, 나 한명 라식하는데 총출동하셨네. 송구스럽습니다^^; 먼저 라식센터로 들어가 바구니에 담겨있는 진통제 약봉지를 하나 받아 먹고 기다렸다. 예약이 되어있고 일찍 도착했음에도 황금연휴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몰려 엄청 기다려야만했다. 나중에는 진통제 약효가 떨어지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슬슬들기 시작할때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두근두근두근...
간호사를 따라 수술대기실로 들어가 수술복을 걸쳐입고 침대 위에 누우니 눈에 진통제를 한방울씩 떨어뜨려주었다. 그리고 눈에 눈을 확대하는 개안기를 끼워주었다. 수술받으러 오기전에 수술 받는동안 눈깜빡거리고 싶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진통제를 넣자마자 눈을 깜빡거리지않아도 눈이 따겁지않은 기이한 경험을 하게되었으니.ㅋㅋ 그리고 간단한 연습(?)을 했다. 간호사가 내 눈앞에 막대기를 하나 놓고 말했다.
"수술 시작하면 레이져가 나온답니다. 이때 눈을 딴곳으로 돌리지 말고 꼭 이방향을 보세요."
그러면서 막대기를 레이져라고 생각하고 연습을 몇번해보았다.
그때였다!
"라이너스 님 수술실로 들어오세요"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ㄷㄷㄷ; 떨리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가 의사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머리를 수술대 위쪽에 단단하게 고정을 시키고 누웠다.
"각막위에 표시를 합니다"
의사선생님의 말씀, 그리고 눈위에 뭔가를 끼워넣었다.
"각막절편을 만듭니다."
그러자 갑자기 눈앞에 깜깜해 지는것이 아닌가! 한 5,6초가 흘렀나.
"각막절편이 잘 만들어졌습니다."
벌써? 그리고 나서는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 어떻게 보이냐고? 매끈한 각막을 눈동자에서 들어올려서그런지 우둘투둘하게 뿌옇게 보인다. 마치 표면이 거친 유리를 통해 보는거처럼...
"수술대위에 빨간 레이져 빛을 바라보세요"
레이져빛을 한참을 응시했다. 아깐 조그만 점이었는데 이제는 뿌옇게 번져보인다. 하지만 열심히 응시하려 노력했다. 지지직 소리가 나며 약간의 살타는 냄새가 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아프진않다. 3단계, 2단계,1단계 중간중간 농담도 해주시고, 몇단계인지 알려주신다. 잠시후 레이져 조사가 끝나고 눈이 시원해진다. 소독중이란다. 그리고 다시 각막 절편이 덮혔는지 앞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휴우... 다행..^^;
한쪽은 끝났다. 생각보다 금방 끝난듯. 5~6분 밖에 안걸린거같다. 나머지 한쪽을 하기에 앞서 목을 좀 풀어주신다. 히히. 나머지 한쪽은 앞의 한쪽의 경험(?)을 거울삼아 조금더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받을수 있었다.
"다 됐습니다! 축하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수술실에서 나와 회복실로 갔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10분정도 지나니 눈이 몹시 아리다. 마치 눈에 모래알갱이가 들어간 느낌이랄까... 잠시 쉬다가 라식센터로 돌아가 검사를 해보니 수술이 잘되었단다. 원래 몇시간뒤에 검사를 한번 더해야하나 오늘 부산으로 내려가야하는 관계로 부산에 있는 한 병원을 추천받았다. 그제서야 마음을 좀 놓고 병원 안을 둘러보니... 세상에! 아직까진 뿌옇게 보이긴 하지만 멀리있는 글씨가 보인다! 이럴수가! 나도 드디어 눈을 뜬건가? ㅋㅋㅋ
부산으로 돌아가서는 2번 정도 병원에가서 정기검사를 더 받아주었고, 치료약은 2주정도, 소독액은 4주정도를 넣어주었다. 물론 야간에 빛번짐이 있었지만 날이갈수록 나아지고있다. 그리고 수술한지 2개월이 조금넘은 지금은 약간의 번짐은 있지만 야간운전에도 큰 무리가 없을정도다. 안구건조증도 처음엔 좀 심했지만 지금은 인공눈물을 안놓고 하루를 버텨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다. 그전에 받았던 사촌형과 누나의 말을 들어보니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지나면 거의 회복된다고 한다.
얼마전 사내 정기 신체검사 결과 시력은 각각 무려 1.2! 수술 받기전엔 각종 부작용 사례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였는데 하고 나니 정말 잘한거같다. 안경이여, 안녕~ ^^
P.S. 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수술후 이틀이면 세안이 가능하고, 3~4일후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렇지않았다. 세안도 고양이 세수를 해야하고 실제로 눈에 통증이 완전히 가시려면 일주일 이상 걸리는듯... 연휴를 틈타 급하게 라식하려는 직장인분들은 참조하시는게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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