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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인간관계에 있어 특히 돈이 문제가 될 때가 많다.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에 별로 안 친한 사이라면, 적당히 거절하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적은 돈까진 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절친한 사이라면 약간 무리가 되는 거금이라도 어느 정도의 고민 끝에 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연인 간의 돈 문제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

한동안 대학 후배인 Y양을 짝사랑해오다 용기를 내어 고백하여 사귀게된 J군. 갓 입사한 직장에서 제일 막내라 온갖 잡무에 심부름에,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했지만 Y양과의 저녁 약속에 피곤한 줄을 몰랐다. Y양은 아직 대학생이었기에 J군이 학교 앞으로 갔다. 만나서 식사를 하고, 근처 맥주집으로 가서 독일식 소세지와 함께 간단히 맥주를 한 잔 하고 있는데 갑자기 Y양의 휴대폰이 울렸다. 곤란해하면서 전화를 받는 Y양의 전화기 너머로 대충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Y양의 친구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술집에 발이 묶여 오도가도 못하는 사정이더란 것. 옆에서 슬쩍 듣고 있던 J군, 점수를 딸 기회란 생각에 빌려줘야겠단 생각을 내심 하고있는데 Y양이 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말문을 연다.


Y양: 오빠, 미안한데.. 혹시 돈 있으면 좀 빌려주면 안돼?

J군: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얼마면 돼?

Y양: 역시 오빠, 센스쟁이, 10만원 정도나왔대. 이 계좌로 송금 좀 부탁할께.

J군: 물론이지.^^


J군은 마시던 맥주잔을 내려놓고 부랴부랴 근처 은행ATM기로 달려가 돈을 부쳤다. 타은행인데다 영업외 시간이라 무려 2000원의 수수료가 붙었지만. 뭐 어떠랴. 사랑하는 Y양의 미소를 볼수있는데.^^ 하지만 Y양의 친구는 그날 이후로 소식이 뚝 끊겼다. J군은 10만원이 작은 돈도 아니고 왠지 속상하기도 했지만, Y양이 잘못한것도 아니고, Y양도 속상할거란 생각을 하고 그냥 넘겼단다. Y양이 대신 갚아준다고했지만 호기롭게 빌려줬던 자존심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도 Y양은 그에게 조금씩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친구가 힘들대서 얼마, 언니가 아프대서 얼마, 주로 Y양이 직접 빌린다기보단 주변 사람들의 청을 잘 거절하지 못했던 것. 게다가 Y양은 친구들에게, 혹은 가족들에게 "우리 오빠는 날 너무 좋아해서 내 부탁은 어지간해서 다 들어줘. 오빠도 이제 막 직장 생겨서 분명히 힘들텐데... 그만큼 날 사랑하나봐." ...라는 식으로 이야길 했고, 그 이야길 전해들은 J군은 "그래, Y양이 날 그렇게까지 생각하는데... 어차피 결혼까지 생각하는데 결혼하고나면 니 돈 내 돈이 어디있어."하면서 참곤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극복 가능하겠지. 천천히라도 갚아주겠지, 라고 생각하던 J군도 날이 가면 갈수록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연인 간에 돈 가지고 치사하게 그러지말자, 남자의 배포를 보여주자라고 수없이 다짐을해도, Y양에 대한 다른 불만이 생기면 속으로 뭍어뒀던 금전적 불만까지 같이 덩달아 튀어 올라와 J군을 괴롭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Y양: 오빠, 정말 미안한데. 오빠 A양 알지? 그 친구가 이번에 공무원 학원에 등록하는데 돈을 잃어버렸다나봐. 오빠가 좀 빌려주면 안될까?

J군: 글쎄... 내가 돈이 안까워서 그러는게 아니고... 지금까진 내가 별 얘기 안했지만 역시 Y양 니가 빌려줄수있는 한도 내에서만 친구에게 빌려줘야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남한테 빌려서 또 빌려주는건 좀 이상하잖아. 안그래?

Y양:어떻게 친구 사이가 그래? 혹시 오빠 돈 아까운거야?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그 말 한마디에, 지금껏 참고 있던 J군도 폭발해버렸다고한다.


J군: 그래! 아깝다! 차라리 니가 내 돈 빌려가서 옷을 산다던가, 술을 마셔서 탕진한다고해도 안아까운데... 그것도 아니고, 니 친구한테 빌려주는거잖아. 걔도 참 그렇다. 학생인 니가 돈 없는거 뻔히 알면서 빚을 내서라도 돈을 빌려달란게 말이돼?

Y양: 오빠 너무해. 내 친구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할수있어? 나 그래도 오빠 믿으니까, 오빠가 나 좋아하니까 내 부탁 당연히 들어줄꺼라고 생각했는데... 됐어. 그냥 내가 알아서 구할게. 오빠한테 괜히 말했나봐.


...하면서 Y양은 눈물을 펑펑 흘렸고. 왠지 마음이 약해진 J군은... 슬며시 다시 얘길 꺼냈다.


J군: 미안하다. 친구한테 나쁘게 말할 의도는 없었어. 내가 빌려줄께. 얼마면 되겠니?

Y양: 필요없어. 오빠한테 이제 절대로 그런 말 할일 없을꺼야.


그래서 J군은 오히려 사정사정을 하며 Y양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되고 빌려주면서도 미안해 해야하는 자신이 한심했다고한다. 그리고... 한동안의 고민 끝에 결국은 그녀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과연 뭐가 문제였을까? 계속해서 돈을 빌려달라는 J양을 욕해야할까? 하지만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단. 뭐가 '문제'였는지 생각해보자.

먼저 J군의 입장에서부터 보자.

첫째, 무리한 부탁이란 생각이 들거나 혹은 Y양 자신의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란 걸 알았으면 처음부터 J군도 태도를 분명히 했어야했다. 원래 뭐든지 처음은 어렵고, 가면 갈수록 쉬워지는게 세상일이다. 물론 참다참다 마지막 순간에 어느정도 어필을 하긴했지만. 여자든 남자든, 사람이란 원래 처음부터 잘해주고, 처음부터 잘 들어주던 부탁이라면 당연히 이후에도 쉽게 들어줄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상대를 대해줄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순간적인 호의를 위해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라면, 특히 추후 문제가 될수있는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히 하는게 좋다.

둘째, 상대도 빌린 돈이 늘어나면서 죄책감을 느낄수도 있다. 그리고 그 죄책감이 결국 둘 사이를 멀어지게 할수도 있을 것이다. 돈이란건 자기를 위해서든 상대를 위해서든, 원래 상대방이 나한테 꼭 갚지않아도 나에게 크게 무리가 없을 경우에만 빌려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가 20만원을 빌려달라고했을때, 5만원을 빌려주는게 고작일수도 있겠지만 그정도가 상대방의 요구를 100% 들어주지는 않지만 상대의 마음도 안 상하게하는 정도고, 추후 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경우 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했을때도 현명한 방법일것이다.

또한 Y양의 입장에서도 J군이 돈을 빌려준다고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첫째, 자기는 돈을 빌려주는 남자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금전적인 문제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다른 일로 서로 간에 안좋은 일이 생길때에도 남자는 그 불만까지 같이 떠올리게 되기 마련이다.

둘째, Y양 입장에서는 자기가 빌리는게 아닌 친구에게 빌려주는 것이지만 정말 자기를 생각해서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기꺼이 빌려주는 남자친구를 생각해봐야한다. 만약 친구가 돈을 갚지못한다면 그건 고스란히 남자친구의 부담이 될수밖에 없다. Y양은 친구가 돈을 갚지못할 경우 여차하면 자기가 J군에게 대신 갚아줄수있을 정도의 선을 그어서 빌려줬어야했다.

셋째, 우리는 결혼할 사이니까, 그정도로 사랑하는 사이니까... 니 돈 내 돈이 어딨어, 하는 생각에 상대에게 금전적인 문제를 쉽게 꺼낼수도 있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본다면, 니 돈 내 돈이 따로 없으니 그의 돈 마저도 마치 내 돈인것처럼 아껴줘야 한단 말이 될수도있는거다. 상대의 재정 상태를 걱정해주는 여자에게 남자는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건 남자가 쪼잔해서, 돈에 인색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만큼 상대가 나를 배려하고, 나와의 미래까지 생각하고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잠깐 만나고 그만둘 상대라면 상대방의 돈따위 무슨 상관이겠는가? ^^;

돈이란게 뭔지... 금전문제. 참 어렵다. 친구관계에서도, 형제관계에서도, 심지어는 부모자식 관계에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피로 맺어진 사이에도 그럴진데 사랑한다고하지만 피 한방울 안섞인 연인 사이에서도 그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잡았다고 해서 모든걸 다 이해해주고 베풀어주기만 바라면 안된다.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섭섭하다, 야속하다 생각하지말고, 서로 조금씩 노력하고, 배려해보자.  그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쌓이면 당신들의 사랑은 한층 더 돈독해질 것이다.^^

공감가신다면 추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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