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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무려 27년간을 솔로로 지내온 S양. 작년까지만해도 연애라는거 아직 기회가 안 와서 못한 것일 뿐이고 자기 같이 성격 좋고 외모도 나름 훈훈한(?) 여자에게는 운명 같은 사랑이 알아서 처억하고 찾아올꺼라 믿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주저앉아 손을 놓고 있다가는 좋은 성격이고, 훈녀고 뭐고 올해도 주말이면 방바닥 무늬가 빛살무늬인지 마름모꼴인지, 천장의 둥근 무늬가 97개인지 99개인지 헤아리고 앉아있을게 뻔했다. 올해 마저도 그럴 순 없지! 결국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친구를 조르고 졸라 소개팅 자리를 하나 잡았는데... 스무 살 때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소개팅 이후로 이게 몇년만인가.
“훗, 스물 일곱 살 처자에겐 소개팅 따윈 누워서 껌 씹기지. 씹던 껌은 마르기 전에 소개팅을 마치고와서 다시 씹겠소.”
...라던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걱정으로 새벽 3시까지 잠을 못자 퀭한 눈두덩이를 파우더와 아이 쉐도우로 간신히 감추고 옷장에 걸려 있는 옷 중에 그나마 괜찮은 옷으로 나름 치장을 했다.
근데 막상 소개팅에 나가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도통 고민이다. 아직까지 연애란 것도 한번 해본 적이 없고, 여중, 여고, 여대란 모태 솔로 엘리트(?) 코스를 탔던지라 솔직히 남자라는 미지의 생명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만나서 어색하면 어쩌지, 난 애교도, 말재주도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로부터 다시 만나고 싶은 여자가 될 수 있는걸까?
약속 시간에 늦지 마라, 예쁜 옷을 입어라, 밀고당기기는 필수다...같은 성문기초영어나 수학의정석 같은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지금은 정석보단 속성 족집게 과외가 더 필요한 시기니까. 지금부터 당신에게 진짜 필요한 대화의 기술과 소개팅 매너, 그리고 약간의 여우짓(?)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이름하여 소개팅에서 성공하는 4가지 비법!
사실 소개팅 첫만남에서의 대화는 주로 남자가 능동적, 여자가 수동적인 경우가 많다. 남자는 대화를 리드하며 당신에 대해 물어보기도하고,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려하고, 유머 감각을 발휘하여 당신을 즐겁게 해주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끊임없이 빵빵터지는 재미있는 말만 늘어놓기는 힘들다. 아니 웃음이 빵터지기는커녕 어쩌면 그는 처음 만나는 당신 앞에서 긴장해서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조차 혼란스러워 머리가 빵 터질(?) 지경일지도 모른다. 모르는 사람과의 첫만남. 당신이 어색하고 어려운만큼 상대방도 사실은 마찬가지란거다.
혹시 TV 토크쇼에 방청객들이 초대되는 이유를 아는가? 그렇다.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맞춰서 웃기도하고 감탄도하고, 박수도 쳐주라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돋우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생동감 있는 토크의 현장이라고 느끼게끔 만든다. 소개팅에서의 당신의 역할이 바로 이것이다. 어색한 그의 말에 따뜻하게 대답해 주고, 썰렁한 농담에도 한번쯤은 웃어주자. 그가 말을 할때 ‘그래 너는 말해라. 나는 들을께.’란 식으로 팔짱 끼고 앉아 가만히 듣고만 있지 마라.
부끄럽다고 해서 그가 이야기를 할 때 눈을 아래로 혹은 먼 곳으로 향하지 마라. 어쩌면 그는 ‘내 이야기가 재미없나.’ 혹은 ‘내가 마음에 안 드나.’하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지나치게 상대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보단 상대방의 미간에 시선을 두고, 중요한 대화나 집중할 때는 눈을 살짝 마주쳐주면 좋다. 간간히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거나 미소까지 지어준다면 금상첨화다. 당신의 반응에 의해 그는 ‘연설’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당신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고. 당신을 제법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다.
남자들이 연애 초반에 가장 걱정하는 게 뭘까? 바로 데이트 비용 부담이다. 물론 오랜 솔로 생활 중에는 빕X에서 칼질하고, 아웃X에서 빵 포장해가는(응?) 커플들의 모습들마저도 염장의 극치요, 시기의 대상이었겠지만. 정작 연애를 시작하면 그것도 만만한 노릇이 아니다. 백일, 이백일, 생일, 화이트 데이, 크리스마스… 무슨 놈의 이벤트가 이렇게 많은지. 이러다 석가탄신일마저 챙길 기세다. 주머니 속은 비어오지, 카드 값은 쌓여가지, 월급날은 멀기만 하지! 치사하다고, 쪼잔하다고 생각치말자. 겉으론 웃으면서 돈을 척척 내는 멋진 그들도... 데이트 비용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텅 빈 지갑만이 쓸쓸히 입을 벌리고 있을뿐이니까.
그런 차원(?)에서 첫 만남에서부터 과감히 더치페이를 시도해보라. 물론 서로 모양 안 나게 칼같이 5:5로 내라는 말은 아니다. 상대가 밥을 사면 커피 정도는 사주는 센스! 그가 영화 티켓을 샀으면 팝콘이라도 사오는 배려, 술을 샀으면 편의점에서 ‘견디셔(?)’ 하나라도 사서 내밀어보는 매너!
비싸고, 큰 무언가를 하라는 게 아니다. 때론 작은 배려가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금전적 비용이 발생하는 무엇인가를 제공했을때 그게 당연히 베풀어지는거라 생각지마라. 감사를 표시하고, 고마워하라. 집에 갈 차비가 없는 게 아니라면 당신도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라. 하지만 억지로나 생색 내듯이 하지 말고 그것이 당신의 자연스러운 성격인듯한 모습을 보여라. 그것만으로도 아마 상대는 당신을 사려 깊은, 개념 있는 여자라 생각할 것이며, 당신이 앞으로 보여줄 배려에 대해 기대하기 시작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게 뭐가 중요해! 나의 이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상대는 알아줄꺼야."
어쩌면 당신은 오늘도 이런 근거없는 연애 이론을 늘어놓을지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툭 터놓고 얘기해보자, 첫만남에서 외모만큼이나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또 어디 있는가? 소개팅이라면 원래 외모가 60%, 성격이 40%이다. 물론 어차피 타고난 외모 꼭 의술의 힘을 빌릴(?)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한도 내에선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
이때 자신이 타고난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 있는 부분을 더 돋보이게 하는게 바로 패션의 마법이다. 통통해져버린 몸매 때문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패션에도 관심을 돌려보라. 입던 옷 대충 걸쳐 입고 나온 여자보다 샤방샤방한 예쁜 옷을 곱게 차려입고 예쁘게 화장까지한 여자가 솔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는건 남자들도 알고 필자도 알고 심지어는 당신 스스로도 매우 잘 알고있다. 두려워할 것 없다. 옷 가게로 달려가 당신이 꿈속에서나 그려오던 가장 예쁘고, 가장 샤방샤방하고, 가장 블링블링한 옷을 질러라. 지금 당장!
화장 또한 마찬가지. 물론 몇몇 남자들은 말한다.
“화장 안한 여자가 더 매력적이예요.”
제발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마라. 당신은 수능 만점자가 TV에 나와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하고 말하면 믿는가? -_-; 당신이 맨 얼굴에 엄청나게 자신이 있는게 아니라면 남자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화장을 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지마라. 다만 그가 과도하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화장을 하면된다. 어제 누구한테 맞은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시푸르딩딩한 색조 화장과, 전설의 고향을 연상시키는 새빨간 입술은 당연히 피해야할 화장법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한듯 안한듯 청순 투명 메이크업이 바로 그것이다. 메이크업 베이스로 피부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입술 색을 보다 핑크빛에 가깝게 보이도록하는 옅은 틴트를 바르고, 눈 주위에는 과도하지 않을 정도 만의 선을 그어 자칫 흐릿해 보일수있는 눈가를 살려보자.
필자는 지금 당신에게 송혜교나 탕웨이로 변신하길 요구하는게 아니다. 당신이 가진 외모를 단지 1%라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면 어떤가, 남는 장사 아닌가?
남자든 여자든 연애 초반부터 자신에게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좋아하는 티를 내는 사람에게 쉽게 반하지 않는다. 원래 맛있는 과자도 가득 쌓여있으면 맛이 떨어지는 법이다. 놀이터에서 친구가 선심 쓰듯 나눠주는 그 과자를 야금야금 한 개씩 얻어먹는 재미는,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연애 또한 마찬가지. 뭐든지 한번에 줘버리면 당신에 대한 신비감과 기대감은 급속히 반감된다. 줄듯 말듯, 당신의 모든 것을 한번에 보여주지마라. 그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지나치게 좋은 티도 내지 마라. 호감은 표시하되 아직까진 줄리엣이 로미오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그를 대하면 절대 안된다. 당신들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는걸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지나치게 앞서간다면 많은 것을 망치게 된다.
그리고 첫만남 이후 그의 연락이 빨리 오지 않는다고 먼저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문자를 하지마라. 그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한다면 먼저 연락을 할것이다. 그가 연락을 하지않는다면 그는 수줍은 것도, 당신의 전화번호가 잃어버린 것도,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도 아닌… 그냥 당신에게 마음이 없는 것이다.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다면 차라리 주선자를 통해 넌지시 그의 마음을 물어보는 방법을 택하라.
반대로 그에게 먼저 애프터가 왔을 때도 마찬가지.
"오늘 저녁에 만날까요?"
지나치게 갑작스런, 그리고 제멋대로인 그의 약속에는 응하지마라. 거절했다가 그 남자가 당신을 포기하면 어쩌냐고? 천만에, 그 정도로 포기할 것 같으면 그의 마음은 겨우 그 정도까지 인거다.
"미안해요.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요."
...란 말로 일단 한번은 튕겨주자. 그럼 그는 분명히 다시 물을 것이다.
"그럼 내일은 어때요?"
"아... 내일은 가볼데가 좀 있어서요."
이 정도 튕겨줬으면 어쩌면 그는 실망하고 포기해버릴지 모른다. 이때 바로 당신이 회심의 한 마디를 날려주는거다.
"혹시 이번 주말은 어때요? 그땐 시간 괜찮은데…”
그에게 자신의 삶을, 스케쥴을 소중히 하는 여자로 보여라. 그의 전화만 기다리고 있다가 덥썩 받아 무는 배고픈(?) 여자로 보이지마라. 한두번의 튕김이 그로 하여금 당신과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게끔 만들 것이고, 당신이 그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사람이 아닌 예의를 갖추고 시간을 잡아야 만날 수 있는 여자로끔 보이게 해줄 것이다
밀고 당기기는 연인에게 가르쳐주는 베드민턴과 같다. 처음에는 쉽게 던져주면서 점점 어려운 볼을 던져주며 상대가 성취감과 흥미를 동시에 느끼게끔 하는게 포인트다. 물론 스킬(?)을 자랑한답시고 환상의 서브니 지옥의 셔틀콕을 마구 날려주셨다간 상대가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이상으로 소개팅에서 상대를 사로잡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영화에서처럼 눈빛이 마주치면 스파크가 파바박 튀고,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모든걸 말할 수 있는 그런 인연이 소개팅에 나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소개팅이란 참 불편한 만남의 방법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인위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서로를 탐색하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빠르게 결정해야하는...
요는 짧은 시간에 서로가 얼마나 공감하고, 소통하고, 친밀감을 느끼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도 그가 이끄는 대로 가만히 따라가지만 말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아무쪼록 필자의 이 글이 연애를 준비하는 많은 솔로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2013년 한해는 꼭 당신이 솔로에서 탈출하길 기원하며! 필자는 언제나 당신의 사랑을 응원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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