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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얼핏 잠이 들었는데 나비가 되어 꽃밭 위를 즐겁게 노닐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그 꿈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자기가 원래 나비인데 꿈에서 장자가 된 건지, 아니면 장자인 자기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건지 하는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개미, 파피용, 신, 나무, 죽음, 고양이, 문명, 기억, 심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사전 등 나오는 책들마다 그 특유의 상상력과 몰입감있는 스토리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장편소설인 타나토노트.

타나토노트란, 죽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thanatos와 항해자를 뜻하는 nautes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단어다. 즉, 육신과 영혼을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내어 사후세계를 방문했다가 다시 육신으로 돌아오는 실험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죽음이란 미지의 영역 너머에 있는 것을 발견했고 각각 하나의 새로운 영계를 넘어갈 때마다 이를 새로운 도전이라 여긴다. 하지만 각 단계를 넘을 때마다 그들은 삶과 죽음에 대한 무게와 그 가벼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품게 되고 그들의 사회는 혼란을 겪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제일 끝에 있는 제7계에 도달함으로써 지금까지 거쳐온 도전과 그 과정에서 부여해온 의미와 삶과 죽음의 의미를 그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타나토노트는 심오하지만 딱딱하지않고, 재미있지만 얋지않은... 그야말로 처음 책장을 펼침과 동시에 끝까지 쉬지않고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몰입감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모르는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고 또 두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자의 꿈에서 나비는 고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저 따사로운 햇살과 짙고 노란 꽃향기 넘실대는 꽃밭을 한들한들 날아다니며 그저 즐거울 뿐이다. 지금 사랑하고, 지금 행복하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히 살아간다면... 타나토노트의 그 탐험가들이 간난신고(艱難辛苦) 끝에 도달한 제7계에서의 비밀을 우리도 언젠가 그리 어렵지 않게 들여다볼 그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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