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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 인기있는 남자들의 특징이 뭘까? 세련된 외모에 자상한 마음씨,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유려한 말솜씨... 말솜씨는 유머감각하고도 연관이 있다. 많은 여자들이 나는 잘생긴 남자보다 유머감각이 뛰어난 남자가 좋아,라고 말하는 것이라던가 개그맨들이 의외로(?) 모델급의 여자들과 열애를 하는 것을 보면 말하는 능력이 남자의 매력에 있어 꽤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걸 알수있다. 평소때는 조금 진지해보여도, 상대가 지루해하면 한번씩 빵 터지는 웃긴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건낼줄 알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센스있는 대답들은 여자들로 하여금 그 남자에게 빠져들수 밖에 없게 만들것이다.
하지만. 빈익빈부인부라고... 그런 인기있는 남자의 그늘뒤론 인기없는 남자들도 꽤나 있다. 얼굴은 꽤나 호감가게 생기고, 성격도 괜찮음에도 소개팅때마다 상대방을 얼려버리는 썰렁 개그를 구사하는 필자의 대학친구 K군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유명(?)했다. 나름 개그랍시고 이미 80년대에 유행했을법한 어릴때 동네 문방구에가면 있던 해적판으로 나오던 병팔이 시리즈, 최불암 시리즈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주변사람들도 처음에는 유머 자체보다 노력이 가상해서 웃어줬지만 나중에는 짜증이 밀려오더란것. 나중에는 이제야 인터넷 개통한걸 축하하느니 약 먹을 시간이니 하는 핀잔 아닌 핀잔까지 들었지만 그의 썰렁 개그는 그칠줄 몰랐다. 그의 몹쓸(?) 말솜씨는 미팅이나 소개팅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술을 사줘가며 무려 20여건에 달하는 소개팅을 했지만 번번히 썰렁하고, 지루한 말들만 늘어놓아 실패하고 말았다. 그가 어느날 필자를 찾아왔다.
K군: 이봐, 라이너스. 나는 왜 이리 연애운이 없는걸까. 내가 솔직히 말주변도 없고 유머감각도 부족해서 화술에 관한 책도 사보고, 유머에관한 글들도 많이 보고 노력을 하는데도 다들 나보고 썰렁하대. 상처받을까봐 둘러말하지말고 솔직하게 말해봐라. 내가 그렇게 썰렁하냐?
라이너스:(미안해하며) 응...; 미안하지만 썰렁하긴하다.;
K군: (애써 무시하며) 어떻게해야 재미있고,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 될수있을까. 거의 7년째 노력을 해봤는데 도무지 안된다. 나는 어떻게해도 재미있는 사람이 될수 없는걸까?
라이너스: 그렇게 죽어라 노력했는데도 도저히 안된다면... 굳이 재미있고 유머감각있는 사람이 될 필욘없지.
K군: (울상이되어) 그럼? 포기하라고! 이대로 솔로로 늙어 죽긴 싫은데...
라이너스: (웃으며) 포기하란게 아니라...^^;
나는 K군에게 바로 대답을 해주는 대신 내가 정말 감명깊게 봤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을 추천해줬다. 그걸 보면 니가 원하는 답이 있을꺼라고... 보통 그렇게 말하면 그걸 언제 다보냐, 그냥 말해봐라하고 조를법도 한데. 정말 K군은 남자 혼자 DVD방에 그 영화를 보러갔다.;; 녀석. 진심이었나보다.-_-a 다음날 구내 식당에서 다시 K군을 만났다.
K군: 아... 영화 정말 괜찮더라. 난 주로 액션물이나 코믹물을 좋아하는데 그런 잔잔한 멜로물도 괜찮던걸... 근데 내가 원하던 답이 뭔지 모르겠다. 혹시;; 영화보니까 비포선라이즈 때는 완전 꽃미남이었던 에단호크가 비포선셋 때는 완전 쪼글쪼글해졌던데... 나도 애인 못만들면 그렇게 늙는단 말은 아니겠지-_-;
크하하하... K군이 지금까지 내게 들려줬던 개그 중에 제일 웃긴 개그였다. 그정도만 되도 이런 고민은 안해도 될텐데...^^; 영화 비프선라이즈... 유럽 기차 여행중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아무 마을에나 내려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교감을 나누지만 결국 6개월뒤 다시 만나잔 약속만을 남기고 둘은 이별하게된다. 그리고... 비포선셋... 6개월의 약속을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어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한 두 남녀가 9년 후 우연히 마주쳐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K군이 원하는 교훈이 뭐냐고? ^^ 혹시 영화 상의 에단호크의 표정을 본적이 있는가. 우리의 샤방샤방하던 꽃미남 에단호크는 어디로 갔는지 세월의 흔적앞에 살도 홀쭉하게 빠지고 주름살도 늘고 다크서클까지... 하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다는듯 사랑스런 눈빛을 빛내며 귀 기울이는 모습은 영화 전반에 있어 한결 같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는 남자에게 여자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거나 말 중간 중간마다 끼어들어 말을 잘라놓는 사람보단 그런 사람에게 신뢰감과 듬직함을 느끼게된다. 그래서 여자는 보다 솔직하게, 그리고 편하게 상대방과의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적절한 리액션은 필수다. 굳이 어렵게 생각할건 없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적절하게 맞장구만 춰줘도 상대방은 당신이 매우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될것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자기가 이야기를 하는게 자신없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으로부터 말을 끌어낼수도 있어야한다. 혼자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답시고 떠들어대는건 대화가 아니다. 직접 말하는게 자신이 없으면 역으로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라. 나는 이걸 좋아하는데 너는 어때? 라던가...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던가...
남자들은 대체로 연애 초반에는 말을 많이 해야할것같은 의무감(?)같은걸 느낀다. 특히 상대가 말수가 적을수록 그 부담감은 더 커진다. 그래서 재미도 없는 유머를 해보기도하고 자기 이야기만을 늘어놓기도한다. 하지만 명심하라. 상대의 마음을 얻는데는 말을 잘하는 쪽보다 '잘' 듣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것을... 세월의 흔적앞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남자 에단호크처럼, 오늘 그녀의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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