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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처음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좋아졌다가 불편했다가 반복했었는데... 특히 요즘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아니면 커피를 많이 마셔서 인지 다시 속이 많이 불편하다. 가슴에 뭔가가 걸려있는듯한 느낌이 나고 위산이 거꾸로 치밀어올라 목까지 부글부글 하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간간이 불편했음에도 바쁘단 핑계로 거의 7~8년전에 위내시경을 해보고 한번도 안해봤는데 그 사이에 식도가 많이 헐었다던가, 바렛식도가 되어 식도암의 위험이 높아졌다던가하는 온갖 방정맞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심지어 설상가상으로 요즘들어 배탈도 간간히 찾아오는지라 위에 이어 장까지 나빠진건 아닌가 하는 건강염려증후군(?)에 덜컥 걸려버렸다.


한동안 그렇게 내 몸 상태에 대해 두려워만하다가 안되겠다. 검사를 받고 얼른 고뇌로부터 해방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소화기 내시경학회로부터 우수시설로 선정되었다는 신안동 모 병원으로 찾아갔다.


부랴부랴 가까운 병원에 들러 내과 진찰을 받았다.



의사 : 식도염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죠?


라이너스 : 처음 생긴건 7년전쯤이고 중간중간 괜찮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했는데 요즘들어 더 심해졌어요.


의사: 그럼 그 사이 위내시경을 몇번이나 해보셨죠?


라이너스 : 첫 진단 받을때 한번 해보고 한번도 안해봤습니다.


의사 : ㄷㄷㄷ


라이너스 : ㄷㄷㄷ



어이쿠, 말해놓고나니 본인도 민망하다. 그래서 의사선생님의 권유(?)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예약했다. 사실 대장 내시경은 국가 권장 연령이 50세 이후지만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전이라도 해보는게 좋다고... 여튼 전날 금식을 했던터라 당일날 안되냐고 물었지만, 위내시경과는 달리 대장내시경은 거의 3~4일을 식사에 신경을 써야하기에 안된다고해서 다음주 월요일로 예약을 잡았다. 내시경에 적합한 상태인지 알아보기위해 사전 검사로심전도 검사와 엑스레이를 찍고 장정결제인 세이프랩, 가소콜, 변비약을 받고, 약국에서 역류성 식도염약까지 타서 집으로 돌아왔다.




대장 내시경 검사 3일전!


위내시경은 하루 전날 저녁부터 금식이지만 대장내시경 음식은 3일전부터 신경을 써야하는데... 원활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검사 3일전부터 잡곡밥(팥, 콩, 검은쌀, 깨), 씨있는 과일(수박, 포도, 참외, 키위, 딸기, 토마토), 섬유질 음식(김치, 파, 양배추, 나물), 해조류(파래, 김, 미역), 미숫가루, 선식 등을 먹어서는 안된다. 병원에서 준 안내문에는 추천음식으로 생선구이, 두부, 계란찜과 흰밥을 먹으라고해서 우선 첫 3끼를 그렇게 먹었는데... 그야말로 죽을맛이었다.ㅠㅠ 안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의외로 먹을수있는게 많잖아! 이놈의 병원... 나를 괴롭히다니...ㅠㅠ



삶은 달걀과 계란프라이도 괜찮다.



카스테라와 바나나도 괜찮고, 감자는 괜찮지만 비슷하게 생긴(?) 고구마는 의외로 안된다. 닭고기, 햄, 소세지도 가능. 우유나 커피도 의외로 괜찮다고하고... 당연하지만 술은 절대 금물!



대장내시경 1일전!



그래도 먹을수있는게 많이 남아있던 이틀간은 그나마 사치였군. 검사 하루 전날부터는 아침과 점심은 반드시 흰쌀죽과 맑은 간장만 먹을수있다.(저녁은 금식) 흰죽만 먹고 하루를 버티려니 비실비실... 참고로 검사 당일까지 꿀물, 물, 이온음료는 섭취 가능하다.



검사 1일 전부터는 장정결을 위해 각종 약들을 먹어줘야한다. 병원에서 받아온 전처치용 세장제 세이프렙 액과 변비약 가소콜액. 알약(변비약)은 아침 점심 식후에 2알 복용.




오후 4시에 세이프렙150cc + 물 350cc 섞어서 30분 이내 복용하고 추가로 물 500cc 복욕, 오후 8시에 같은방법으로 복용후 가소콜 2포를 더 먹어준다. 



먼저 오후 4시에 1차복용. 같이 들어있는 빈 플라스틱액에 세이프렙 액 150cc를 붓고...



눈금을 정확하게 맞춰주자. 딱 2번 복용가능한 분량이니 흘리지않게 주의할것.



그 다음 물 350cc를 더 넣어주자.



도합 500cc




종이컵과 비교샷. 제법 거대하다. 이걸 어떻게 다먹지.



맛을 보니, 그리 나쁘진않다. 어떤 후기에서 읽었던것처럼 김빠진 이온음료+박카스 맛이랄까.;; 여튼 한방에 원샷~에 추가로 물 500cc 다시 원샷! 30분안에 다 마셔야한다고... 배터지겠네..ㅠㅠ 참고로 물약을 토하거나 남기면 추가복용을 해야해서 더 쓴맛(?)을 보실수도있으니 꾹 참고 다 마셔보도록하자.



오후 8시에 같은 방법으로 2차복용후, 마지막으로 소화관냉내의 기포제거제인 고소콜액 2개를 마저 먹어준다. 참고로 약물을 먹으면서 복부마사지와 운동을 해야 변이 더 잘나온다고... 참고로 혈압약, 심장약, 뇌혈관질환등 중요한 약은 검사당일에도 복용해야하며, 당뇨약은 저혈당에 빠질수도있으니 복용하면 안된다고, 항응고제인 와파린, 꼬마딘이나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 프라빅스도 복용시 의사선생님과 상의해야한다고한다.


그이후로 2시간 정도있으면 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화장실에 들락달락... 오후 6시 쯤부터 밤새도록 화장실에 들락달락거렸다.



그와중에도 탈수를 방지하기위해 물이나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를 계속 먹어주었다. 마시고 화장실가고 마시고 화장실 가고.. 여튼 15번 이상을 들락달락해야한다고... 마지막엔 변이 맑은 물처럼 나오게되는데... 그럼 장정결이 잘 이뤄진것. 장정결이 제대로 안이뤄지면 내시경 카메라가 장속을 원활히 살피고 진단할수없으니 힘들더라도 꼭 주의사항에 따를것.



그리고 다음날. 전날 화장실에 들락달락한다고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병원에 도착했다. 내시경 검사후에는 졸음과 어지러움 일시적 기억상실이 있으므로 가급전 직접 운전하지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혹시나 용종절제술을 해야할 경우 여부 결정을 위해 보호자가 동반해야한다. 


먼저 2 내과 의사선생님과 간단히 면담을 하고 내시경 검사실로 직행. 내시경복(?)인지 왠 가운을 하나 주는데... 엉덩이 부분이 뚫려있다. 이게 바로 그 악명이 자자한 굴욕(?) 바지라는 건가...ㄷㄷ;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니 팔에 왠주사를 하나 놓아주고... 내시경 침대 위로 올라갔다.



아무리 뼈로거(뼈속까지 블로거)라지만 휴대폰이나 카메라는 반입 금지인지라. 어쩔수없이 드라마 종합병원의 스틸컷을 가져왔다. 내시경실에는 이렇게 생긴 내시경 침대와 내시경 장비들이 가득하다. 나혼자산다에서 전현무는 바쁜 스케쥴 때문에 비수면 대장내시경을 받았다고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있어서 필자는 수면 위 대장 내시경을 받기로했다. 팔에 주사가 하나 꼽히는가 싶더니... 어느새 의식불명. 사람에 따라서 멀쩡하게 눈을 뜨고 내시경하는 장면을 지켜보거나 심지어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있다고하는데 필자는 약발이 잘 받는 타입인지 그때부터는 기억이 전혀없다. 오히려 다행인건가.


그리고 눈을 뜬건 바깥 회복실이었다. 예전 위내시경을 했을때에는 목구멍이 살짝 따끔거렸는데, 여기는 장비가 좋은지 목에 통증도 없고 엉덩이(?)도 안아프고 여하튼 다행이다. 정신이 어느정도 들고나서는 다시 의사선생님을 만나러갔다. 내시경 결과 사진을 보여주는데...


의사: 위와 장은 깨끗합니다. 다만 장에 아주작은 용종이 있어서 절제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받으러오시면됩니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정말 깨끗~하다. 오~ 다행! 이제 걱정끝 행복 시작인가...^^; 내시경 비용은 대장내시경 18만원, 조직검사 5만원, 위내시경 10만원 도합 33만원이라고... 종합병원도 아닌 일반병원인데 비용이 센편이군... 딴 지역은 거의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급 내시경 비용이 이정도였던것 같은데... 물론 실비보험에 가입되어있는지라 하루 25만원까지는 실손 비용 보장이 되긴하지만... 여튼 그동안 굶었던지라 배가 고파 식사를 하려했으나 내시경 후 당일 저녁부터 식사가 가능하다고..ㅠㅠ


그리고... 일주일 후 검사 결과를 듣기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 : 크게 문제는 없는데... 아니, 문제가 없는건 아니고...



뭐, 뭐지? 무슨 문제라도 있는건가? 갑자기 심장이 덜컥내려앉는다.



의사 : 그때 절제한게 조직검사를 해보니 선종입니다. 깨끗하게 잘 제거가 되서 크게 문제는 없고, 3년뒤에 다시 한번 대장내시경을 받아보시면됩니다.



일단은 알겠다고하고 병원을 나왔는데 검색을 해보니... 선종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고 절제하면 근치가 되지만, 일반적인 용종과는 다르게 그냥 두었을경우 5~10년 뒤에는 암으로도 발전할수있는거라고... 만약 필자가 국가권장 대장내시경 연령인 50세까지 기다렸다가 대장내시경을 했다면? 그때는 선종이 아니라 암이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흐른다. 구사일생인가? ;;


그냥 두었으면 암으로 발전해서 수술까지 받아야할지도 모르는 병이, 내시경 검사와 용종절제만으로도 가볍게 해결이 가능하다. 어떤가? 아무리 겁나고 무섭더라도(혹은 귀찮더라도) 내시경, 한번쯤 받아볼만하지 않을까? 뭔가 이상증상이 있다면, 혹은 가족력이 있다면 망설이지말고 꼭 받아보셨으면 좋겠다. 이상으로 친절한 라이너스씨의 생각보다 안무섭다? 생애 첫 대장내시경 & 위내시경 준비 & 검사 후기! 편, 끝~


+자매품: 내가 언제 병원에 갔었지? 병원 진료 기록 조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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