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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첫째녀석이 학교에 다녀오더니 하는 말.
"아빠 우리는 캠핑 안가?"
왜 그려냐니, 친구들이 학교에서 자랑을 하나 보다. 캠핑을 가느니, 마시멜로를 구워먹느니, 고기를 구워먹느니... 어린 마음에 부러웠나보다. 솔직히 라이너스씨는 어린시절 캠핑만 따라가면... 비오고, 바닥 배김에, 모기에, 찌뿌둥, 습습 등 그리 편했던 기억이 없어서 어른이 되고도 캠핑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아이의 말 한방에 무너져버렸다.^^;
"어, 그, 그래? 한번 생각해보자..."
...라고 답을 해줬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스노우라인의 미라클 패밀리라는 텐트를 질렀더란.ㄷㄷㄷ; 혼날줄(?) 알았는데 뭉이는 좋아하더란...;; 자기도 가고 싶었다면서... 감성캠핑하고 싶다나 뭐라나...^^;
처음엔 솔직히 텐트만 사면 될줄 알았다. 바닥에는 집에 있는 커다란 발포 매트리스를 깔면 될것같았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고기도 구워야할것 같아서 알아보다보니 에르메스 화로대(그 명품 에르메스 아님)가 가성비가 좋다고해서 지르고, 숯 집게 지르고, 코베아 불피우는거(토치) 지르고.... 이제 마트에서 숯만 사면 그깟 마시멜로 문제 없겠다 싶었는데... 바닥에서 먹을순 없다는 생각이....; 그래서 어느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아이들 있는 집에 필수라는 로우 폴딩 체어 4개(스노우라인꺼), 식탁은 최대 40cm까지 올라가서 로우 폴딩 체어에 딱 맞다는 마운트리버 포폴딩 식탁까지 지르고만 것이다. 아아,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이러면 안된다. 이제 더 이상 안질러야지 했는데... 인터넷의 글들을 열심히 눈팅하다보니 한여름 조차도 전기매트는 필수라는 겁니다. 저체온증 온다고...ㅠㅠ 153매트와 코멕스 중 고민하다가 한방에 153매트로 결정하고... 내침김에 바닥공사의 필수품이라는 에어박스의 에어매트까지...;
첫 캠핑장소로 선정한 곳은 바로 가까운 진주 명석면에 있는 도토리 캠프. 아이들 놀거리가 많고 가깝다는 장점 때문에
첫캠프에 딱이겠다싶어서 선택했다. 여튼 캠핑갈 날만 기다리며 손꼽아 기다리다가 금요일 예약을 했으나, 비소식, 토요일로 미뤘으나 또 비소식이... 결국 우리의 첫캠핑은 비가 운명이구나 한탄하며... 그냥 강행하기로 했다. 여튼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테트리스(차 트렁크에 짐을 요리조리 맞춰 싣는다는 캠핑용어)에 도전!
오오, 깔끔하게 성공인가요?
...는 실패... 아이들아, 미안하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둘째아들의 표정... 아빠 이게 뭐냐며.. 차 안에서 자는 거냐며? ㄷㄷㄷ; 루프백에 대한 지름욕구 +1이 추가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명석면에 위치한 도토리 캠핑장에 무사히 도착. 운동장 가운데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본격적으로 텐트를 치기 시작한다. 첫째 녀석이 많이 해보고 싶어해서 팩을 거의 다 박아놓고 마무리만 살짝살짝 하게 해줬더니 좋아하더란...^^;
자립한 스노우라인 미라클 패밀리... 둘째는 뭔지도 모르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ㅎㅎ;
앞서 리뷰한 에어박스 에어매트로 텐트 내 바닥공사(이너 텐트안 잠자리 다지기).
생애 최초로 지른 미라클 패밀리 텐트... 뭉이, 필자, 아들1, 2 딱 좋은 사이즈 였다. 완전 초보자인데도 딱 텐트랑 이너만 치는데는 1시간이 채 안걸린듯. 어렵지 않다. 정리한다고 했는데 난민 모드..ㅠㅠ 수납공간의 부족... 추가 쉘프에 대한 지름욕구 +1이 추가 되었습니다.
비온다더니... 역시 기상청 말은....ㄷㄷㄷ; 아이들과 필자는 이날 물병에 입에 달고 살았다. 둘째 녀석은 아예 병나발을 불고...ㅎㅎ; 500ml 짜리를 10개나 들고왔는데 부족... 스탠리 워터 저그 7.5에 대한 지름욕구 +1이 추가 되었습니다.
이제 텐트도 다 쳤겠다. 캠핑장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돌아본다. 오오~ 저 끝에는 미라클 패밀리, 그 옆에는 코베아 네스트! 그 옆은 티피 타프인가?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조금씩 캠핑 장비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방방장. 오른쪽은 초등학생 이상, 왼쪽은 초등학생 이하가 이용가능하게 분리되어있다.
방방장에서 신이 난 둘째.
방방장 바로 옆은 수영장인데... 여름에는 물을 채워준다고... 다만 여름이 지나서인지 조금 관리가 안되고 있었다. 뭔가로 덮어놓으면 더 좋을듯.
시골에 있는 캠핑장이라 그런지 저 뒤로 산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눈이 시원하다.^^ 그나저나 인터넷과 뽐뿌 캠핑포럼만 보다가 필드(?)에 나오니 정말 다양한 텐트들이 눈에 들어온다.
폐교를 수리해서 만든 도토리 캠프. 해마다 할로윈 파티 캠핑도 한다는데 뭔가 잘어울리는 느낌적인 느낌? ㅎㅎ; 학교(?) 내부에 여러 시설들이 있다.
입구에 설치되어있는 소원 성취(?) 나무도 있고...
고양이 테러사건, 난로용 등유팝니다. 방문객 요금, 전기 온열기 사용 금지 등 공지사항이 적혀져있다.
그 옆은 어린이 영화극장. 도토리 캠프에서는 저녁 8시부터 만화 영화를 상영한다고... 물론 요즘에는 빔 프로젝트를 들고다니시는 분들도 많지만 없으신분들께는 꽤나 괜찮을듯...ㅎ; 오늘의 상영작은 리오2.
도토리 캠프 이용안내 및 캠핑장 안전행동 요령.
시설배치도. 이걸보면 사이트 전경을 한눈에 알아볼수있다. 도토리 캠프는 데크 사이트는 없고 파쇄석 사이트만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사이트는 B3. 배전반, 소화기, 방화사, 방화수 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가지고 간 러그 20m 릴선으로 충분했다.
학교 교실 처럼 생겼다. 대체로 노후한 느낌은 있다.
화장실의 모습. 바로 옆에 샤워실이 있다.
샤워실의 모습. 양옆으로해서 총 8개인데... 동시에 물을 틀면 물이 너무 졸졸졸 나오고...ㅠㅠ 밤에 샤워를 하러 갔더니 뜨거운물이 잘 안나와서 찬물에 샤워를...ㅠㅠ;
샤워장 밖 몸 닦고 말리는 곳. 헤어드라이기가 있긴한데 너무 작고 힘이 약해서...; 그리고 샤워장과 화장실 청소가 중간중간 이뤄지지는 않는듯.
설거지를 하고 화로, 석쇠 세척을 할수있는곳. 이곳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곳도 있다.
한 교실에는 저렇게 에어바운스가 설치되어있다. 아이들이 놀기는 딱 좋은듯...^^
복도 한켠엔 책도 비치되어있다.
학교 건물 뒤편이 분리수거장.
건물 내 있는 매점. 양심매점이라고 보드판에 이용한걸 적고 나가면서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입금하는 방식인데... 양심매점 이게 당장 돈이 안나가니까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이야 과자야 마구 꺼내먹고 칠판에 적어놓기만 하면 되니 오히려 과소비를 부추기더란...^^;
생수, 소주, 맥주, 사이다, 캔음료, 캔커피등을 팔고있다.
아이스크림도 팔고있다. 솔직히 집 주변 가격의 2.5배라서 안사먹으려 했는데 이날은 날이 더워서 엄청 사먹은듯..ㅠㅠ;
각얼음도 팔고, 각종 과자류, 젤리, 마이쮸등도 팔고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빠뜨리고 왔을때 급하게 찾게될 물건들... 부탄가스, 햇반, 통조림, 쿠킹호일, 고무장갑, 모기향, 컵라면, 종이컵, 태망 등을 갖추고있다. 우리도 캠핑가서 햇반을 왜먹어 직접 해먹어야지... 해놓고 냄비 바닥을 다 태워먹고 결국 다음날 아침 식사때는 햇반을 사먹었단 슬픈 사연이...ㅠㅠ
장작과 등유, 숯도 팔고있다. 장작 가격은 한망(20kg)에 만원. 제법 괜찮은듯하다.
실내 축구장의 모습.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를 하고있다.ㅋ
아이들이 방방장과 축구장에서 노는 동안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숯에 불붙이기. 에르메스 화로대에 숯을 넣고 토치로 불을 붙인다.
토치로 10분정도 숯을 달구었을까... 얼레? 초보자는 어렵다던데 의외로 쉽게 붙여진다. 호, 혹시 라이너스는 타고난 캠핑인? ^^;
잠깐 기다리면서 스노우라인 미라클패밀리 사진 한 컷 더.ㅎㅎ; 숯에 불이 갓 붙었을때 고기를 구우면 타버릴수있으니 검은 숯의 표면히 하얗게 변하면 그때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된다.
고기가 잘 익어간다. 집에서 먹을땐 그저 그랬는데... 똑같은 고기인데도 숯불에 구우니...!!! 고기를 굽는 동안 침을 꼴까닥 흘리는 녀석들... 왼쪽부터 둘째, 첫째, 맨 오른쪽은 다른 텐트에서 놀러온 꼬마.ㅋ 뭉이는 의자가 없어서 서서.ㅠㅠ 그러고보니 아들들이 돌아다니며 사귀어 오는 친구들을 위한 손님용 의자가 필요하다.ㄷㄷㄷ;추가 의자 구입에 대한 지름욕구 +1이 추가 되었습니다.
스탠리 GO 텀블러가 갖고 싶어서 뉴트로지나 에멀젼을 샀습니다.;;; 오른쪽은 감성캠핑 사진을 위한 라이너스씨표 자작 랜턴(?)
숯이 마무리될 무렵 장작을 넣었다. 불이 일렁이며 잘 타오른다.
활활 타오르는 불빛을 보며... 조용하고 감성적인 불멍의 시간... 을 가지고 싶었으나...
불멍은 무슨! 아들들과 놀러온 아이들은 '구운 마시멜로를 내놓으라며' 불 앞에서 위협의 인디안 댄스를 추고...
결국 마시멜로를 몇개 구워줬는데... 이웃(?) 텐트 아이들까지 다 몰려와서 쉴새없이 굽게 되더란...ㄷㄷㄷ;
마시멜로를 몇 개 구워 먹였더니 만족한듯 결국 불멍에 동참한 아이들...
이번에 산 앵두 전구... 이걸로 뭉이에게 칭찬 받았다.^^;
둘째 녀석은 피곤했는데 이른 잠자리에 들고... 전기매트인 153매트를 깔고 살짝 돌렸더니 습기가 없어서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전날 늦게자서 늦게까지 실컷자려 했으나 어느덧 눈이 떠져버렸다. 캠핑장의 아침은 평화롭다.ㅎㅎ;
첫째와 둘째도 어느덧 기상. 둘째녀석은 많이 자서인지 얼굴이 퉁퉁 불어있다. 모기향도 피우고 모기기피제도 뿌려줬는데 여기저기 모기한테 물린 흔적이...ㅠㅠ
첫째녀석은 어제 사귄 친구랑 놀러가버리고...
둘째 녀석은 아빠가 만들어준 물에 씻어 안매운 김치볶음밥을 폭풍흡입중. 그래 아빠의 비루한(?) 솜씨지만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ㅋㅋ;;
뭉이는 우리가 먹을 매운(?) 김치볶음밥을 만드시는중...ㅎㅎ
여튼 온다는 비는 안오고 이틀간 땀만 한바가지를 흘렸다. 153 매트에, 이불에, 긴 팔, 긴 바지까지 중무장 했는데 밤에 땀을 흘리며 깨고 자기를 반복...; 서늘한 가을의 정취(?)는 없었지만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첫 캠핑이었다.
"아빠 우리는 캠핑 안가?"
"응, 가자!"
...라고 대답해줄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상으로 초보캠퍼 라이너스씨의 슬기로운캠핑 생활, '폐교를 캠핑장으로, 경남 진주 도토리 캠프! (첫 캠핑)'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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