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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대학동기 중에 J라는 친구가 있다. 키는 160cm정도로 좀 작지만 유머감각도 있고, 사진,기타,춤 등 다방면에서 꽤나 유능(?)했던
녀석이다. 참 괜찮은 녀석이기에 고등학교 친구(여자)에게 소개팅도 시켜주려고했었는데 그 여자애 주변 사람들도 자기보다 키 작은 남자는 좀 그렇다고해서 무산됐던 적이 있었다. J도 자기보다 큰 여자는 싫은 눈치였고 그래도 워낙 괜찮은 녀석이라 언젠간 여자친구가 생기겠지 했는데 서면에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우연히 어떤 여자애랑 같이 걷고 있는 J를 만났다.
필자: 어? J! 오래간만이네.. 놀러나왔나보지? 근데 옆에 아가씬 누구냐?
J군: 아.ㅎㅎ 내 여자친구다. 인사해라. S다.ㅋ
나는 자그마한 체구의 J군 뒤에서 부끄럽다는 듯 몸을 숨기고 얼굴만 빼꼼내민 S양과 인사를 나누었다. S양의 키는 150중반 정도? 둘이 나란히 서니 키 차이가 보기 딱 괜찮네^^ 어쨌든 그렇게 스치듯 인사를 나누고... 나중에 꼭 셋이 함께 한번 만나서 밥이나 먹자는 J군의 인사를 뒤로하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러고 몇달이 지났을까.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던 필자는 쓸쓸히(?) 저녁을 사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다가 역시 쓸쓸히 혼자 식사를 하고있는 J군을 만났다. 일단 혼자서 밥을 안먹어도 됐기에 너무 반가웠다.
필자: 어이~ J! 잘됐다. 같이 먹자. 안그래도 혼자먹기 심심했는데...
J군: 그래. 어서 앉아라.ㅋ
필자: 근데, 왜 혼자 이런 궁상을? 여자친구는 어쩌고?
J군: 우리 헤어졌다.
필자: 뭐 벌써? 한 5달 정도 된거 같은데...
J군: 사실 그 기간동안 두번이나 헤어졌다.
어차피 서로 체면같은거 차릴 사이도 아니었고... 무슨 사연인가 물어보니... J군의 성격은 살짝 소심한 편이었다. 작은거 하나로 자주 걱정을 하는편이었고,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우유부단한 편이었다. S양은 J군의 그런 점이 마음에 안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자꾸 지적했던것. J군도 처음에는 자기 성격이 그런걸 알고있고, S양을 사랑하는 마음에 고치려고도 해봤지만. 타고난 성격이라는게 어디 그렇게 쉽게 고쳐지겠는가. 결국 계속된 S양의 지적에 자존심을 다친 J군.
J군: 왜 내가 맨날 너한테 맞춰야하는건데! 그냥 날 있는 그대로 봐주면 안되니? 그리고 너야말로 잔소리 좀 하지마. 엄청 듣기싫으니까.
S양: 사랑하는 사이에 그런것 하나 못고쳐줘? 내가 많은걸 바란것도 아니잖아. 오빠가 그렇게 소심하게 행동하면 내가 얼마나 피곤하고 부끄러운줄 알아?
이런식으로 다투게 된것. 처음에는 둘다 너무했다 싶어 서로 사과를하고 화해를 하고 넘어갔지만... 결국 J군의 소심한 성격과 S양의 잔소리하는 성격은 고쳐지지않았고 계속 트러블이 일어났다고한다. 그래서 이렇게 성격이 안맞아서야 헤어지는게 낫지않을까 하고 생각을 서로간에 하고 있을즈음, 결국은 S양이 먼저 이별 통보를 하고 말았단다.
J군도 처음엔 어차피 성격이란게 대화로 해서 고쳐질것도 아니고 차라리 헤어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자 서서히 S양이 그리워지더란것. 둘 사이의 추억이 그립고 아쉬워서... 좋았던 일들만 자꾸 떠올라서... "그래도 우리는 사랑했었는데 그런 문제쯤은 사랑한다면 덮을수도 있었는데... 그래 내가 경솔했어."하고 후회를 계속 했다고 한다. 때마침 S양의 친구로부터 S양도 J랑 헤어지고 많이 힘들어하고있고, 또 후회하고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다시 S양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기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그녀가 안쓰러워 그녀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그녀를 안아줬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너무 멋진 감동의 스토리다^^; 하.지.만. 얼마지나지않아 결국은 똑같은 문제로 둘은 또다시 다투게되었고 처음엔 그때도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후회 했잖아.하면서 참았지만 참다 참다가 결국은 한계에 달하더란다. 단지 화가 나서 헤어져야겠단 생각이 들기보단 성격 차이로 인해 계속해서 반복될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서 계속 연인관계를 유지하는게 힘들다는 판단을 했던것. 그래서 결국 또다시 이별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수밖에 없었다고...
한번 헤어졌었다면 그건 둘 사이의 문제가 헤어짐을 생각해야할정도로 심각했던거고, 그래서 단지 일시적인 후회와 추억때문에 재결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것이다. 차라리 이별 전에 대화나 이해로 풀었어야 할 문제지만. 이미 그 문제로 한번 '헤어졌을' 정도라면 이미 상호조율로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였다는것... 그래서 결국 똑같은 일은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별을 할때에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생각할게 아니고.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단지 감정에만 치우쳐서는 안되겠다. 연애감정은 분명히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 앞서는 행위다. 하지만 두사람이 만나서 연애관계를 지속하는데 감정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연애감정도 감정이고, 사랑싸움도 감정이지만 헤어짐이란, 그리고 재결합이란 심각한 문제앞에선 꼭 이성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볼것. 그리고 재결합을 시도하기전에 단지 그 상황에 너무 화가나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던 건지, 성격차이로 극복할수없었던 문제일지, 꼭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해보라. 해결할수있으면 해결하고, 그게 안된다면 차라리 깨끗하게 헤어짐이 나을수도있다. 원래 상처란 아물고 있을때 다시 긁히는 게 더 아프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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