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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양의 고백,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23살 여자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자친구가 제 과거 연애사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것같네요. 가끔 농담인듯 진담인듯
"나 만나기 전엔 몇명이나 사귀어봤니?"
"예전 남자친구하곤 왜 헤어진거야?"
...하고 물어보는데 괜히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 물론 저도 23살이고 지금 남자친구 전에도 연애를 해본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구구절절 솔직하게 말하는것도 우습고 그렇다고 말안하는것도 괜히 비밀을 만드는건가 싶기도 하고 여튼 기분이 그랬지만 그냥 웃어넘겼는데... 심지어 얼마전엔,
"뭐 어때~ 나도 그전에 연애 안해본것도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그런거야. 난 우리사이에 비밀같은게 없었으면 하거든..."
이렇게 짐짓 쿨한척 자신도 과거가 있다 뭐가 문제냐...하면서 물어보는데 저도 무심코 대답할뻔하다가 대충 둘러대고 넘어갔네요. 근데 약간 기분이 그런게... 남자친구는 과거를 솔직하게 밝혔는데, 정말 사랑하는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저도 밝혀야하는건가 하는 고민도 드네요. 남자친구에게 제 과거, 말해줘야하나요, 아님 계속 비밀로 두는게 좋을까요? 너무 고민되네요.
많은 커플들이 현재의 행복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그 행복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상대의 과거에 대해 궁금해하고, 집착하기까지 하는 경우를 보곤한다. 이때 따라붙는 말이 바로, '연인 사이에는 작은 비밀도 없어야지.'란 수식어다. 그렇다면 정말 연인 사이엔 정말 작은 비밀도 없이 모든것을 다 털어놓아야만하는것일까? 정말 당신의 과거를 그에게 보여줘야할까? 만약 그렇다면 그 정도는 어디까지일까?
사랑하니까 과거도 이해해줄까?
당신의 과거. 과연 유죄일까? 무죄일까? 물론 연애를 했던 과거가 무슨 죄겠느냐만은 상대에게 그걸 입밖으로 내는 순간 일종의 심리적인 부채처럼 되어버린다. 즉, 잃는건 많지만 얻는건 전혀 없는 게임이다. 솔직해지고 싶고 비밀이 없었으면 하는 연인관계. 그래서 비밀을 물었을때 솔직히 대답해주지만... 듣기전엔 쿨하던 상대가 막상 듣고나면 당신의 과거에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사실 당신과 그가 만나기 전이라 배신감이고 뭐고 느낄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사랑하는 그에게 비밀을 두고 싶지않네요. 사랑하니까 다 이해해줄꺼예요."
옛말에 순진함도 지나치면 병이랬던가, '사랑하니까' 더 질투심이나고 배신감이 드는게 바로 연인의 과거다.
"하지만 그도 비밀을 털어놓았는걸요?"
혹시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명언을 들어보았는가? 그의 과거 기억 속의 옛여자친구는 그저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그가 재구성한 당신 기억 속의 당신의 옛 남자친구는 용납할수없는 과거로 보여질지도 모르는거니까.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솔직하게 말해도돼. 난 니 과거까지도 사랑할수있어."
이런 그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그에게 다 말해줬다. 그런데 뭐가 달라질까? 그가 당신에게 '넌 정말 솔직하구나. 이렇게 솔직한 널 더 사랑해~'라고 해줄까? 사랑하니까 비밀은 없어야하고 과거까지 사랑할수있단건 어쩌면 그의 자만일지도 모른다.
백번 양보해서 그의 마음이 바다만큼 넓어 당신의 과거를 알고도 사랑으로 감싸준다고 하자. 하지만 그래서 얻는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는 날 만나기전에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으니 이젠 내가 더 잘해줘야겠다.'라는 치유적 사랑이라도 솟아오를까? 아니면 ' 나 만나기 전에도 딴 놈팽이하고 손도 잡고 키스도 했겠지... 혹시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건 아니겠지?'라는 끝없는 질투심만 계속해서 솟아오를지도 모른다. 인생의 진리 한가지. 쿨한척 하는 사람치고 진짜로 쿨한 사람없다. 정말 쿨한 사람이라면 굳이 왜 당신의 과거를 캐물으려들까?
그렇다면 그가 당신에게 바라는 정답은 무엇일까? 그가 바라는 모범 답안은 바로 이거다.
"사귀는거 비슷한 사람은 있었는데... 조금 만나다 말았어요."
...정도로 그의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상상력을 적당한 선에서 차단시켜주자. 우습게도 그가 정말 알고싶어하는건 당신의 진짜 과거가 아닌 그저 자신 이전에 다른 남자와는 아무일 없었다는 단순하고 유치한 확인일지도 모르니까.
연인의 과거란... 너무나 궁금하고 열고 싶지만 막상 열면 좋을게 없는 판도라 상자일지도 모른다. 연인의 과거 앞에서 쿨한 사람? 그런 사람은 있을수 없다. 그가 답을 정해놓고 묻는다면 차라리 그 정해진 답을 들려줘라. 괜히 정말 사랑하는 사이엔 비밀같은건 없어야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에 넘어가 당신의 과거를 구구절절 늘어놓지 말라는것이다. 어쩌면 그가 진짜로 원하는 대답은 당신의 세세한 과거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랑하고 있는건 자신이라는 확신일지도 모르니까. 당신이 현명한 연애를 하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애인사이 비밀번호 공유. 집착일까,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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