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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의 사연,

올해 가을 결혼 예정입니다. 예식장이랑 드레스, 스튜디오 사진까지 계약 끝냈구요. 문제는 신혼집입니다. 남자친구가 모아둔 돈이 집을 구하기에 모자라데요. 그렇다고 시작부터 집에 손 벌리고 싶진않대요. 그러면서 저보고 집 구하는데 돈을 좀 보탰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좀 이기적인 생각같지만... 솔직히 전 집은 당연히 남자가, 혼수는 여자가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저희 부모님도 집 하는데 돈 보태는건 생각도 안하고 계신것 같은데... 대체 얼마를 보태라는건지 답답하네요 ㅠㅠ 남자친구는 이미 제가 보탠다는걸 기정사실로 생각하는것 같고... 너무 답답해요. 어떻게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구. 이런 경우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요?

연애할때는 사랑만 있으면 밥 안먹어도 살 것 같았는데 막상 결혼을 눈앞에 두고 돈 문제가 오르내리니 결혼은 환상이 아닌 현실이란게 피부로 와닿는다. 그렇게나 사랑스럽던 그가, 그녀가 갑자기 딴 사람처럼 보인다. 언젠가부터 남자가 집, 여자가 혼수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일반화되고있다. 언론에서도 그런 공식에 발 맞추어(응?) 남자의 평균 결혼 비용이 8천, 여자의 평균 결혼 비용이 2천이란 제법 구체적인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남자가 능력이 철철 흘러넘쳐서 숟가락만 달랑 들고오라고 말해주면 종 좋겠으냐만은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오늘은 A양의 사연처럼 '신혼집값을 보탰으면 좋겠다'는 생각의 남자와 '무슨 소리냐, 여자는 혼수만 해가면 된다'는 두 가지 상반된 의견 사이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보도록 하겠다. 브라우저 창, 고정!


1. 집은 남자, 혼수는 여자?

'여자는 딱 혼수까지만 하면 되죠.'
 
필자의 주변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금융권에 다니는 29세 K양. 수입이 제법 되지만 그렇다고 알뜰살뜰 모을 생각은 없다. 이미 통장안엔 그녀가 생각하는 적정 혼수선인 2천 만원이 모여있고 나머지는 쇼핑하고, 해외여행 다니고 결혼 하기전에 해볼거 다 해보고 인생을 즐기다 가겠다는 주의. 그러다가 혹시 더 모이는거 있으면 그동안 키워주신다고 고생하셨으니 부모님께 다 드리고 오겠단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주장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결혼 후에는 남자에 비해 여자들이 불리한 점이 많죠. 똑같은 부모님인데 시댁 쪽을 먼저 챙겨야 한다거나. 비용을 반반씩했으면 결혼 후 모든 일도 절반씩 해야하는데 맞벌이를 해도 가사일, 육아, 집안 행사, 시집살이 등은 여자가 더 많이 하게되요. 현대식으로 반반해오고 결혼 후에는 구시대식으로 많은 짐들을 혼자 지게되는거.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요?"

어떻게 보면,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펼칠줄 아는 현대여성 같다. 하지만... 그건 스스로 여자는 사회적 약자란 편견을 만드는 행동이다. 왜 결혼 전엔 남녀는 평등하고, 결혼 후엔 남녀가 불평등할수밖에 없다는걸 스스로 기정사실화 해버리는가? 해보지도 않고 왜 '의례히 그럴꺼니까 나는 이렇게라도 챙기겠다.'라고 주장하는가? 

차라리 반반씩하고 당당하게 주장해라. 난 반해왔으니 시댁과 친정에도 반반씩 가겠다. 난 반해왔으니까 육아, 살림도 반씩 해야겠다. 왜 해보지도 않고 남자와 여자는 '당연히' 불평등한거니까 그거 감수하고 시집가는거니까 시작할땐 니가 손해봐라.고 주장하는건가. 그런 행동은 스스로 평등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의 노력마저 우습게 만드는행동이다.

 

 



2. 대출은 찝찝하다고?

결혼을 앞둔 불과 몇달 앞둔 A군. 전세가 1억2천인데 모아둔 돈은 6천 만원이 채 안되었다. 계산해보니 전세자금 대출 5천만원에, B양이 천만원 정도 보태면 딱 맞겠더란다. 그는 어렵사리 B양에게 말을 꺼내었다.

"돈이 있으면 보태고, 없으면 대출 받아서 같이 갚아나가자"

"대출은 왠지 찜찜해. 결혼 전에 빚 있으면 안된다는데... 게다가 집은 원래 남자가 해오는건데 나도 보태야하는거야? "

A군은 순간 맥이 탁풀리면서 내가 정말 얘랑 결혼하는게 맞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란다. 결혼 전에 빚이 있으면... 물론 곤란하다. 그게 도박이나 음주가무로 인한 카드빚이라면...; 하지만 집을 구하기위한 적정선의 대출은 어떻게 보면 필수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런 반박이 있을 수도 있겠다.

"남자가 그 정도 돈도 안모아놓고, 결혼하겠다고 프로포즈한거야?"

남자가 돈이 더 많아야 한다고? 대체 왜 그런 계산이 나오는거지? 궁합도 안본다는 4살 차이의 연인을 예로 들어보면, 남자는 군대 갔다가 휴학 한번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27세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여자는 23세다. 그럼 결혼 적령기라는 5년 뒤를 보면? 모은 돈? 남자가 더 많이 번다쳐도 큰 차이는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푼도 보태지 않으면서 상대가 대출도 없이 집을 얻길 바라는건 지나친 욕심이거나 철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3. 허례허식 줄이고, 필요한 것으로만

남자가 집을 장만해오길 바라면서, 다른 것마저도 최고급으로 하길 바라는 여자들도 있다. 어차피 일생에 한번 하는 결혼, 신혼여행은 최소 유럽이나 몰디브는 가줘야하고, 아파트는 33평 이상은 되어야 하고, 예물은 기본 3종 세트에 최소한 다이아는 몇부 이상은 되어야하고, 명품백 하나는 기본 옵션이고... 하지만... 그런 것들을 바라기 이전에 당신은 상대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 생각해보자. '남들은 다 그렇게하던걸요?' 라는 이유로 똑같이 받길 바라는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결혼 전에는 상대가 '남'이라 최대한 더 받아가는게 무조건 좋겠다 싶겠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면 결국 '우리'가 책임져야할 몫이요, 빚이다.

"딱 혼수할만큼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빚이라도내서 보태야 하나요?"

천만에, 어떤 남자가 신부가 빚을 내서라도 반반씩 맞춰오길 바랄까. 이럴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돈을 보태는 대신 결혼 비용에서 불필요한걸 삭제해서 적정선으로 줄여본다던가, 불필요한 혼수를 줄이고, 예단비를 줄인다면... 결혼 비용, 예단비 어차피 한번하고 나면 끝인 것들인데 어차피 쓸 돈이라면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집값에 보태는것이 훨씬 남는 장사 아닌가.



요즘은 아들 낳으면 피죽도 못 얻어먹고 딸 낳으면 해외여행 간다는 말까지있다. 슬프지만 상당히 현실성 있는 말이다. 아들 장가갈땐 있는 돈 탈탈 털어 집값까지 마련해줘야하고 딸 시집갈땐 혼수를 제외한 돈으로 부모님 해외여행까지 보내드리고 간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서로 형편에 따라서 많이 모은 사람은 많이 내고, 모자라면 불필요한걸 줄여서 현명하게 맞춰서 결혼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일부 잘못된 편견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많은 여자들이 된장녀니 여자가 벼슬이니 하면서 도매금으로 욕먹는거다.

결혼, 결혼은 왜 하는걸까? 그냥 나이가 차고 때가 됐으니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조건이 가장 괜찮은 사람이랑 하는건가? 하지만 결혼을 거래라 생각한다면, 그 결혼은 결코 행복할수 없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게 바로 결혼이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기에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르고, 현실은 배가 고프다면 곤란하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어느 정도 양보하고 맞춰가면서 살아가는게 또 사랑일것이다. 어쨌거나 당신 곁의 그 사람은 당신이 지금까지 사랑해왔고, 또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사랑해갈 사람 아닌가. 당신의 보다 현명한 사랑을 응원하며... 라이너스의 연애 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결혼은 최고의 쇼핑? 결혼식때 과소비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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