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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들끼리 군대 얘기를 많이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여자들이 남자가 군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는 경우도있다. 물론 여자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군대에서 축구했다는 얘기 뭐 이런걸 물어보는건 아니고^^; 군대는 갔다왔는지 어떤 군인(?:육해공,전의경,공익등)으로  갔다왔는지 간단하게 물어보는 정도? 그런데 그 대답을 듣고 자기만의 편견을 입 밖으로 내는 바람에 곤혹을 치루는 여자들도 종종 있다. 남자와 여자의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트러블이랄까?

그렇게 길고 길었던 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일어나 말년이라 안닦던 워커도 닦고, 옷도 다려서 깔끔하게 차려입고 전역 신고를 했다. 곧바로 당시 외국에 계셨던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고 서면에서 필자의 군주 때 함께했었던 맴버들과 다시 뭉쳤다. 필자는 2학년1학기를 마치고 군에 갔던터라 대학 동기들에 비해 전역이 6개월 정도 늦어서 동기들은 이미 다들 군에 갔다온 상태였다.

A군: 짜식, 축하한다~ 내가 먼저 제대했으니 형님이라 부르거라.ㅋ

라이너스: 이녀석! 무슨 소리냐. 다른 부대면 다 그냥 아저씨지...ㅋㅋ


뭐... 이렇게 화기애애한(?) 축하의 말들이 오고가고...^^; 술자리가 벌어지던중... 여자 동기인 B양이 문득 얘기를 꺼낸다.

B양: 의경 생활했다며? 부산에서 근무했다지?

라이너스: 응 그랬지...

B양: 의경들 보니까 맨날 외박 나오던데... 부산에서 군생활했으니 편했겠다.


두어번 필자의 군생활 이야기를 한적이 있지만 필자는 의경 출신이다. 의경들이 경찰사무 업무를 보고, 전경들이 데모를 막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의경들이 데모 진압에 더 많이 투입된다. 필자도 의경 입대 전에는 그런 착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왠 걸... 온갖 데모 현장에 다 투입되고 911테러가 터지는 바람에 총알도 없는 총을 들고 미군부대 24시간 경호 업무까지 떠맡아야만했다. 남의 나라 군대를 의경이 왜 지켜야 하냐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써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는 점에는 전혀 억울할게 없었다. 나도 신체건강한 대한의 남자니까. 이런 얘기를 B에게 해줄까 말까하다가... 남자라면 누구나 다 하는 군 생활... 굳이 내가 힘들고 말고 설명할 필요가 있나해서 쓴웃음을 짓고 넘겼다. 그런데 술이 됐던건지 B양의 만행은 계속되었다. B양은 자기 남자친구인 C군에게 갑자기 물었다.

B양: C, 그러고보니 우리 사귄지 좀 됐는데 한번도 안물어봤네... 군대 어디 나왔어?

C군: 응... 나... 공익인데...

B양: 공익? 자기야말로 엄청 편했겠는데? 출퇴근하면서 하는거지? 뭐 2년동안 할꺼다하고 억울할것도 없었겠네. 우리 오빠는 해병대 나왔는데... 멋있지않냐? 솔직히 오빠 해병대 나온거 너무 자랑스럽고 멋져...ㅎㅎ

술을 아무리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않아 별명이 '창백리'던 C군은 독주를 연거푸 들이킨거마냥 얼굴이 새빨개졌고 필자도 슬슬 기분이 나빠왔다.  그래도 내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구들이 다투는게 싫었고 괜히 이런일로 잘 사귀고 있는 커플이 싸우는걸 보고싶지도 않았다.

라이너스: 자자, 우리 술이나 한잔하자. 다들 군생활 힘들게했지. 누가 편하고 누가 쉬운게 어딨겠어?

B양도 내가 눈치를 주자. 뭔가 실수했다 싶었는지 입을 다물었다. 우리는 술 한잔씩 돌린후에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었고... 무사히(?) 넘어간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C군이 폭주해버린것. 넘어가는듯했으나 마음에 담아둔 모양이다. 그는 B양에게 다가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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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군: 야, B! 니가 뭔데? 니가 내 군생활한데 도와준거 있냐? 내가 공익이든 뭐든 군대도 안 갔다온 니가 나한테 그런말 할 자격있냐고! 에이, XX

그러면서 갑자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고... 즐거웠던 내 군주는.ㅠㅠ 난장판이 되고말았다. B양도 사실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었으나 말을 조금 생각없이 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쨌거나 나중에 술이 깨고 B양은 C군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C군은 B양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물론 둘은 아직도 잘 사귀고있다^^;

물론 이 경우는 좀 정도가 심한 사례지만... 군대와 관련해 여자가 남자에게 할수있는 말 실수 몇가지를 꼽는다면...

"군대 갔다와야지 인간된다던데."

"누구는 군대를 안 갔다와서 그런지 철이 좀 없는거 같더라."

"어디서 근무했으니까 편했겠네?"

"우리 누구는 어디 나왔는데 이 정도는 되야 군생활 아니겠어?"

다른 말들에 대해선 아무리 너그러운 남자라고 할지라도... 그게 군대 얘기라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여자들이 남자들의 군생활에 대해 쉽게 얘기하는것을 좋아하지않는다. 겪어보지도 않은 일을 쉽게 이야기하는걸 기분나쁘게 생각하는것... 아무리 편하게 군생활을 하고... 아무리 좋은 보직에 있었어도 군대는 군대다. 단지 2년이 넘는 기간을 군대라는 곳에 묶여 젊음을 소비하는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희생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한번씩은 다 다녀오는 곳이라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일수있겠지만 각자에게는 가장 치열했던 군생활에 대해 타인이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분명 사려깊지못한 행동일것이다. 남자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이기도하고... 오히려 이럴땐 "아... 정말 힘들었겠다. 그래도 몸건강히 무사히 잘 다녀와서 정말 다행이네."하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를 해준다면... 아니 이렇게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니!하면서 상대는 그녀를 다른 눈으로 보게될것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서 모든 다툼이 시작되고 사려깊은 말 한마디에서 모든 행복이 시작된다는걸 꼭 기억하길...^^

공감가신다면 추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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