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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연애 당시에는 상대를 정말 사랑했고, 또 상대도 그렇다고 믿었기에 행복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설혹 연인과 이별하고 나서라도 어쩌면 그 경험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때 그 사랑을 한층 성숙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지금 내가 아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문구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만약 '현재'의 연인이 당신의 과거를 궁금해 한다면... 과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
군 전역 후 막 복학한 복학생 A군. 입대 전 그는 학교에서 통기타 동아리였는데, 군에 갔다오면 노래 솜씨와 기타 실력이 녹슬까봐 두려워했는데 오히려 전역 전 말년이 다가오자 딱히 할것도 없고 신병들 모아놓고 매일 저녁 콘서트(?)를 열다보니 오히려 군 입대 전보다 실력이 더 나아진듯 보였다.^^; 어쨌거나 막 복학 신청을하고 동아리 방으로 갔는데 기타만 하나 덩그라니 놓여있고 동아리방을 지키는 사람 한명 보이지않았다.
"이 녀석들이... 빠져가지고 말이야~"
빈 동아리방에서 혼자 슬쩍 선배 노릇(?)을 해보다가 기타를 집어들고 뜯기 시작한다.
"띠리링~ 나우 엔 포에버~ 아윌비 유얼 매에에엔~"
한참을 음악 삼매경에 빠져있는데 슬며시 동아리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름다운 여인. 이제 막 병아리 티를 벗고 2학년으로 진급한 후배 B양이었다. 그녀는 A군의 열정적인 무대(?)에 감탄했고... A군도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빛내며 자신의 노래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끌렸다. 그리고 얼마의 기간이 지났을까... 둘은 마침내 연인이 되었다. 취미도 취향도 너무나도 비슷했던 그들은 매우 잘맞았고. 어떻게 이런 사람을 이제야 만났을까 하고 아쉬워했다.(이봐, 예전에 만났음 A군이 군인이거나, B양이 고등학생이잖아.;;)
그러던 어느날 동아리방을 정리하던 B양은 A군 기수가 1학년이었을 때의 단체 사진을 발견하게되었다. 계곡같은데서 찍은 사진인데 아마 1학년들끼리 기 MT를 가서 찍은 사진인듯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A군 뺨에 뽀뽀를 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여자 선배인 C양. 가만히 생각해보니 4학년이라 취업 준비한다고 핑계를 댔지만 A군이 복학하고 나서부터 동아리 방에 출입이 딱 끊겼던 그녀였다. 이 둘이 연인이었다니...
'오빤 그걸 왜 비밀로했을까', 섭섭해하는 마음이 들기도하고 '어차피 지나간 과거일 뿐이잖아. 내가 그냥 모르는척 하고 넘어가야지. 어쨌거나 지금은 날 너무 사랑해주고 좋아해주는 오빠니까...'란 서로 다른 생각들이 복잡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땐 모르는척 하는게 맞았지만 어떤 사이였는지 왜 헤어졌는지 궁금하기도해서 친구 이야기를 하던 중에 A군에게 슬쩍 물어봤다.
B양: 오빠. 내 친구 D있잖아. 걔 남친이랑 헤어졌대.
A군: 어? 걔들? 그때 같이 봤었잖아. 완전 닭살커플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B양: 남자친구가 바람을 폈다나 어쨌다나...
A군: 저런, 남자가 잘못했네.;;
B양: 그치? 근데 이런거 물어봐도 오빠 기분 안나빠할꺼야?
A군: 응? 뭔데?
B양: 오빠는 전 여자친구랑 왜 헤어졌어?
A군: 어... 뭘 그런걸.... 그냥 그랬지. 뭐...
B양: 괜찮아. 뭐 내가 지나간걸로 속좁게 그러는건 아니고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A군: 그래? 쿨한데. 우리 B...^^ 뭐 일단 성격 차이도 있었고... 나한테 너무 바라는게 많았달까. 나는 나름 한다고 했는데 끝이 없더라구. 위태위태 하다가... 결국 내가 군대에 가게 됐는데... 그때 깨졌지 뭐.
B양: 그래도 한때는 좋아했었을꺼 아냐.
A군: 응... 뭐 그랬지... 솔직히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사궜다면 그게 더 나쁜놈 아닌가?
B양: 지금은 연락 오고 안그래?
A군: 어... 뭐 연락은... 그닥...
B양: 진짜지?
A군: 야, 너 점점 이상하다. 너 왜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건데?
B양: 내가 언제! 그냥 궁금해서 그런거라고 했잖아.
A군: 아니면 아니지 왜 발끈해? 너 지금 화내는거야?
B양: (눈물을 글썽이) 몰라...
A군: B야. 제발 좀... 울고 싶은 사람은 나라구. 니가 물어봤잖아. 그래서 난 대답해줬고. 근데 왜 그러는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A군은 어이가 없기도하고, 화도 났다. 쿨한척 과거 얘길 묻길래 말하기 어려움에도 솔직하게 대답해줬을뿐인데... 무슨 의부증도 아니고... 오히려 자기한테 화를 내다니...
사람이란 재미있는 동물이라 현재에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더라도 늘 걱정거리와 근심거리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물론 변태도 아니고 일부러 자학하려고 근심거리를 만들어 내는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뿐.^^; 위의 B양의 경우만하더라도 처음엔 그냥 궁금했을 뿐이었을 것이다. 아니 한 술 더떠서 어쩌면 시작은 이렇게 멋지고 대단한 우리 오빠를 놓아(?)준 그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최대한 쿨한척 하면서 그의 과거를 조심스레 물어본다. 하지만 절대 그 쿨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라. 왜냐고? 왜 연인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하면 안되는걸까?
첫째,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그 순간부터 그녀는 당신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될것이다. 처음엔 쿨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당신의 과거에 대해 물어봤지만 혹시나 남자 친구가 그 여자를 잊지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가끔 나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힘들어지면 그녀를 떠올리는건 아닐까. 그래도 한때나마 사랑했던 사람인데... 그를 버리고 떠났던 그녀가 다시 돌아오면 순정파인 그는 그녀에게 다시 돌아가 버리지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들을 말이다. 이는 둘 사이의 연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있다.
둘째, 그녀는 질투를 느끼게 될 것이며, 그게 다툼의 원인이 될수도있다. 물론 질투란 어떤 의미에선 사랑의 또다른 얼굴이지만 지나치면 자신과 상대를 동시에 괴롭히게 된다. 분명히 자기보다 그의 옛 그녀가 그를 먼저 알았음에도, 그래서 그녀에 대한 질투란 아무 의미가 없음에도 그의 옛 그녀에 대한 질투가 솟아오른다. 이성적으로는 이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예전 그녀가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었던건 아닐까. 그래서 지금도 그녀와 날 비교하며 잊지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수도있다.
셋째, 위의 경우는 결국 다툼으로 전개되었지만 설혹 겉으론 아닌척 하더라도 속으로는 그의 예전의 그녀에 대해 기억하고 신경쓰게 된다. 원래 그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의 기억 속의 그녀가 좋은 느낌이면 질투를, 나쁜 느낌이면 어쩌면 나중에 자기한테도 그렇게 대하지 않을까하는 일종의 감정 전이가 될수도있다. 이럴땐 오히려 감추는게 미덕이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때론 모르는게 약이다.
넷째, 심지어는 그의 과거 자체를 용납 못할수가 있다. 필자의 예전 포스팅 '과거있는 남친이 더 매력적인 이유?'를 쓰고 나서 필자는 깜짝 놀랐다. 성적인 과거에 대해 언급한것도 아니고 단순히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의 과거가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을뿐인데 달리는 댓글들은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놀랍게도(어쩌면 당연한건가?) 자기가 상대의 첫사랑이기만을 바라는건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똑같았다. 과거있는 남자, 혹은 여자는 용서 못한다는 엄청난 양의 항의 글과 때론 욕설들... 그대라고 예외가 될순없다. 당신의 현재 연인에게 필요 이상의 과거를 말했다가 후에 다툼의 계기가 될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짜피 듣고 나면 후회하고 원망하게 될 꺼. 그걸 왜 물어볼까? 그건 바로 호기심 때문이다. 현재 자기가 사랑하고있고, 또 자기를 사랑해주는 연인의 지나간 과거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궁금해하는 마음때문. 어떻게 만났을까, 그 여자는 자기보다 예뻤을까, 자기보다 좋은 사람이었을까, 그 여자를 얼마나 사랑했었을까, 왜 헤어졌을까? 사실 그의 과거마저도 그의 일부이기에 궁금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인지상정이다. 어쩌면 그것도 당신에 대한 관심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속이고 거짓말을 하라는 건가? 물론 그런건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의 연인에 대해선 가능한한 짧게 언급을하고...
"나 너 밖에 없는거 알잖아. 널 좀 더 빨리 못 만난게 아쉽지만 마침내 널 만났고, 나 이렇게나 너 사랑하는걸... "
이렇게 말해주는것이다. 우문현답이랄까^^; 그녀가 당신에게 듣고 싶은 대답은 어쩌면 이런 건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뿐이고 현재는 그녀뿐이란 대답을 말이다. 괜히 솔직한척한다고 사실적인 묘사를 늘어놓다간 역효과만 불러일으킬것이다. 사랑하니까 모든 걸 이해해줄꺼라 생각하지마라. 오히려 사랑하기에 더 이해 못하는것도 있을 수 있다. 명심하라. 그녀가 지금 당신에게 묻는 건, 당신의 리얼한 과거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나를 제일 사랑하느냐는 질문이란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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