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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있는 페낭 힐을 오르기 위해선 산 아래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 산을 오르는데 왠 기차역? 하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으나 이곳이 바로 산을 오르는 기차, 후니쿨라 열차가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왕복티켓(4RM)을 끊어서 안으로 들어가니 멀리서 정말 산을 타고 내려오는 열차가 두 개 보인다. 이런 광경은 태어나서 처음이군... 신기신기...ㅎㅎ 해발 820m인 페낭 힐은 이 열차를 타면 30분만에 오를 수 있지만 걸어서는 4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체력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이야 걸어가는것도 나쁘진 않지만... 산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도 아니고 기차라니... 한번 정도는 경험해보는것도 좋을 듯^^


잠시 후 기차가 칙칙거리면서... 정말 산위에서 내려온다! 희한하게도 기차 모양 역시 산의 경사에 따라 평면이 아니라 경사가 져있다. 잠시 후 기차가 정차하자 필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차에 올라탔다. 마치 놀이동산으로 가는 마차를 탄 피노키오의 심정이랄까.ㅎㅎ 산 위로 가는 열차는 세계에서 스위스 알프스와 이 곳, 이렇게 두 곳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과연 열차에 탑승해보니 메이드 인 스위스라고 적혀있다. 자기네 나라에서 쌓은 노하우를 외국에 수출한듯.^^ 페낭힐을 오르는 기차인 후니쿨라는 1923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말레이시아를 점령하고 있던 영국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내심 영국은 말레이를 점령해도 이런 걸 만들어줘서 얘네들이 나중에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구나, 하고 철없이 부러워(?)했는데 알고보니 이건 옛날 영국이 말레이시아를 점령했을 때 페낭 힐에 있는 탄광을 캐기위한 목적으로 말레이인들을 혹사시켜 놓아진 기차라고 한다. 하여간에 이놈이나 저놈이나…-_-;;;

잠시 후 안내 방송과 함께 기차가 산 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산을 바싹 타고 올라갔는데 점점 기차가 땅에서 떨어지더니 나중에는 숫제 공중에서 철로 하나를 두고 줄타기하는 격이다. 알고보니 산에선 지면이  고르지 못하므로 철근으로 밑을 받쳐 올리고 그 위에 철로를 깐 것이다. 기차가 옆으로 넘어지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세상이여 이젠 안녕, 할 판이다. 어쩌면 고소공포증이 있는 필자만 그렇게 느낀걸지도…-_-;; 어쨌든 덕분에 필자는 또다시 자신의 고질병(?)을 원망해야만 했다.

 

그러나 공포증도 잠시,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안개 낀 산을 기차를 타고 오르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못할 정도였다. 정말 온몸에 전율이 일다 못해 닭살이 일 정도였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져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기차길로 오막살이~  아기자기 잘도잔다~  ♪

 

15분 정도가 지났을까. 기차는 중간 역에 섰고 거기서 더 위로 올라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다시 15분 정도 더 올라가노라니 조그마한 터널을 하나 통과하며 기차는 산 정상에 닿았다. 사촌과 필자는 기차에서 내려 우산을 받쳐 쓰고 산 위의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 보니 전망대가 있었는데 비가 내리고 안개까지 껴서 안타깝게도 그 전망 좋다던 페낭 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개이겠지 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안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힌두 사원과 이슬람 사원, 호텔, 음식점등 조그만 산 정상에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산 정상에 있는 힌두 사원... 각양각색의 신들이 지붕이며 기둥을 장식하고있다.


바로 옆에 서있는 이슬람 사원... 역시 다양한 종교의 나라답게 하나의 산 위에도 두 개의 사원이 있다.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사이좋게 나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두 사원을 보며... 왠지 이해인 수녀님과 법정 스님의 우정어린 편지가 떠오른다. 서로 다른 종교 간의 화합... 그리고 어울림...^^ 사원 주변을 걷기도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어느샌가 비가 그치며 거짓말처럼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잠시 눈빛을 교환한 필자와 사촌은 아까 그 전망대 쪽으로 죽어라 뛰기 시작했다.


 

 

헐떡이며 전망대에 도착하자 과연 안개가 조금씩 걷히더니 아름다운 페낭 섬의 전경과 바다, 본토를 연결하는 페낭 대교가 드러났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우리는 한동안 그곳을 떠날 줄 몰랐다. 한참을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있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다시 내려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산위를 올라가는 기차. 후니쿨라. 이런 열차가 있으리라고는 지금까지 상상도 못해봤기에 매우 흥미진진했고, 또 레일이 바닥위에서 떠 있는 형태라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꽤나 그럴싸한 추억이다. 우리나라에도 산 아래에 이런 기차역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 어쨌거나 여러분, 페낭에 가시면 꼭 후니쿨라를 타보세요~ ^^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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