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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여자는 첫사랑을 기억에 묻는다. 남자들의 첫사랑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말들 중 하나다. 그만큼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못한다고들 전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마치 정설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이 이론(?)이 과연 정말인걸까? 남자들은 정말 결코 첫사랑을 잊지못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첫사랑을 못잊는 남자친구 때문에 오늘도 밤잠을 설치는 S양의 하소연을 잠시 들어보도록하자.
지금 동갑인 제 남자친구 정말 좋은 사람이예요. 성격, 취미, 관심사, 생각하는것까지 저랑 너무 잘맞고 자상하고 친절하고... 정말 더할나위 없어요. 그런데 딱 한가지 문제가 있는게... 바로 그의 첫사랑이예요. 남자친구가 예전에 너무나도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데요. 대학교 1학년때 1년정도 사귀다가 깨졌는데 몇년동안 그 아이를 못잊었데요. 물론 걔랑 깨진 후에도 사귄 사람은 또 있는것 같긴한데. 남자 친구 미니 홈피의 예전 글을 읽어보면, 저랑 사귀기 얼마전에도 계속 못잊고 그랬던것 같아요. 지나가는 말처럼 슬쩍 물어봤는데 저보다 날씬하고, 예쁘고, 착하고 그랬었나봐요.ㅠㅠ
물론 그가 저를 사랑한다고 믿어요. 하지만 가끔은 그것 때문에라도 정말 무서워져요. 가끔씩 그가 무심코 하는 말들, 그리고 예전에 그가 썼던 글들... 여자는 한사람을 잊으면 다른 사람을 빨리 사랑하지만, 남자는 한사람만을 어쩌구 저쩌구... ㅠㅠ 왠지 그 여자가 지금이라도 다시 남자친구한테 연락하면 남자친구 마음이 흔들릴것같고 그래요. 그의 말이라면 정말 모든게 다 믿음이 가지만, 이것만큼은 그를 못믿겠어요.
진짜 남자들, 첫사랑 죽어도 못 잊나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아무리 사랑해도 잊을 수 없는걸까요ㅠㅠ 이 문제만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한숨만 쉬고 남자친구를 못 믿는 내 자신이 너무너무 싫어요...
먼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S양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해드리며...^^; 그녀의 질문을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여쭈어본다. 남자들은 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걸까? 남자들은 태생적으로 로맨티스트니까? 혹은 첫사랑에게 모든 마음을 다 줘버려서? 웃기고 있다.-_-; 그럼 더 줄 마음도 안남아있는 두번째 사랑부터는 가짜냐.; 고등학교 때 17대1로 싸워서 이긴 싸움이라던가(사실은 당신 편이 17명이었단;), 군대에서 무려 13명을 재끼고 한골을 넣은 축구이야기라던가하는(13번째 선수는 바로 당신입니다. 응?) 뻔하고 허세섞인 그런 스토리말고, 보다 현실적인 이유와 그들의 첫사랑에 대한 넋두리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하자.^^
1. 과거는 언제나 미화되기 마련이다.
가끔씩 그가 무심코 하는 말들, 그리고 예전에 그가 미니홈피에 썼던 글들... 그의 첫사랑의 이야기는 언제나 당신을 불안하게 한다. 그녀가 나보다 훨씬 이쁘고 착했다는데... 나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던데... 그녀가 지금이라도 그를 찾아오면 나를 버리고 떠나버리는거 아냐... 하고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나쁜 기억은 그리움 때문에 희미해지고 좋았던, 아름다웠던 추억만 더 부각되어 기억되기 마련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무드셀라 증후군(Mood Cela Syndrome)이라고 한다. 정말 그의 첫사랑은 당신보다 훨씬 이뻣고, 훨씬 착했고, 훨씬 능력있었고, 훨씬 귀여웠을까? ^^; 천만에! 그건 '그래 군 생활도 제법 할만했어.' 내지는 '고3? 사실 공부가 제일 쉬웠던것같애.'만큼이나 그의 흐릿한 기억력이 만들어낸 엄청난 착각일뿐이다. 다시 해보라고해라. 죽을것 같을꺼다.-_-;
원래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미련이 생각보다 큰 법이다. 아쉬움이 남는 건 항상 더 오래기억되기 마련이고... 어떤 이유로 헤어졌던 결국 둘은 현재 서로를 '가지지'못했다. 사실 둘이 계속 사귀고있었더라면 현재까지도 그때 헤어지게된 계기가된 이유로 지지고 볶고 싸우고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헤어져버렸기에 한번은 가졌었던것, 하지만 지금은 가지지못한것에 대한 미련이 더 많이 남기 마련이다.
그의 첫사랑은 어쩌면 당신보다 훨씬 못생겼고, 훨씬 성격이 까다로웠으며, 심지어 제대로 된 만남도 아닌 그 혼자서 짝사랑했던걸수도있다. 만약에 그녀가 정말 그렇게나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도대체 그들은 왜 헤어진건데. 알고보니 스무살까지밖에 살수없는 불치의 병? 집안의 결혼 반대?(그것도 대학교 일학년때? -_-;) 웃기지 말라고해라. 바람을 폈거나, 심하게 다퉜거나, 뭔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분명 있기에 헤어진거다. 과거? 물론 중요하지 않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 있는 사람은 당신이고, 그런 의미만 놓고보더라도 당신은 그의 첫사랑의 연인보다, 당신이 열배, 스무배 더 이쁘고, 착하며... 그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2. 로맨티스트 혹은 허풍쟁이.
심지어 첫사랑의 과거를 악용(?)하는 남자들도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단하고, 이렇게 근사한 여자랑 사궜었다. 그러니 나는 이만큼이나 능력있는 남자다." 이런 유치한 허세 말이다. 그가 가끔 술 한잔 했을때, 우수에 찬 눈빛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처억 고정하며 "그래, 이런 여자가 있었지..." 하며 풀어놓는 말을 100% 다 받아들이지마라. 그의 말은 마치 우리 사돈의 팔촌은 강남의 땅부자고, 우리 사촌형은 서울대에 다니며, 우리 할아버지는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자랑만큼이나 유치하고 쓸데없는 허세일뿐이다. 그래서 도대체 뭘 어쨌다는 거냐. 어쨌거나 지금 그의 애인은 당신인데 말이다.^^;
그냥 그가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면 '헛소리, 즐~' 하고 마음속으로 사뿐히 외쳐주시고,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라.-_-;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뭔데. 나보다 그 여자가 더 좋다는거야? 그럼 그여자 만나지, 왜 나만났어?" 하고 말이다. 괜히 분위기 맞춰줄 필요도, 동조해줄 필요도 없다. 이런건 잔소리도, 유치한 질투도 아니다. 비난받아야할건 오히려 당신이 두눈 시퍼렇게 뜨고(응?) 그의 곁에 있음에도 미련이라는 핑계로 헛소리를 끄집어내는 그의 무례함이다. 괜히 혼자만의 허세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그의 등짝에 식은땀이 흐르도록 해줘라. 사랑하는 사이라고 모든걸 다 받아줘서는 안된다. 그런 것도 버릇되면 계속 그런다. 따끔하게 혼내주지(?) 않는다면 당신도 계속 스트레스받고 그도 더욱 기고 만장해 질것이다.;
어쩌면 그의 지금 행동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의 모습과 같다. 입에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운 고기 한덩이를 물고, 강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개 한마리. 물론 그는 우화 속의 개 만큼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잘 알고있을것이다. 짖는 순간 입에 물고 있는 고기덩이는 차가운 강물 속으로 떨어져버린다는 것을... 감히 짖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짖어보라고 오히려 부추겨보라. 그리고 다음부터 또 그러나 지켜보자.^^
원래 첫사랑은 달콤한 기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그리고 처음이라는 것에는 묘하게 아련함이 있다. 첫만남, 처음으로 손을 잡았던 날, 첫키스를 했던 그 가로등 아래 길... 너무나도 풋풋했고, 그만큼이나 사랑 앞에서 가장 순수했던 시기였기에 더 달콤하고 짜릿한 기억으로 남는것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점점 이성에대한 환상이 깨어지고 그래서 그때만큼이나 솔직하고 벅찬 환상은 느끼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사랑을 잊지못한다는 남자들. 다 좋다. 하지만 최소한 당신의 첫사랑을 현재의 여자친구에게 떠벌리지마라.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그녀에게 들려주며 스스로를 능력자, 혹은 감성이 풍부한 로맨티스트로 여기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현재에 사랑에 무례하고 예의 없는 남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까 말이다. 정말 중요하다면 이리저리 밖으로 내돌리지말고 마음속 깊은곳에만 곱게 묻어둬라. 그게 현재 당신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 당신의 과거가 어떻든 당신을 사랑해주고있는 한 여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테니 말이다.
물론 당신은 아쉬울것이다. 당신이 그의 첫사랑이고 싶은 마음... 그의 그 대단하다는 첫사랑과 비교되고, 그래서 더 불안하고 속상한 마음... 필자도 알고남음이다. 하지만... 정말 그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당신의 사랑을 소중히 한다면... 당신의 사랑 앞에 보다 당당해져라. 당신의 사랑은 그의 사랑의 제 2편이 아니다. 그와 당신의 새로운 1편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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