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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탐에서 oo라고 하는 고급 리조트 호텔에 놀러갔을 때의 일이다.


 그 호텔은 바탐에서도 꽤나 알아주는 명소였는데 해변을 끼고 있어 전망이 무척이나 좋았고, 안에 고급 휴게시설에 수영장, 골프장까지 모든 걸 다 갖춘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놀러와 있는 한국인들도 꽤나 많이 있었다.


 거기서 하루 투숙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수영장에 갔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는데 어떤 근육질의 인도네시아 사람과 평범해보이는 동양인 둘이서 얼굴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썬탠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별다른 점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려는데 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어였다. 그제서야 나는 그 인도네시아 사람같은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속으로 피식웃으며 지나가려는데 그 사람의 목소리가 상당히 낮익게 느껴졌다. 아는 사람인가. 저런 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하다 뭐 별로 중요한 건 아니라 그냥 지나쳤다.


 나는 수영을 잘하진 못했지만 어제 아버지한테 배운 배영은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는지라 몸을 하늘로 향하고 수면 위에 떠서 발을 첨범거리며 뒤로 나가다 뒷걸음쳐오던 어떤 사람하고 부딫히고 말았다. 수영에 서툴렀던 나는 물을 약간 먹었지만 다시 일어나 미안하다고 하고 지나가려는데. 세상에, 아까 전에 누워있던 근육질의 인도네시아 인(?)은 바로 우리나라의 꽤나 유명한 인기 개그맨인 홍 모씨가 아닌가. 어쨌든 홍모씨는 귀찮은 듯 사과를 받는둥 마는둥하고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대역 사용을 사과드립니다. 꾸벅.)


 잠시 후 우리 가족은 호텔 내의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하게 되었고, 나는 홍모씨를 봤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옆쪽을 보니, 그 홍모씨랑 매니저가 앉아있는게 아닌가! 계속 말하기 민망해진 나는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러다가 문득 그들을 쳐다봤는데 이런... 홍모씨의 매니저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영복 차림 그대로 식당에 들어와 의자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고, 홍모씨는 그나마 수영복 위에 반바지를 입고 있어 물이 그렇게 심하게 스며나오진 않았다만 오십보 백보였다. 무슨 야외 노천 카페도 아니고 무슨 무경우란 말인가. 나는 설마, 원래 그런거겠지 하고 주위를 둘러봐도 다들 점잖게 입은 사람들뿐이었고 자세히 보니 종업원들의 그쪽을 쳐다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정도 인기인이라면 외국에도 많이 나가봤을 꺼 아닌가.

 공인이라면 모범을 보여야지 도대체 왜 이렇게 나라망신을 시키는건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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