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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의 고백,

이상해요. 분명히 소개팅 분위기는 좋았어요. 제가 꺼내는 이야기마다 그녀도 빵빵 터져주셨구요.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너무나도 재미있다는듯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그녀가 너무나 이뻐보였는데... 대화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건 100% 된다. 100% 먹혔다. 그런 생각이 드니 입에 기름이라도 칠한것마냥 말도 술술 잘 풀려져나왔구요. 근데 집에 오고나서 전화로 애프터 신청을하니...

"오늘 즐거웠어요. 근데 우리 인연은 아닌거같아요. 미안해요."

라고 이야기 하는 그녀... 이거 대체 뭔가요? 절 가지고 논건가요? 아니면 혹시 벌써부터 밀고당기기 하는건가요?


당신의 희망을 처절하게 깨뜨리는것같아 대단히 미안하지만... 이미 선약이 잡혀있어 약속을 며칠 뒤로 미루거나, 조금 생각해보고 연락을 준다고하면 밀고당기기일 가능성도 있으나 인연이 없다는 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미안하지만, 넌 아냐."

...란 뜻.-_-; 그렇다면 과연 그녀의 진짜 속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아니라고하지 기껏 즐겁게 잘놀아놓고, 왜 애프터 신청을 하면 인연이 아닌거같단 '이것이 애프터 거절의 정석이다.'에나 나옴직한 상투적인 변명을 날려주시는걸까?

즐겁게 데이트하고 인연은 아니란 그녀,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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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은 좋았겠지만...

딱 봤을때부터 별로 내 타입이 아니었는데, 내 이야기에는 전혀 관심없고 신나서 자기 할말만 하던 그 남자. 스X크래프트가 그렇게 재미있으면 게임방엘 가시지 왜 여기서, 그것도 온라인 게임의 온자도 모르는 내게 전략을 설명하는거냐고.ㅠㅠ 님하, 지금 나하고 배틀 뜨자는거임? 별로 마음에 안드는 상대지만 어쩌겠어... 소개해준 친구 얼굴도 있고... 그래도 나는 예의바르고 경우가 있는 착한 여자니까 그냥 하루 봉사활동한다고 생각하자. 재미없다고 딴 얘기 하자고 하던가 먼저 가겠다고 솔직하게 말할수도 없잖아?

 

또한 이런 심리도 숨어있다. 다시 안볼 사이라도 상대에게 멋진 기억으로 남아주길... 설혹 이 남자와 소개팅이 끝나서 비록 둘의 관계가 연속되지 않더라도 이 남자의 기억 속엔 내가 멋진 여자였다는 인상이 남길 바래. 사람 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나중에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좋은 기억으로 남는 멋진 여자. ^^v

 2. 즐겁긴 했어요...

사람도 나쁜 사람은 아닌거같고, 말도 재미있게 잘하고, 상황 자체는 정말 재미있고 유쾌했다. 하는 말 마다 날 웃게 만들고, 빵빵 터지게 만들어주셨다.


하지만... 꼭 재미있다고 개그맨이랑 사귀는건 아니잖아? 좀 계산적인거같아 미안하지만 외모, 성격, 매너, 유머감각, 패션센스... 따져봐야할게 얼마나 많은데... 물론 그의 유머 감각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싶지만 나머지는 좋은 친구로썬 괜찮아도... 솔직히 사귀기엔 좀 아닌거 같아. 그리 내 취향도 아니고... 안그래도 이번 주말 심심하고 외로웠는데 그래도 재미있고 좋은 사람만나서 하루 즐겁게 놀았어요. 고마워요~


 3. 다시 생각해보니 아니더라.

술이 한두잔 들어가니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왠지 느긋해졌다. 이때 유머 감각이 뛰어난 그가 앞에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니 제법 매력적이고 멋지게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에 말려서 재미있게 놀긴했는데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이건 아닌거같다. 재미도 있고, 말도 잘하는데... 지나치게 웃기려다보니 말에 왠지 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하고(토크쇼에서 지어낸 이야기하는 연예인들처럼?) 위트있긴한데 너무 말을 함부로해서 상처도 받았다구! 나중에 사귀면 이런 걸로 은근히 스트레스 받게 될지도... 벌써부터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후회가 밀려오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이라도 오해하지않게 딱 잘라 말해주는수밖에...


이상으로 즐겁게 데이트 해놓고 인연이 아닌거같단 말을 해서 당신 속을 뒤집어놓는 그녀의 심리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당신은 물론 억울할것이다. '마음에도 없었으면서... 왜 마음이 있는척 행동해!'하고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다행 아닌가? 그녀가 두고두고 떡밥 뿌려가며 어장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란 것이 말이다. 아쉬워하고, 억울해하며, 그녀의 심리를 시시콜콜 분석하려 애쓰며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것보다 차라리 깔끔하게 잊어주고 다음 인연을 찾는게 당신을 위해서라도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물론 분위기가 좋았기에... 100% 될것같은 자신감이 넘쳤기에... 손에 거의 닿을 것 같았기에 더 아쉬운 당신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후회와 망설임만으로 하루를 보내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진정으로 알아줄 그런 사람과의 만남을 기약해보는 지혜가 이순간엔 더 필요할것같다. 뭐 어떤가?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은 더 많은데...^^ 지금 인연이 마지막일꺼라 생각하지마라. 그녀의 말마따나 진정한 인연은, 당신의 가치를 알아봐줄 그런 여자는 분명히 어딘가에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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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품: 소개팅 분위기는 좋았는데, 애프터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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