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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여자의 언어는 '감성'이라 하고, 남자의 언어는 '논리'라 한다. 그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기 힘든 것이고, 그래서 연애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그래서 재미있는게 또 연애지만^^; 다 같다면 무슨 재미로? ㅋ 오늘은 서로 다른 '언어' 때문에 연애의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두 남녀를 만나봤다.
사귄지 반년 정도 지난 A군과 B양 커플. 약간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A군이었지만 말만 번지르르한 남자보다 과묵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들어주는 남자를 더 좋아하는 B양 덕분에 둘의 궁합(?)은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끝없이 말을 건내는 B양 때문에 살짝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푱소 말수가 없어 여자들에게 그닥 인기가 없었던 A군으로써는 그마저도 큰 행복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B양이 길고 탐스럽던 머리를 싹뚝 자르고 마치 '푸들'처럼 곱슬거리는 파마 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B양: 오빠, 나 어제 머리 했따~ 나 이쁘지? ^^
A군: 더헉... 뭐... 그런가...ㄷㄷㄷ;
B양: 괜찮으니까 솔직하게 말해봐. 나 오빠한테 잘보이려고 한건데 오빠가 마음에 안들면 고민 좀 해봐야하잖아.
A군:(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그래? 그럼 나 솔직하게 말한다. 솔직히 좀 안어울린다. 남자의 로망은 긴 생머리인데... 머리 자르고 파마하니까 나이 들어보여, 게다가 7부 기지바지라니... 아줌마 같아...;
B양: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래?
A군: (왠지 미안해져서) 내가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난 니가 물어보길래. 기분 상했다면 사과할께.
B양: 아냐. 뭐 내가 물어봤는데 뭘...
여전히 시무룩한 B양의 태도가 약간 마음에 걸렸지만 괜찮다니 괜찮겠지 싶어 그냥 넘겼다. 그리고 둘은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근처 페스트푸드점에 들러 햄버거와 콜라를 시켰다.
B양: 터미네이터 재미있었지~ 마커스 너무 머찌더라~ 완전 훈남. 게다가 한국계 누구지? 문 블러드굿? 어찌나 날씬하고 이쁘던지... 나 그런 애들 보면 너무 부러워. 나 요즘 살쪘는데 비교 되더라... 오빠 나 요즘 살찐거 같지?
A군: 응, 그러고보니 조금 그런것도 같네. 근데 솔직히 걔하고 비교하면 안돼지. 걔는 연예인이잖아. 살좀 찌면 어때... 뭐... 다이어트하면되지, 안그래?
갑자기 B양 표정이 변하며 말이 없다.
A군: 왜 말이 없어?
B양: ...
A군: 왜 그러는데? 뭐 내가 말 실수했니?
B양: 몰라. 아까 전엔 촌스럽다고 하고, 이제 뚱뚱하다고 하고... 오빠 사귄지 오래되더니 변한거야? 예전엔 예쁘고 날씬하다고 해놓고 요즘엔 맨날 구박만 하고. 나 더 뚱뚱해지고 못나지면 쳐다보지도 않을꺼네?
A군: 그게 아니라... 니가 물어보길래... 난 그냥 대답만 한거잖아.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
B양: 몰라. 너무해... 나 오빠하고 얘기하기 싫어.
B양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매장을 나가버렸다. A군은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해서 그런 그녀를 굳이 붙잡지 않고 혼자 앉아 남은 햄버거와 콜라까지 모조리 다 먹어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가 문제였을까. A군은 나름 솔직하게 대답을 해줬다. 심한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묻는 말에 대답만 했을뿐이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그런 그에게 오히려 화를 냈다. 자기가 물어봐놓고, 대답해주니까 화를 내... 도대체 어쩌란 말이야? 이 역시 남자와 여자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마 여러분들도 많이 본 장면이리라. 일상 속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광경인데... 여자들끼리는 분명히 며칠 전에도 만났으면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고, 끌어안고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마치 이산 가족이 상봉한 듯하다. 이때 의례적으로 나오는 말.
"이야~ B양~ 이뻐졌네. 피부가 왜 그렇게 좋아졌어?"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너 요새 운동하니. 날씬해서 좋겠다~"
그래서 유심히 그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도대체 뭐가 변했단 말이지? -_-; 남자들이 보기엔 그때나 지금이나 솔직히 똑같다.-_-a 하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조금이라도 못봤다가 만난 사람이라면 서로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며 우정을 표현한다. 여자들끼리는 여자들끼리의 '언어'를 아는 것이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늘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비춰지길 원한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그렇게 말하며, 자신에게도 그렇게 말해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다. 친구 사이에도 그럴지언데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여자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아름다운 존재이고 싶어한다. 이쁘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이쁘다고 대답해줘라. 그녀는 당신에게 그녀가 정말 이쁜지 안이쁜지를 물어보는게 아니다. 평소와는 다른 자신의 변한 모습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 때, 그래도 사랑하는 연인만은 변함없이 언제나 자기의 편이 되어주길, 그리고 이쁘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오빠 나 요즘 살쪘지? 뚱뚱해 보여?"
"응. 뚱뚱해보여. 다이어트 해야겠다."
이건 10년 지난 부부 사이에서도 나오면 욕먹을 최악의 패턴이다.^^; 차라리 그럴땐,
"살짝 통통해진거 같은데 그래도 내 눈엔 귀여워. 난 너무 마른 여자보단 살짝 통통한 사람이 더 이쁘더라. 알잖아^^ 지금까지는 딱 좋은데 그래도 체중이 조금 더 나가면 건강에 무리가 올수도 있대. 우리 같이 운동할까? ^^"
...이런 식으로 말해준다면... 같은 말이라도 상대를 예뻐하는, 배려심 많은 남자친구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빛도 갚는다는데 좋아하는 사람 마음 하나 못 잡겠는가? ^^ 물론 키 작은 애보고 키가 자란거 같다느니, 뚱뚱한 애보고 뼈 밖에 없느니 하는 지나치게 뻔한 아부(?)는 삼가해야겠지만. 적절하게 상대방이 자신 있어하는 포인트를 캐치해서 칭찬해주는 건 둘 사이의 관계를 보다 원만하고 부드럽게 해준다. 칭찬은 돌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 오늘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역시 우리 OOO, 니가 세상에서 제일 이뻐^^"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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