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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설레이는 첫 소개팅, 서두르다보니 약속 장소에 예정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30분이나 빨리 나와버렸네.; 너무 일찍 나왔나? ㅋ 그러며 주변을 살피는 A군이었다. 우와~ 이 여자 너무 예쁘다. 긴 생머리에, 청순한 얼굴, 신비로운 미소, 마치 엘프같아! 저 여자는 또 어떻고! 짧은 미니 스커트에 쭉빠진 다리, 볼륨감 넘치는 몸매, 너무 섹시하다~ 어떻게 세상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들만 가득한거지... 아... 역시 나와보길 잘했어. 혹시 지금 내쪽으로 걸어오는 저 귀여운 여자인가? 아... 이거 부끄러워서 어쩌지? ㅋㅋ 하지만 그녀는 그의 곁을 그냥 지나쳐갔다. 아, 아닌가보네...-_-; 하긴 저 정도만 되면 정말 베리 땡큐지.ㅎ 그런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저 여자는? 남잔지 여자인지도 제대로 구분 안되는 얼굴에, 뽀글거리는 파마머리, 중세풍(?) 어깨뽕 브라우스에, 흡사 앙드레김을 연상시키는 배기 팬츠까지...ㄷㄷㄷ; 혹시 내가 70년대로 잘못 돌아왔나. 피식 웃으며 눈길을 다른곳으로 돌리려는 순간... 어느새 다가온 그 여자.

"저... 혹시 A군 아니세요?"

"저... 혹시 A군 아니세요?"

"저... 혹시 A군 아니세요?"


아...아... 순간 머리 속이 하얗게 탈색된다. 하필 왜... 거리엔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들이 넘쳐나는데... 왜 나만... 어쩌지 도망갈까? 아냐아냐, 도망갔다간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죽을지도 몰라. 아니지. 왜 내가 죽어! 죽을 놈은 그녀석인데... 뭐 여자답고 섹시하다고? 어깨뽕에 배기팬츠 어디가 여자답고 섹시하단거냐... 너 변태냐! 버럭! 두고 보자. 그나저나 어쩌지... 어떻게 무사히 내게 주어진 이 시련을 넘기지... 하필이면 제일 아니었으면 했던 하는 사람이 결국 내 파트너가 된다는 머피의 법칙은 결국 연애에서도 적용되는 것일까...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음직한 이 난처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살길(?)을 도모할까. 또 입장을 살짝 바꾸어서 상대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때, 당신에게 마음이 없었다는걸 미리 알아차릴수 있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안들때 사람들의 행동 유형 5가지!


1. 급한 일이 있는척한다.

미니홈피에서 분명히 미리 보고갔는데... 이건 완전 딴 사람이잖아! 어, 어떡하지... 나쁜놈은 되기싫고... 상처주고 싶지도 않은데... 부랴부랴 테이블 밑으로 손을 감추고 친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다.

'급히 전화할것!'

전화벨: 뚜루루루~

A군: 아...네, 과장님...

친구: 과장님? 과장은 무슨 과...

A군: 아! 갑자기 당직이라구요. 어잌후, 무슨 당직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저 지금 좀 바쁜 일이 있는데... 네? 짤리고 싶냐구요? 네네~ 주말에도 회사의 발전이 최우선이죠! 하하.; 금방 가도록 하겠습니다. 저기... 죄송한데요...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할것 같아요. 나중에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슬쩍, 직장이나 가족이나 혹은 친구에게 급한일이라도 생긴척하며 도망가버리는 고전적인 수법. 혹시 정말 그의 말을 믿고, 연락을 기다렸던적이 있던가... 천만에... 그는 그냥 당신이 마음에 들지않았을뿐이다. 남자는 전쟁이나 집에 불이 나지않는한(응?) 결코 마음에 드는 여자를 두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2. 상대의 마음에 들지않게 행동한다.

"대자연의 신비와 우주의 의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험 가입하신거 있으세요? 상해부터 골절까지 다양하게 보장해드리고있는 보험이 있는데..."


이런식으로... 뭔가 약간 이상한 사람인척한다. 하지만 의외로 그게 개그 코드로 먹혀서 오히려 그녀의 마음에 더 들어버린다던가... 아니면 그녀가 정말 보험에 가입하겠다고 눈빛을 빛내면 난감해진다.-_-; 심지어는...

A군: 도를 아십니까?

B양: 혹시 님도? 아~ 우린 천생연분인가봐요. 우리 우주의 의지를 함께 탐구해요~

 ...이런 식이면 상당히 곤란해질수있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상대방이 마음에 안든다고... 상대가 이야기를 하는데 중간에 툭툭 끊는다던가, 금연석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던가, 옆 테이블의 예쁜 여자를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심지어 계산할때 지갑을 안가지고 나온척한다.;  도대체 소개팅하러 나온건가, 싸우러 나온건가? -_-; 이렇게 행동해놓고, 속으로는...

'날 마음에 안들어하게 만들어야해. 괜히 나쁜놈되기 싫다구. 이게 오히려 그녀를 위한 걸꺼야.'

...라고 자신의 행동을 애써 정당화시킨다. 하지만 그 생각은 하나는 맞지만, 하나는 틀렸다. 그녀에게 마음이 없으면서도 오해하게 하는건 분명히 해서는 안될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구는것은 상대방의 인격에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주지않는것과 무례한것은 구분되어져야한다. 그녀에게 오해를 줘서는 안되겠지만 최소한의 예의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라.

 



3. 마음에 안들어도 드는척.

마음에 안드는 상대지만... 어쩌겠어... 소개시켜준 친구 얼굴도 있고... 그래도 난 매너남이니까 그냥 같이 하루 논다고 생각하자. 그냥 나가버리면 얼마나 실망하겠어. 그리고선 커피샵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심지어는 콜라에 팝콘까지 챙겨서 최신 개봉작 영화까지 본다. 그리고 그녀를 바래다주기까지 하고 혼자서 생각한다.

"훗~ 역시 난 최고의 매너남. 닭잡을 때도 소잡는(응?) 자세로 임하지."

물론 이것도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었기에 매너라고는 할수있다. 하지만...; 입장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보자. 당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정말 혼신을 기울여 최선을 다했는데 받아들이는 상대가 그저 예의때문에 즐거운척 했던것 뿐이라면... 그땐 당신이 오히려 어장관리니 나쁜 여자니 하면서 난리칠거 아닌가? ^^; 매너남도 좋지만 상대에게 마음이 있는게 아니라면, 기분 나쁘지않은 한도내에서 적당히 끊어주는게 오히려 진짜 매너일수 있다는걸 기억해 주시길...^^

 



4. 비싼거 시켜먹고 먹튀

이건 남성분들보다 일부 여성분들이 많이 쓰시는 방법인데... 사실은 상대가 마음에 안들지만 나온김에 본전이나 뽑아보자는 못된 심보를 가지신 분들이 간혹 가다보면 있다. 아무래도 한국 사회에서는 첫 데이트때는 남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쉽게 써먹을수 있는 방법이기도하다. 상대가하는 말이 재미있든 없든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웃어주기만하면 상대방도 분위기에 이끌려 커피야, 식사야, 영화야, 심지어는 선물까지... 알아서 척척 대령한다. 그리고 헤어지고 나선, 보내온 문자에 적당히 '예의상' 답장해주고 또 만나자는 제의에 바쁘다고 핑계를 대면 깔끔하게 정리된다.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사람 그런식으로 간 보다가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다할수도있다. 또한 최악의 경우 "너도 그때 좋아했잖아."라고 주장하는 스토커를 만날수도 있다는걸 명심하시길... 뛰는 놈위에 나는 놈 있단말은 시대가 흘러도 변치않는 명언이니까.^^;



5. 마음이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며 건성으로 대답한다던가, 표정에 웃음기가 없다던가, 애프터에 대한 언급을 피한다던가, 연락처를 묻지않는다던가하는 간접적인 표현을 쓰는게 보통이지만 간혹가다 아주 솔직한분들 중에는 직접적으로 마음이 없음을 표현하기도한다.

A군: 참 좋은 분인거같은데... 제 타입이 아닌거 같아요. 전 이만...

B양: 니, 님, 최소한 님이 마신 커피값은...ㄷㄷ;

물론 상당히 깔끔한 방법이긴하지만...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소개팅 자리에서 당신이 마음에 안든다는 말을 내뱉는 그녀를... 겉으로는 "아, 그러세요..."하고 쿨한척 하겠지만... 속으로는 과히 기분이 좋지않을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누구는 내 타입인줄 아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모른다...^^; 물론 상대에게 자기에게 마음이 있다고 오해하게 만드는것도 잘못이지만... 지나치게 솔직하게 말하는것도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이럴땐 차라리 위에 미리 얘기한 간접적인 표현이 더 나을수있다.^^;

 



이상으로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안들때 사람들의 행동 유형 5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한번이라도 저런 난감하고 황당한 경험을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아 그가(혹은 그녀가) 그래서 그랬던거구나... 하고 깨달으셨을것이다. 그는 바쁜것도, 정신이상자도, 비매너남도 아닌... 그냥 당신이 마음에 안들었을뿐이었단 것을... 아니 어쩌면 그렇게 행동했다는것 자체로 이미 매너없는 사람이 된것일까...^^;

사실 소개팅은 단순히 확률적으로만 따졌을때는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둘다 괜찮은 사람임에도 어느 한쪽의 연애 경험과 매너가 부족해서, 혹은 한쪽은 마음에 드는데 한쪽은 마음에 안드는 경우, 혹은 둘다 서로 마음에 안드는 경우... 수십, 수백가지 변수들이 존재하기에 그만큼 더 이뤄지기 힘들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오늘 나간 자리에 그녀가, 혹은 그가 나의 인연일수도 있고, 아닐수도있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일수도있고, 아닐수도있다. 하지만 단지 상대가 이성으로써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지나친 예의와 매너 역시 경계해야할것이다. 마음에도 없으면서 필요 이상으로 잘해줬다가는 바람둥이나 어장관리라는 오명을 쓰기 쉬우니까. 만약 상대가 마음에 안든다면, 상대와 소개를 시켜준 주선자의 성의를 봐서라도 예의는 갖추되 지나친 친절과 과도한 진도(?)정도만 피하면 될것이다.

어쨌거나 정말 연애의 길은, 그리고 솔로 탈출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나를 마음에 안들어하고,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은 내가 마음에 안든단다. 만나자마자 스파크가 파박 튀고, 상대가 바로 이 사람이다,하고 알아차릴수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않다. 그래서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한것이다. 당신의 그 노력이 결실을 맺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소개팅 애프터 후 그만 만나잔 그여자의 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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