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갓 입사한 회사원 B양. 무려 2년이나 되는 백수 기간에는 집에서 눈치도 보이고, 왠지 스스로도 무력감도 들고해서 어디든 취업만 시켜주면 정말 회사를위해 목숨바쳐 일하겠다고 결심했는데... 막상 직장에 들어가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노처녀 히스테리가 있는 과장은 어찌나 땍땍거리고 자기를 못잡아 먹어 안달인지...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노처녀 과장이 시킨 일을 바쁘게 하고 있는데 때마침 부장과 차장의 오더까지 동시에 걸려서 그야말로 눈코뜰새없이 일을 해나가고 있었다. 거의 퇴근 시간은 가까워오고... 과장이 B양에게 말했다.

과장: 아까 시킨거 다했어요? 가지고 와봐요.

B양: 그게... 아직 다 못했습니다.

과장: 시킨지가 언젠데 아직 다 못해요! 일을 하겠다는거예요, 말겠다는거예요!

B양: 그게 아니라... 부장님하고 차장님이...

과장: 변명은 필요 없어요. B씨. 정말 그정도 밖에 못해요? 그런식으로 할꺼면 때려치워요. B씨말고도 일하고 싶은 사람 많으니까.


B양은 과장에게 된통 욕을 들어먹고 화장실에 몰래 앉아 서러운 울음을 삼켰다. 내가 경력만 쌓이면 이깟 회사 붙어있나봐라, 하면서^^; 퇴근 후 B양은 남자친구인 A군을 만났다.


A군: 오늘 하루 어땠어? 잘보냈어?

B양: 오빠... 나 오늘 우울해... 나 술사주라.

A군: 왜? 무슨일인데...

B양: 글쎄, 있지...



B양은 서러운 마음에 A군에게 노처녀 과장에 대해 있는 욕 없는 욕을 다하며 하소연하다시피 털어놓았다.


A군: 그럼 과장한테 확실하게 말했어야지. 부장님하고 차장님하고 시킨 일이있다고... 그 사람들이 더 상급자잖아.

B양: 설명하려고하는데... 변명할 기회를 안주잖아. 그리고 옆에 부장님 차장님 듣고 있는데 그 얘기하기도 좀 그렇기도하고...

A군: 그래도 그런건 확실히 해야지. 게다가 원래 회사일이란 그래. 일이 많으면 시간을 적당히 배분을 해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지, 하나 마무리 다 못하고 이거하다가 저거하다가 하면 결국 하나도 제대로 못해.

B양: 다 같이 시키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오빠가 그 상황이 안되봐서 모르는거지, 얼마나 난처하고 당황스러운줄 알아?

A군: 내가 너보다 2년은 빨리 입사했다. 그런 상황 다 겪어봤어. 직장 생황에서 원래 그런건 어쩔수 없는 거야. 돈받고 일하는 입장인데, 아랫 사람이 맞춰야지 어쩌겠어?


B양: 오빠 지금 누구 편을 드는거야? 나보다 회사가 더 중요하단 거야 뭐야?


A군: 그런게 아니라. 그런건 원래 니가 맞춰야한다는 거지. 내가 틀린 말 했어? 아니잖아? 다 널위해서 하는 말이잖아.

B양: 몰라. 그래 좋겠다. 잘나서. 나 집에 갈래.


B양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왠지 황당해진 A군, '내가 뭘 잘못한거지. 내가 틀린 말을 한것도 아니고, 그럼 지가 잘못했는데도 무조건 편들어달란 거야 뭐야, 말을 말던가. 도대체 여자들은 왜 그런거지?' 분명히 A군 입장에선 옳은 말만 했을뿐인데... 왜 B양은 더 화를 내는 것일까? 정말 여자친구가 잘못해도 무조건 편을 들어줘야하는걸까? 그게 옳은걸까? 물론 사회 선배의 말로써는 A군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자친구로써의 대답으로는 틀렸다.^^; 그럴때는 차라리 이렇게 말해보자.

"그래, 그건 정말 아닌거같다. 사람이 감당할수 있을만큼만 일을 시켜야지. 우리 B, 많이 속상했지? 누가 우리 B보고 뭐라고 그래. 오빠가 그 과장님 차 몰래 긁어줄까?" -> 이봐 그건 범죌세...-_-;


...라고 말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것이다. '틀린건 틀리다고 해야지. 무조건 편들어 주다간 버릇(?) 나빠져요.' 하지만 말이다. 당신의 여자친구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도 자기의 잘못은 안다. 업무처리에 미숙한 점도 많고, 직장 생활에서 대응하는 법을 몰라 실수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거고... 자기 자신에게만 돌리기엔 너무 억울하니까 다른 사람 흉도 조금씩 보면서,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래도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여담이지만 어린시절, 필자는 동생만 있을뿐 형이 없었다. 어느날 사촌형집에 놀러 갔는데... 놀이터에서 놀던 둘째 사촌형이 어떤 동네 애한테 맞고 들어오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첫째 사촌형은 바로 씩씩거리면서 그 동네 애에게 달려가서 혼을 내줬다. 어린 마음에도 그게 너무 부러웠고 그래서 형이 있었으면 할때도 있었다.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자신의 편이 있다는거... 얼마나 행복하고 든든한 일인가? ^^

솔직히 당신이 그 과장의 직장 상사가 아닌 이상, 당신이 실질적으로 그녀를 위해 해줄수있는 일은 없다. 하지만 일단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라는 거다. 그녀가 잘못했던 잘했던을 떠나서 말이다.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한답시고 상황을 분석하며 따지다간 오히려 그녀로부터 너 지금 누구 편드는거야?,라는 원망섞인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당신이 할수있는 일은 그녀의 말에 맞장구쳐주고, 그녀가 털어놓는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일뿐일 것이다.


알고있다. 그건 사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않는다는것을... 하지만 원래 사람이란 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에게 하소연을 하는것만은 아니다. 심리치료 기법에도 있다. 그냥 남에게 자신의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 상태를 이야기 함으로써 스스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치유하는 방법이 말이다. 그때는 그냥 그녀의 말에 귀기울여 주는것만으로도 그녀의 마음은 마법처럼 풀릴것이다. 덤으로 그녀는 '아마 믿을 사람은 세상에 이 사람밖에 없고, 정말 이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내편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것이다. 그런 기막힌 찬스를 기껏 설교하느라 놓쳐버릴 셈인가? 충고는 그녀가 화가 풀리고 나서 조용한 어조로 살짝 건내줘도 늦지않다.

기억하라. 그녀는 당신에게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는게 아니다. 단지 지치고 아픈 마음을 기댈 듬직한 누군가의 어깨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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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blimy
    2009.08.04 14:44 신고

    여친은 없지만..친구에게 편들어줄때도 정말 난감해요ㅎㅎ
    차를 긁어준다는 말이 저를 피식하게 만드네요 ㅋㅋ
    센스가 넘쳐요!+_+

  3. BlogIcon 미자라지
    2009.08.04 20:31 신고

    근데 알라딘창작블로그에는 어케 연재하시는거에요?
    참 신기한거 많이 생기는것같아요 점점..;ㅋ

  4. 들레
    2009.08.04 20:35 신고

    화성남자 금성여자... 딱 그말이 맞는거 같아요.
    논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남자.
    감성적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필요한 여자.
    결국 잘잘못을 가려주기보단 내편이 필요한거에요!^_^

  5. Eilen
    2009.08.04 22:40 신고

    요즘 바빠서 못들어왔더니
    재미있는 포스팅이 올라와있네요ㅎㅎ
    역시 그럴때는 무조건 편들어주는게 기분은 좋을꺼같네요
    저도 무조건 편들어주는거 잘하는데OTL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6. BlogIcon 이름이동기
    2009.08.04 22:56 신고

    ㅋㅋㅋㅋ 저도 예전에 여자친구가 교수님 험담을 하길래 곰곰히 들어보았더니
    여자친구 잘못인듯해서 나름 바른말을 했다가 ....
    꽤 오래 싹싹 빌었지요 ㅋㅋㅋㅋ

  7. GG
    2009.08.05 00:19 신고

    흠.... 연상연하라 그랬나.. 난 왜 반대였지?
    예전에 남친이 대학원 생활하면서 완전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음에도 나한테 하소연만 하고
    정작 시원하게 해결을 못하는 걸 보고 나도 답답해서
    그렇게 가만있지 말고 어쩌고 저쩌고 해보라고 해결책 + 질책을 했다가........
    난 내편이 되길 바랬던거라구! 하는 소릴 듣고서야 아차 싶었네요 ㅡ.ㅡ;

    오히려 전 종종 남친의 무조건 동조하는 말에.. 얘 지금 뭐하니? 싶기도 할 때 있더라고요.
    (난 답답한 상황의 해결책을 얻고 싶은 거였는데..)

    남녀차이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성향차이도 있고,
    결국 화제를 던지는 자가 동조를 바라는건지 조언을 바라는 건지 캐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연인사이 대화에서 결국 그 두가지를 다 해줘야긴 하지만 상황마다 중점을 두는 게 다르니..여렵지요.
    흠.. 역시 연애는 어려워 어려워..

  8. BlogIcon yourfan
    2009.08.05 01:38 신고

    이글... 맨날 어른이니까 설교해줘야지 하고 먼저 생각해버리는 내 남친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

  9. BlogIcon 하록킴
    2009.08.05 05:33 신고

    대한민국 남성들이여 조금만 참으세요^^ 좋은날이 올겁니다.ㅎㅎ

  10. BlogIcon 쏘피
    2009.08.05 08:40 신고

    저,,과장님 왠지 익숙한데요??ㅎㅎ
    연인이란 힘든일이 있을때 그냥 옆에 있어주는것만으로
    참 큰 위안이 되죠~~

  11. BlogIcon 해나스
    2009.08.05 09:41 신고

    남자들이 가장 못하는 부분이기도하죠.
    일단 걍 들어주고 편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하면 알아서 생각하게 되는데 말이죠 ㅋ
    그게 꼭 몰라서 하소연하는게 아니거늘....ㅎㅎ

  12. ㅉㅉㅉ
    2009.08.08 20:44 신고

    나참 정말 어이가 없군. 저건 정신발달이 안된 저능아같은 행동패턴 아닌가. 지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하는게 무슨 어른이냐.

  13. BlogIcon 짧은이야기
    2009.08.11 09:42 신고

    일단은 속상한 마음 알아달라는 건데, 그게 어려운가 봐요.
    저는 박군에게 "내가 속상해서 얘기하는 거니까 '**씨 힘드셨겠군요' 하고 말씀해 주시면 돼요"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답니다.
    상대방이 제게 나쁜 의도를 품지 않았다는 걸 아니, 굳이 바가지를 긁을 필요는 없고 제 마음 상태가 어떤지 이야기하면 상대는 그것에 맞춰줄 수 있잖아요.

  14. BlogIcon ★바바라
    2009.08.12 18:58 신고

    무조건적으로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라,
    짜증이 난 마음에 공감은 못해도 위로를 좀 해달라는 바람이죠 ;ㅁ;

  15. 바다사랑
    2009.08.14 19:37 신고

    우와- 라이너스님!! 제 마음이 딱 저거예요- 남친이랑 얘기하다 제가 말한게 바로 저내용!!!! <문제해결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가 얼만큼 잘못했는지 알고있다. 내가 너한테 원하는거는 공감이다!>우왕-

  16. 햄토리
    2009.08.18 12:41 신고

    라이너스님. 동감가는글 몇개 제 블로그에 퍼가도 되져?
    출처는 밝혀놓을게요. 제가 워낙 글 못쓰는거 아니까~
    친구들은 제가 아닌거 다 알테지만여 ㅎㅎㅎ

    • BlogIcon 라이너스™
      2009.08.18 13:0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제 블로그에 있는 글은 스크랩을
      허용하지않고 있답니다. SEO 문제도 있고,
      지난번에 도용 포스팅당했던 경험도 있는지라.
      불편하시겠지만 링크를 통해 보시는 방법을
      권합니다. 혹은 퍼가시더라도 비공개로 해두시면
      가능합니다.^^;

  17. 햄토리
    2009.08.20 17:56 신고

    그냥 포기햇어요 ㅋㅋㅋㅋㅋ 놀러자주올께요~ㅎㅎㅎ
    제남친 보여주려고 떡하니 만들어놓으려고햇거든요
    좀바라!!!!!!!!!!! 이렇게요...히휴..어렵네요 ^^;
    좋은하루되세요~

  18. BlogIcon 럭키
    2013.12.27 03:02 신고

    잘읽었습니다.

  19. BlogIcon 럭키
    2013.12.27 03:02 신고

    잘읽었습니다.

  20. BlogIcon 재밌네요
    2015.02.10 19:10 신고

    이건 여자만 그런게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집니다. ㅋㅋ 남자 사람 친구 얘기에 공감안하고 해결책 내밀었더니 언성도 높아지고 얘기가 더 길어져서 아차하는 맘에 그냥 우쮸쮸 한다는 심정으로 들어줬더니 안정 됐습니다ㅋㅋㅋ 얼마나 저 혼자서 속으로 웃었던지ㅋㅋㅋㅋㅋ 그리고 공감하는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죠ㅋㅋ 남녀 할 것 없이 편들어주길 바라는 것도 본능적인거고 대인관계 잘하려면 여자든 남자든 센스, 능력 키워야죠ㅋㅋㅋ

  21. BlogIcon
    2018.04.25 13:41 신고

    그래도,편들어주는게 좋아요. 아무리 회사가 그렇더라도 까인건 여친이니까요 그리고,
    그과장이라는분은 경솔한것같아요..일처리
    빨리할수있는 능력이나 손많아야만,
    빨리 할수있는것인데.. 편안들어주다가는,
    여친하고, 관계는 끊어집니닷..
    몇여자들심리는 그래요.. 자기 편안들어주거나
    자기맘에 안들면 그렇더군요. 뭐 전체
    여자가 그런건 아닐테지만요..
    되도록이면 여친이 잘못한게 있더라도,
    편들어주는게 좋아요. 여친도 말할려고
    했는데, 과장이라는분이 말못하게하셔서,
    못하신거니까.. 여친잘못 아닌것같아요..
    물론상황극이라는건 알지만.. 그리고,
    편들어줘야할상황,편들지말아야
    할상황이 있답니다..쨌든 제
    개인적인생각으로 답글 남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