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도 나쁜이별, 착한이별이 있을까?

"우리 그만 헤어져."

먼저 그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그녀로 하여금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어 버리고... 결국 먼저 이별을 선언해버림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하지만 더이상 자신과 그녀를 속이고 이 연애를 지속시켜나가는게 더 큰 잘못이라 믿었기에 용기를 내어 고백하려한다. 생각같아서는 무섭고 두려워서 그냥 무작정 도망가 버리고 싶다. 친구 A는 헤어지자고 했다가 커피 세례랑 따귀를 맞았다던데... 혹시 헤어지자고 하면 마음약한 그녀는 쓰러지거나, 죽는다고 협박하면 어쩌지...;

이런 그를 위해... 이별을 쉽게 말할수있는 방법을 알려주진 않겠다. 이별에 있어 그런 쉬운 방법은 존재하지 않음으로... 다만 결코 해서는 안될 이별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한다. 그래도 한땐 정말 사랑했던 그녀(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에서라도 말이다. 이런 글을 쓰는 필자의 마음도 무겁지만 이별을 선언하는 그를 위해서가 아닌, 이별을 당하는 그녀가 상처를 덜 받게 하기위해서라도 해서는 안될 몇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해서는 안될 '나쁜' 이별 방식 5가지!


1. 그는 행방불명?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 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후로부터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뿐인데.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中

노래에서나 나올법한 일을 실제로 겪은 B양. 친구의 소개로 만난 A군과 사랑에 빠진 B양, 그를 가장 친한 친구인 S양에게 소개시켜줬는데... 가끔 같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터 A군이 S양과 같이 다니는걸 보았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둘 다 연락이 안와닿는다. B양은 A군과 S양을 믿으려했고, 혹시나 무슨일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계속 A군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보내고, 그의 미니 홈피를 방문하고...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자신의 전화번호는 그의 휴대폰에 수신거부 처리가 되어있고, 그녀의 이메일은 그에게 스팸편지로 처리되며, 그의 미니 홈피는 폐쇄되어있다는걸 깨달았다.

해서는 안될 이별의 방식중 하나, 바로 연락두절이다. 시작은 같이 했으나, 끝은 혼자서 맺게한다? 그래도 한때는 사랑했었다고 믿었던 그녀에게, 그의 갑작스러운 연락두절은 당황 그 자체일것이다. 그게 과연 사랑이었나 싶을것이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구겨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릴수있는 사랑으로 인식되어져 비참했을 것이다. 이별로 슬퍼하게될 그녀에게, 자존심까지 잃게 하지는 마라. 물론 고백하기 두렵고, 힘든 당신의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잘못한건 그녀가 아닌 바로 당신이다. 그런 그녀가 대신 죗값을 받게한다는거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2. 다른 사람이 생겼어?

터프하고 난폭한, 엽기적인 그녀 K양의 남자친구 S군. 몇달을 사귀고나자 이런 사람이랑은 더이상 사귈수 없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겼던 K양이기에, 이별또한 난생 처음 시도해보는 그. 하지만 그는 너무나 무서웠고 별의별 생각끝에 결국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시늉을 하기로 했다.

S군의 예상 시나리오

S군: 미안해, 다른 남자가 생겼어.
K양: 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수가, 응?
S군: 나 또다른 세상에 눈을 뜬거 같아. 예전엔 몰랐는데... 나랑 친하게 지내던 U군 알지? 이런게 바로 사랑인가봐.
K양: 그래, 그쪽이라면 어쩔수 없지. 차라리 여자보단 나은거 같아. 잘살아.

하.지.만!


실제상황

S군: 미안해, 다른 남자가 생겼어.
K양: 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수가, 응?
S군: 나 또다른 세상에 눈을 뜬거 같아. 예전엔 몰랐는데... 나랑 친하게 지내던 U군 알지? 이런게 바로 사랑인가봐.
K양: 너 거짓말이면 죽는다. 빨리 U군 데리고와봐. 둘이 키스하면 믿어줄께.

순간 머리속이 노래진 S군. 어쩌지, 남자끼리 정말 키스해야하나. 그렇게라도 해서 헤어질수있다면 해야겠긴한데, 근데 U군이 도와줄까.;; S군은 더듬거리며 어설프게 변명했다.

S군: 그런걸 부끄럽게 어떻게 남 보는 앞에서...
K양: 죽을래?
S군: 잘못했어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하지만 며칠간의 고민끝에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은 S군. 의외로 순순히 K양과 이별할수 있었다. 따귀 몇대 맞고.;; 근데 맞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S군: 생각해보니 남자끼리 키스하는거보다, 따귀 몇대 맞는게 마음 편하더라구요.;

약간은 웃지못할 이야기였으나, 이별을 선언할때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상대방이 보다 빨리 포기하게 하기위해서이고, 차라리 자신을 나쁜놈으로 만들어 쉽게 잊게 하기위해서라지만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냥 원망하고 포기한다면 좋겠지만, 보통은 다른 여자보다 자기가 못하다는 자격지심과 다친 자존심 때문에 더 크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냥 솔직하게 말해라. 그럴 경우 "앞으로 잘하겠다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매달리면 어쩌죠?"란 질문이 돌아올것이다.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인데 한번의 기회정도는 더 줄수있지않은가. 그래도 변하지않는다면 그때는 오히려 결단이 훨씬 쉬울수도있다.



3.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그

전형적인 손에 피 묻히기 싫어하는 케이스다. 다른 여자가 생겨서 이별을 선언하고 싶은데, 사실대로 말하자니 자기만 나쁜놈이 되고, 욕을 먹을 것같다. 내가 잘못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욕을 먹는것도 그녀가 화를 내는것도 보고싶지않다. 그래서 그녀가 하는 모든일에 트집을 잡는다. 예전같으면 웃으면서 넘어갔던 그녀의 사소한 실수나 습관에도 트집을 잡는다. 그리고 한가지 잡았다 싶으면 끝까지 물고늘어져 결국 그녀로 하여금 화를 내게 만든다. 둘은 언성을 높이게 되고 아직은 당신이 그녀를 아직도 사랑한다고 믿는 그녀는 당신에게 잠시 떨어져지내자고 하거나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되길 바란다.

당신은 욕을 먹지않아도 되고 딴엔 매우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할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신이 사실을 털어놓고 그녀와 이별을 맞이하는 것과, 괜히 트집을 잡아 싸워서 헤어지는것. 둘다 감정 소모는 만만치 않은 노릇이다. 괜히 이상한 쪽으로 머리쓰지말고 사실을 말하라. 나쁜놈이 되기싫다고? 욕을 먹기 싫다고? 하지만 이 방법을 택한다면 겉으론 덜 나쁜놈처럼 보일질 몰라도, 실제로는 더 나쁜놈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4. 헤어지자고 해놓고 계속 주위를 얼쩡대는 그

A군: 어학연수 갔다와서 우리 결혼하자! 그때까지 날 기다려줄래?

달콤한 말로 그녀를 설득시킬땐 언제고... 호주로 어학연수 가자마자 연락을 뚝끊어버린 그. 처음에는 무슨일이있나, 혹시 몸이라도 아픈건 아니겠지, 하고 걱정했었다. 메일도 해보고, 전화도 시도해보고... 하지만 답답함만 커져갈뿐이었는데... 생각끝에 호주에서 연수중인 사촌언니에게 부탁을 해보았는데.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그에겐 이미 다른 애인이 생겼다고 한다.

B양: 나쁜놈. 결혼하자고 할때는 언제고... 최소한 나 걱정안하게, 안기다리게... 헤어지잔 말 정도는 해줘야하는거 아냐? 그래, 깨끗이 잊어주겠어! ㅠㅠ

하지만 역시 쉽지는 않다. 나쁜놈이라는걸 알면서도 그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기에 지금이라도 돌아오면 용서해줄수 있을것같은 간절한 마음...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가고... 그를 조금씩 잊어갈때쯤. 그가 6개월의 단기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의 미니홈피에 글이 달렸다.

A군: 잘 지내지. 나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것 잘알아. 미안하다. 내가 다시 너에게 손을 내밀기는 늦었지만. 그래도 친구사이라도 안될까?"

기가 막혔지만, 그를 확실히 잊었다는걸 보여주고싶다. 그래서,

B양: 더이상 너에겐 아무런 감정이 없어. 같은 학교 친구 이상의 의미는 더이상 없겠지. 편한대로 생각해.

그러자 정말 그날부터 가끔 문자도 보내고, 메신저로 말도 건다. 우리 정말 다시 친구가 된거야? 누구 맘대로? 이자식이 누굴 바보로 아나.-_-; 제발 이런 행동은 하지말자. 이건 찌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5. 도대체 헤어지잔거야 말잔거야!

J양: "우리 그만 헤어져.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냉정한 목소리에 그는 자존심도 버리고 울고불고 매달렸다.

K군: 다시한번 생각해봐. 우리 사랑했잖아. 내가 다 잘할께. 내가 더 노력할께.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한참을 빌고,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애를 써서 간신히 그녀의 마음을 돌렸다. 진이 다빠진듯하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그녀는 습관처럼 이별을 선언했다. 그도 결국엔 지쳐서 그녀의 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K군: 그래, 내가 너에겐 많이 부족했나보다. 우리 그만 헤어지자.

그렇게 그들은 연락을 끊었다.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이별의 아픔을 추스리고있는 그에게 어느날 그녀의 전화가 걸려왔다.

J양: 너 정말 나하고 헤어질수 있는거지. 나 없이도 잘 지낼수있는거지. 우리 고작 이거뿐인 사이인거야?

ㄷㄷㄷ; 불쌍한 그를 대신해서 필자가 외쳐주고 싶다. 대체 어쩌라구! 확! 사람 마음가지고 장난치지말자. 정말 진심으로 이별할거라고 한번, 두번, 아니 열번 이상 생각한게 아니라면, 홧김에 그런말을 그에게 내뱉지말자. 당신이 화를 풀기위해 던진 그말에 개구린 맞아죽는다.


이상으로 해서는 안될 이별의 방식 5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별을 말하는건 물론 잘못은 아니다. 결혼한 사이도 아니고,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이도 아니라면... 마음이 변했거나 도저히 상대와 안맞다고 생각했을때는 서로를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잘못택하는건 분명히 나쁜일이 될수있다. 물론 이별 앞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상처를 안줄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했었다면, 최소한 자신의 사랑했던 기억 앞에 비겁해지지말자. 사랑했던 마음이 변하는것 보다 더 슬픈일은 어쩌면 이별앞에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않는것일지도 모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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