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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면서 가장 힘들고 괴로운 순간... 그건 어쩌면 연인과 헤어진 바로 그 순간일것이다. 차라리 욕을 하고, 따귀를 때리고, 물잔이라도 끼얹으면 속이라도 시원하련만...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이 메어와 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할 것 같은 그 순간. 슬픔, 괴로움, 원망, 그리움, 쓸쓸함...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해내기 힘들것같은 그 모든 감정들이 봇물터지듯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아프고 슬픈 이별의 순간보다도 어쩌면 더 부끄럽고 민망한 순간은... 바로 이별 후 저질렀던(?) 다소 쿨하지못한 행동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별 후 해놓고서 그때 내가 도대체 왜그랬을까 두고두고 손발이 오그라들며 후회하게되는 행동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은 다소 부끄럽고 민망하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저질러봤을(?) 이별 후 해놓고 후회했던 행동 4가지를 꼽아보도록 하겠다. 브라우저 창, 고정!

1. 스팸 차단해놓고 스팸메세지함 수시로 들락거리기


"니가 감히 나를 차? 그래 너같은건 까맣게 잊어주겠어!"

날 버린 너같은놈 따윈 까맣게 잊어주겠다며 친구들 앞에서 보란듯이 그의 번호를 스팸 등록한 것까진 좋았으나... 스멀스멀 올라오는 궁금증과 호기심, 그리고 애틋한 그리움...

'후회하고 다시 잘해보자고 문자를 보냈는데... 스팸으로 들어간건 아니겠지?'

'혹시 전화했었는데 수신차단되서 화난건 아니겠지?'

"그래, 한번만이야. 딱 한번만..."


...이런 구차한 핑계를 대며 밤새도록 스팸메세지함을 마르고 닳도록 들락거리지만 '혹시나'는 역시 '역시나'일뿐이란걸 깨닫고야만다. 이럴꺼면 차단이나 하지말껄... 쿨한척하려다 대체 이게 무슨 몸 고생 마음 고생일까.;


 

2. 그의 미니홈피 방문하기.


잘지내고 있는걸까? 그도 나처럼 힘들어하고 있을까? 혹시 나랑 헤어지고나서 후회하고 있는건 아닐까? 미치도록 그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가닥 자존심 때문에 전화는커녕, 차마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그의 소식을 묻지 못한다. 어쩌겠는가? 결국 티안나게 살짝 그의 미니홈피에 들러보는수밖에...

“슬퍼서도 아니고, 그리워서도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야...”

이렇게 애써 자신을 속이며 그의 미니 홈피를 방문한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의 프로필은 'Today is 힘듬'으로 바뀌어있고 History도 '사랑 그 쓸쓸함...'이란 말로 바뀌어있다. 심지어 미니홈피 배경음악마저 '오늘 헤어졌어요'로 바뀌어있다. 이게 알고보면 그의 속마음 아닐까. 그도 내가 먼저 연락하길 기다리고 있는건 아닐까.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든다.

그러다 어느날 사진첩에 올라온 밝게 웃고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나는 이렇게 힘든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거 같아서... 이미 나를 까맣게 잊어버린거 같아서... 얄밉기도하고, 서글프기도하다. 그렇게 그의 미니홈피를 들락달락하며 헛되이 '투데이'(주:방문자수)만 올려주고있다. 그러다 15588번째 방문자로 당첨이라도 되면 어쩌려구.ㄷㄷ;



3. 새벽2시쯤에 술마시고 전화하기

지난밤 그를 잊고자 친한 친구와 그를 험담하며 술 한잔 한거까진 좋았는데... 그 이후로 왠지 기억이 군데군데 끊어진 필름마냥 띄엄띄엄 하다. 아침에 일어나 곰곰히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보니…;

간밤에 그에게 전화해서 울면서 하소연하고, 매달리고... 심지어 죽어버릴꺼라 협박했던것.;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서고 싶어 헤어질 때마저도 눈물 한 방울 안보인 쿨하디 쿨한 나였는데... 대체 이게 뭐야.ㅜㅜ 아니, 연락을 해도 차라리 맨정신으로 할껄. 이별에 몸부림치는 청순가련소녀에서 과거집착형 술주정뱅이로 변하는건 정말 한순간이더라.



4. 잡긴 잡았는데 잡은걸 후회해?

이건 어쩌면 나에게도, 상대로써도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경우인데...; 헤어지자고 하는 그를 다시 잡은걸 오히려 후회하는 경우. 이게 대체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맨날 바람피고, 돈 빌려달라고 해서 떼먹고, 술마시면 욕까지하는 말미잘, 빈대 같은 놈인데...; 헤어져야지 헤어져야지를 다짐하다가도 막상 그가 헤어지자고 하니까... 괜시리 서글프고 두려워져서 결국 매달리고 매달려서 잡았다. 

근데 잡고 보니 이게 아닌거야. 결국 며칠 뒤에 내가 다시 헤어지자고 하긴했는데... 오히려 내게 매달리던 그의 모습. 왠지 속이 후련하긴 했지만 헤어지고 나서도 내가 대체 왜 그랬는지...ㅠㅠ  단지...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일까?


이상으로 이별 후 저질러본(?) 후회스러운 행동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실 위의 행동들은 후회할걸 알면서도 정말 어쩔수없이 하게 되는 그런 행동들일지도 모른다. 한밤중에 라면이 정말 미친듯이 땡길때... '먹으면 안돼, 다음날 소개팅이야...'를 되내이다가도 결국 식욕이 이성을 이기게되고, 다음날 퉁퉁 분 얼굴을 감싸쥐며 당연한 수순처럼 후회하는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쿨도 좋지만, 이별 앞에서마저 쿨한 사람은 없다. 아니 이별앞에서마저 쿨할수있다면 그건 아마도 상대를 딱 쿨할수있을, 딱 그 정도로까지밖에 사랑하지 않았단 반증일지도 모른다. 후회없이 사랑했고, 그래서 그만큼 헤어지고 나서 남은 미련과 앙금을 깨끗하게 털어버리기 힘들다면 차라리 약간은 바보같고 약간은 부끄러워도 하고싶은데로 당신의 감정을 마음껏 발산하는게 어쩌면 스스로를 위해선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중에 지나치게 후회하지 않을 한도내에서까지만 말이다.^^;

지금 이 글을 보며 민망함으로 다소 얼굴은 붉어지지만 "그래, 그런 적도 있었지."하고 씨익 웃을수있다면... 당신은 이미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후회되는 행동이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가. 자신의 감정 앞에 솔직한 당신이, 비록 쿨하진 못해도 가슴 한가득 윔한 사람이다. 벌써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다. 가슴이 따뜻한 그대 앞에 올 가을엔 꼭 갓 꺼낸 호빵마냥 훈훈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를 기원해본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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