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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란건 참으로 놀라운 것이라서 마치 매트릭스에 접속하는 저항군들처럼 코드 하나만 꼽으면 자기가 어느 지역에 있던 웹이라는 동일한 세계를 만날수있다. 부산에 있던, 서울에 있던, 독도에 있던, 심지어는 외국에 있던 간에 말이다. 빈부격차, 장소불문,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동일한 웹 환경을 제공한다. 그래서 웹이란 기회의 균등과 평등의 제공이라는 점에서 '혁신'이라고 불리울만하다. 그렇다면 그런 웹 기반의 블로그는 어떨까? 이론적으로 따졌을땐 블로그에는 지역색은 몰라도 지역의 구분은 없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않다. 왜일까? 지역적으로도 평등하다는 웹의 세계에서, 왜 지역 블로거들의 모임이 필요한 것일까?
너무 딱딱하게 시작했나? ^^; 사실 이런 고민은 필자가 부산 블로거 모임을 처음 접하면서부터 했던 고민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웹기반은 머리 뒤쪽에 매트릭스의 세계로 가는 코드가 꼽혀있는 동안은 평등하지만, 그걸 뽑고 현실로 돌아오면 평등하지않다. 왜냐고? 일단 유명블로거들의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포진해있고, 블로거들을 지원하는 각종 모임과 스폰서들이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 자리잡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지역 블로거들은 참여의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필자가 올블로그 코리아에서 베스트 블로그의 한명으로 뽑혔을때도 필자와 교류를 가지고있던 블로그 친구들과 인기 유명 블로거들을 만난다는 마음에 설래이기 그지 없었지만 부산->서울까지 왔다갔다 KTX 비용과 시간의 압박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진정으로 열의가 있다면 그정도는 감수해야지, 라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다만... 집에서 지하철 타고 갈수있는 거리와 집에서 KTX 타고 갈수있는 거리의 차이로 '고작' 이 정도 불평은 할수있지도않을까...^^;
그러던 와중에 부산 블로거 모임이 드디어 '사고'를 쳤다. 바로 '제 1회 블로거 썸머 페스티발' 개최 공지를 낸것이다. 단순한 지역 블로거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던 부산블로거모임(이하 부블모)이 올블로그,블로그코리아, 통도환타지아, 인터넷 존등 유명 기업들의 스폰싱을 따내며 무려 100여명 참석 규모의 대규모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그들의 놀라운 추진력과 기획력에 감탄하면서도 역시 필자는 다시 한번 망설였다. 물론 예전에 부블모에 한번 참석을 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님, 엔시스님, 세미에님 등 몇몇 블로거 분들과 안면이 있긴 하지만 필자는 역시 약간의 낯가림이 있었고(필자는 생각보다 수줍음을 탄다..ㄷㄷ;), 온라인 상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며 나름 약간의 인기(?)를 얻기도했지만 막상 라이너스라는 사람을 실제로 보게되면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것인가... 그동안 필자의 블로그에 악플과, 위협과 협박을 일삼던 사람이 블로거의 한명으로 참가해서 필자의 여린 가슴에 비수를 꼽진 않을까... 웹 기반에서 활약하는 블로거가 굳이 오프라인 모임까지 가질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난 내 블로그가 특정 지역성과 지역색을 띄는게 싫은데(필자가 제일 싫어하는게 지역, 연고주의다.) 등등의 이유로... 하지만 필자는 결국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1인 의 한계를 벗어날수있는 방법은 결국 '소통'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어렵사리 참가 결정을 내렸다.^^; 그나저나 참가 결정의 계기가 복잡하기도하다. 훗~ 난 복잡한 남자라구...-_-;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블로거 페스티발이 열리는 양산 통도 환타지아에 도착할 무렵. 흐리던 하늘에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앞차가 안보일지경. 부산 블로거 모임 첫날에 이렇게 비가 오다니 이건 무슨 징조인가! 내일 물놀이는 어쩌고!<-잿밥에 관심을 더보이는 녀석. '쿨하게 비오는 날 수영하는 7가지 방법' 이런 포스팅이라도 해야할까. ㄷㄷ; 주차장이 없어 한참을 헤매다 간신히 비는 자리에 주차를 하고, 콘도쪽으로 가려니 우산이 없네...ㄷㄷ; 근무복을 벗어 머리에 조선시대 여인네마냥 쓰고 로비로 달려가니 행사를 준비중이신 부블모 회원분들이 보인다.
곧이어 서울, 부산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차례로 도착하고... 첫 모임의 장소인 4층 회의실로 갔다. 이번 페스티발은 부산블로거 모임의 회장님이신 인기 IT 블로거 마루님의 개최사(?)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곧이어 각자 소개의 시간을 가졌는데... 원래 스태프 포함 100여명으로 기획된 행사였는데 홍보 부족이었을까, 아니면 지역적 접근성의 한계 때문이었을까 참가 인원은 50여명정도 밖에 되지않았다. 하지만 애당초 2시간으로 잡혀있던 자기 소개 시간은 한 사람당 4분씩만 잡아도 3시간 20분이 훌쩍 넘어가 결국 저녁 식사 전까지 자기 소개만 하다가 마무리를 지은 거같다.^^;
저녁 식사를 마친후 '도전 블로거 골든 벨'이란 행사가 이어졌는데... 앞의 단상에 모두들 올라와 오른쪽 왼쪽으로 경계선을 긋고 OX 퀴즈를 했다. 온라인, 웹, 인터넷, 블로깅, XML등 왠지 IT스러운 질문들이 계속 이어졌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필자가 골든벨 상품을 손에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참에 IT 블로거로 전향해버려? -_-;;;
곧이어 다들 술 한잔씩을 나누며 난상 토론의 시간이 이어졌다. 홈페이지와 blog의 차이, 개인 blog가 목적성, 전문성을 가져야하는 이유 등에 관해서...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고 흥미로운 주제이긴 했지만, 하나의 주제로 너무 길어지고 파고 들어가다보니 점점 난이도가 높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지않았나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들기도했다. ^^;
둘째날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놀이 날이다. 길고 긴 기다리는 사람의 대열을 건너 입장을 하고 물놀이를 즐겼다. 필자는 보기완 달리(달리?) 개헤엄밖에 칠 줄 모르는 맥주병이다. 그래서 수영장에 놀러가도 별로 재미가 없다. 물안에서 첨벙첨벙 거리다나오는 정도? ^^; 하지만 아쿠아 환타지아엔 파도풀장이 있어서 구명조끼를 입고 물 위를 넘실넘실 떠밀려 다니는 기분이 꽤나 괜찮았던 것 같다. 수영 못하는 필자에게 물놀이의 즐거움을^^; 물론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서울에 있는 캐러비안 베이에 비해선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경제적인 측면(차비, 입장료, 숙박료)이나 접근성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고려해볼때 경남 지역권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곳이 훨씬 나을것같다. 게다가 친구 D모씨의 증언에 의하면 물놀이 기구 기다리는 시간도 서울 쪽의 1/4 정도란다.^^; 어쨌거나 커플로 참가한 블로거분들을 보며 여자친구와 함께 오지못한 아쉬움을 달래다, 결국 H양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물놀이는 꼭 이곳으로 오자고했다.^^;
왼쪽부터 아무르님, 필자(라이너스), 따뜻한 카리스마님, WUNG9 님...^^ 사실은 커플이면서도, 이곳에서만은 솔로가 되어 커플지옥, 솔로 천국을 외치며, 남자들끼리의 우정이 최고지,(연애 블로거가? ㅋ) 하고 외쳐대며 남자 4명이서 똘똘 뭉쳐서 돌아다녔다. 특히 우리 무리의 리더격이셨던 따뜻한 카리스마님은 교수님이자 유명 강사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 만나보면 엄청 소탈하고 재미있으신 분... 필자와 연배야 10년 이상 나지만 형님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어쨌거나 물놀이를 끝으로 즐거웠던 블로거 패스티발도 끝이 났다.
아마 참가를 고려하셨던 분들 중에서도 특정 지역 모임이라는 것 때문에 참가하면 소외받는건 아닐까, 그곳의 지역성에 휩쓸리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셨던 분도 있으실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차를 각각 마련했다. 물론 전국 각지에서 다 버스를 출발시켜야하는거 아니냐는 태클이 들어올수도 있지만, 기존의 모임들과는 달리 확실히 타지역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음은 물론이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모임에선 타 지역 참가자가 과반수를 넘겼다. '부산 사람들'이라는 기치 아래 모인 게 아닌, 블로거라는 기치 아래 '부산'에서 모인 사람들이란 차이에는 적은거 같지만 묘한 늬앙스가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수도권에비해 오프라인 모임을 접하기 힘든 지역 블로거들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주체가 되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는듯하다.
아쉬웠던 점은 실제 활발하게 블로거로써 활동중이신 분들보다 비 블로거 분들이나, 이제 막 블로깅을 시작한 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초보 블로거들의 참가가 필요한 것도 맞지만, 어느정도 알려져있고,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유명 블로거분들이 보다 많이 참여해주셨더라면 보다 많은것을 얻고 공유할수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번에는 초보(?)로써 참여하신 분들이 다음에는 다들 인기블로거로 거듭나서 참석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않지만 말이다^^ 또한 저녁 때 난상토론의 주제가 살짝은 어려운 게 아니었나싶다. 홈페이지와 blog의 차이, 개인 blog가 목적성과 전문성을 가져야하는 이유 등.. 물론 이런 주제도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지만. 이런 이념적이고 관념적인것보다는 초보자들이라도 보다 쉽게 관심을 가질수있는 인기글 작성 요령이라던지, 팬(?)층 확보 요령이라던지, 블로그로 돈벌기 팁이라던지 이런... 보다 솔깃한 주제에 대한 토론은 어떘을까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아직도 필자는 고민에 빠진다. 온라인의 특권과 자유를 누리는 블로거들이 꼭 오프라인에서 만나야 하는가에 대한... 하지만 그들이 이용하는 매개체는 온라인이지만, 그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따뜻한 정이 숨쉬는 오프라인이기에...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질수있다면 그게 또, 소통의 또다른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필자의 마음이 언제나 따뜻한 오프라인인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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