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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적글적

나는 전설이다가 재미없다구?

라이너스™ 2008. 9. 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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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근처에 영화관 하나 없는 외지에 있는지라 한달동안 나에게 주어진 영화 관람 기회는 집으로 돌아가는 주말인 총 4번... ㄷㄷㄷ...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쩌다 한번씩 영화를 보는데 그야말로 돈 아까운 영화를 보지않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첫째로는 영화 전문 평론가의 감상평을 보고 둘째로는 네티즌의 비평, 셋째로는 이미 본 친구들의 평가...

평론가는 원래 소위 예술성이라는 잣대로 영화를 분석하기에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와 평론가의 평점이 맞아떨어진적이 거의 없기에 일단 통과, 네티즌의 비평은 일단은 원작에 비해 별로다, 재미없다, 싸구려틱하다.-_-;; 괜찮은 평이 별로 없군.. 친구들의 평가는? 기대보다 별로다. 윌스미스도 이제 늙었다.;;;;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을 읽었기에 너무나도 기대하던 나로써는 실망스러운 답변.

그래도 일단은 보자. 훌륭한 원작에 좋아하는 배우의 조합...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지않는가.

(스포일러 성이 가미되어있으므로 나중에 영화를 보실분들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12년, 암치료제의 목적으로 개발된 백신의 이상작용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전 인류가 멸망한 가운데 군인이자 과학자인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만이 살아남는다. 곁에는 주인의 곁을 충실하게 지키는 샘(새퍼트)이 있기에 조금은 덜하지만 텅빈 비디오가게에 들어가 마네킹에게 말을 걸고, 날마다 생존자에게 일정한 장소로 오라는 라디오 송신을하는 그에게서는 말로는 설명할수없는 강한 고독이 묻어난다.


뭐야? 훌륭하잖아? 원작에서 주인공이 느끼던 외로움을 월스미스는 훌륭히 잘 나타내고있었다. 역시 멋진배우.


하지만 이 세상에 살아남은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생존자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화 되어버렸다.  면역체를 가진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어낼 방법을 알아내야만 하는 네빌. 좀비들과 끝없는 싸움을 하며 연구에 몰두한다.

중간중간에 네빌의 꿈과 회상에서 드러나는 장면들... 인류가 멸망하기전에 네빌의 부인, 아이, 그리고 아직까진강아지였던 샘이 나온다.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네빌은 가족들을 헬기로 떠나보내고 자신은 백신 개발을 위해 남게된다.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를하며 애써웃으며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 그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연기에 나마저 눈물이 찔끔났다.

그러던 어느날 네빌이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 탈출하려다가 사랑하는 개 샘이 좀비가 되어버린 개에게 물려버리고만다. 네빌은 샘이 좀비화 되어간다는 사실에 절망하게되고 나 역시 그의 심정에 철저하게 공감하였다. 평소 개는 아무리 친해도 개일뿐이고, 미국영화에서 개를 가족같이 생각하는 모습이 나오는건 그 나라의 문화적인 차이정도로 여겼건만 인류가 멸망한 상태에서 유일한 친구인 샘이 죽어간다는 사실은 정말 절절하게 가슴을 때렸다.

후반은 액션이다. 가족과 샘을 복수를 위해 네빌은 좀비들과 무차별 전쟁에 들어간다. 물론 살아남은 다른 사람이 네빌을 찾아온다는 반전도 있지만, 결국은 그 살아남은 사람에게 죽기직전 개발한 백신을 넘겨주고 좀비들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그러면서 최후에 살아남은 사람은 생존자 정착촌을 찾게 되고 나레이션을 하며 말한다. "그는 전설이 되었다"고...

원작은 좀비들에게 공격당하며 희미해져가는 의식속에서 네빌이 "나는 전설이다"라고 생각하는거다. 여기서 의미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좀비화되어버린 세상에서 네빌 자신은 "좀비들만의 세상에서 이제는 전설속에서나 볼수있는 인간이 되어버린것" 이라는 체념과 고적의 늬양스가 강하게 풍긴다.  그리고 그 여운 또한 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는 인류를 구한 전설이 되었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물론 책에서만 표현이 가능하고, 영화에서만 표현이 가능한 부분들이 있다. 감독도 나름대로 고심을 했을것이다. 원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장면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살릴것인가. 하지만 결론은 모든 헐리웃 영화가 그렇듯 또다시 미국인인 네빌이 세상의 바이러스를 박멸할 영웅이 되었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두었다. 결론은 영웅은 죽었지만 덕분에 살아남은 사람은 해피앤딩이라는...

개인적으로 약간 어설픈 결말이긴 하지만 원작의 그 장면을 영화로 그대로 재현했다면 이상했을지도... 상상해보라... 좀비들에게 무차별하게 공격당하며 나는 전설이다.라고 외치며 죽는 네빌을.. 그리고 나서 영화가 끝난다면... ㄷㄷㄷ 그것도 좀 이상하긴하다.;;

비록 완벽하진않지만 윌스미스의 연기와 귀여운 개와, 중간중간의 감동적인 장면과 헐리웃식 액션이 있었기에 그런데로 괜찮은 영화를 본 기분이다.

자, 다음은 어떤 영화를 볼것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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